24억 한유섬 vs 10억 양의지… KBO ‘계약 설계’에 특색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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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BO는 2022년도 선수들의 연봉 평균이 1억5259만 원으로 종전 최고였던 2019년(1억5065만 원)을 넘어선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지난 2년간 정체 현상을 겪었던 KBO리그의 평균 연봉이 다시 한 꼭지를 넘어선 것이다.
평균 연봉의 상승은 지난겨울 오프시즌 행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광풍이 불었고, 여기에 비FA 다년 계약이 4건(구자욱·박종훈·문승원한유섬)이 쏟아졌다. 비FA 다년 계약 선수의 경우 계약금이 없어 연봉이 더 부풀어지는 효과가 있다. 전체적인 선수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진 것보다는, FA 선수들의 연봉 상승이 올해 결과를 만들어낸 것으로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연봉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신수(SSG)다. 지난해 KBO리그에 오며 연봉 27억 원을 받았던 추신수는 올해도 같은 금액을 받는다. 연봉 순위에서는 비FA 다년 계약을 맺은 선수들의 약진이 도드라진다. 구자욱이 25억 원으로 2위, 한유섬이 24억 원으로 3위를 기록했고, 박종훈(18억 원·6위), 문승원(16억 원·공동 7위) 또한 순위표에서 약진했다.
샐러리캡과 연관이 있다. KBO리그는 2023년부터 샐러리캡을 도입한다. 특히 이미 샐러리캡에 여유가 없었던 SSG는 세 선수와 조기에 5년 계약을 맺으면서 연봉의 상당 부분을 2022년에 몰아줬다. 2022년 연봉은 샐러리캡 제한과는 무관하다.
FA 선수들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비슷한 흐름이었지만, 어차피 샐러리캡은 계약금이 포함되기에 큰 전략을 짤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다만 박건우(NC)가 19억 원, 손아섭(NC)이 15억 원을 올해 수령한다. 역시 NC 또한 장기적인 흐름을 고려했을 때 샐러리캡 여유가 크지 않은 팀들이다.
반대로 샐러리캡에 크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팀들은 예년 수준에서 연봉을 배분했다. 구자욱의 경우도 120억 원의 계약 총액을 생각하면 거의 균등 배분에 가깝다. 나성범(KIA)은 첫해 연봉(20억 원) 비중은 다소 높지만, 역시 파격적인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팀별로 사정이 다르기에, 각자 다른 색깔로 계약을 설계했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리그 최고 포수인 양의지(NC)의 경우 올해 연봉이 10억 원이다. 양의지는 2019년 시즌을 앞두고 NC와 계약하면서 계약금 60억 원, 연봉 총액 65억 원, 총액 125억 원을 그대로 보장받았다. 이중 첫 3년에 연봉 55억 원을 몰아 받았고, 올해 연봉은 10억 원으로 떨어졌다.
이는 FA 전략과 연관이 있다. 2차 FA를 생각해야 했던 양의지는 보상 규정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마지막 해 연봉을 낮추는 쪽을 선택했다. 이미 지난해에도 손아섭이 이 방법을 쓴 적이 있다.
각자 유리한 쪽으로 계약을 설계하면서 지금까지 천편일률적이었던 KBO리그의 계약 방식에 조금씩 특색이 생기는 추세임은 분명하다. 안치홍은 롯데와 2+2년이라는 독특한 계약으로 결국은 비FA 다년 계약 허용이라는 중요한 발판을 놨다. 앞으로도 규정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구단과 선수 모두 이득을 취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이 고려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저리그(MLB)에서는 이미 흔한 일이다. 팀 사정에 따라 연봉을 앞에 몰아주기도, 뒤에 몰아주기도 한다. 심지어 계약기간 종료 후 일정 금액을 수령하는 지불유예 방식의 계약을 맺는 경우도 적지 않다. KBO리그에 샐러리캡이 도입되듯이, MLB에서도 사치세를 피하는 게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향후 FA 시장을 읽는 구단의 감각과 에이전시의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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