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마음과 의욕으로 캠프에 임하고 있는 SSG 김정빈 ⓒSSG랜더스
▲ 새로운 마음과 의욕으로 캠프에 임하고 있는 SSG 김정빈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제주, 김태우 기자] 지난해 이맘때, SSG 캠프의 최고 기대주 중 하나는 좌완 김정빈(28)이었다. 2020년 초반 중간에서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주며 알을 한 껍질 벗겨낸 김정빈은 선발 후보로 분류됐다. 프런트는 김정빈이 선발로 성공할 수 있는 자질을 가졌다고 믿었고, 김원형 SSG 감독 또한 기꺼이 실험에 나서기로 했다.

김정빈도 의욕이 넘쳤다. 선발투수로 성공하고 싶다는 의욕이 강했다. 그러나 결과는 모든 이들의 기대에 어긋났다. 타자 무릎 쪽에 박히는 기가 막힌 공을 던지며 이닝보다 더 많은 삼진을 잡아냈다. 반대로 어이없는 공을 던지며 볼넷을 남발하고 무너진 적도 많았다. 냉탕과 온탕을 너무 쉽게 옮겨갔다. 결국 1군에서 6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볼넷과 함께 일그러지는 얼굴을 보는 날이 잦았다.

김정빈은 2021년을 돌아보며 최악이었다고 자책한다. 무엇보다 마운드에서 너무 자신감이 없었다고 했다. 우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게 뭔지를 몰랐다. 어느 정도 잡혔다고 생각했는데 틀린 생각이었다. 김정빈은 “내 밸런스나 투구폼을 아예 모르겠더라”라는 말로 답답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김정빈은 “준비가 부족했던 것 아니었다”고 입을 열면서 “평가는 남들이 하는 것이지만, 나도 마운드 위에서의 작년 영상들을 보고 느낀 게 많았다. 작년에 느꼈던 감정들은 한 마디로 자신이 없었다. 표정에서 딱 드러나더라. 제구는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스트라이크가 안 들어가고 있었다. 자신이 답답하고 그랬다”고 고개를 숙였다. 심지어 2군에 있을 때도 그런 경험이 별로 없었다.

1회를 잘 던지면, 2회가 문제였고, 1~2회를 잘 던지면 3회가 문제였다.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잘 잡고도 그 다음 와르륵 무너졌다. 영상을 다시 돌려보는 것도 괴로운 나날이었다.

그런 김정빈은 새로운 마음을 품었다고 했다. 이미 밑바닥까지 내려왔다고 했다. 그는 “캠프를 새로운 마음으로 임하는 것 같다. 사실 난 작년에 모든 치부를 다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더 밑바닥으로 떨어질 곳도 없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생각도 단순하게 정리해서 왔다. 김정빈은 “캠프 올 때부터 엄청 생각이 많았는데, 2~3가지로 좁혔다. 작년에는 부상도 있었는데 우선 부상 없이 오는 게 우선이었다. 그리고 욕심 부리지 않고 할 것만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가장 중요한 건 뭐가 안 되더라도 표정에서 드러나지 않게 하자, 안 되더라도 자신감 있는 표정과 말투를 보여주자고 생각했다. 그것은 꼭 지키자고 다짐했다. 힘드니까 소극적이고 작아지더라”고 입술을 깨물었다.

비시즌 기간 중에는 팀 선배인 엄정욱 윤희상이 운영하는 연습장을 찾아 조언도 받았다. 그리고 2020년 가장 좋았을 때의 영상을 보며 실마리를 찾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김정빈은 “2020년도에 내가 좋았던 영상들을 보고 있다. 그때 느낌과 밸런스가 무엇이었는지 떠올리려 한다”면서 “2020년도에는 다리를 들고 나가면서 글러브를 치더라.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좋을 때 그런 모습이 있었다. 그걸 계속 하려고 한다. 찾아가는 단계다”고 현재 상태를 설명했다.

지금 구위는 스스로가 생각할 때 나쁘지 않다. 최고 구속은 144㎞ 정도지만, 김정빈은 “구위나 힘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어떤 보직이 찾아올지 모르지만 중간으로 나가면 20홀드는 하겠다는 높은 목표치도 세웠다. 김정빈은 “부상 없이 내 투구폼에 변화를 주지 않고 마운드 위에서 자신 있게 부담 없이, 그리고 후회 없이 하는 게 올해 목표”라고 강조했다.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은 2022년을 김정빈은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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