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칭스태프의 여전한 큰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SSG 조성훈 ⓒSSG랜더스
▲ 코칭스태프의 여전한 큰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SSG 조성훈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제주, 김태우 기자] “작년 이맘때는 여기 없었죠”

김원형 SSG 감독은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몸을 풀고 있는 조성훈(23·SSG)의 모습을 보면서 물끄러미 작년을 회상하기 시작했다. 2018년 SSG의 2차 1라운드(전체 5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조성훈은 일찌감치 군 문제를 해결한 팀의 기대주였다. 게다가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제대했고,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는 기대치가 하늘을 찔렀다.

군에 가기 전에도 최고 150㎞를 넘나드는 공을 던졌을 정도로 구속 하나는 타고 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무에서 많은 경기에 나가며 경험까지 쌓였으니 이 선수를 마운드 세대교체의 주역 중 하나로 기대하는 건 무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가장 첫 시험대였던 2월 제주 전지훈련에서부터 모든 게 꼬였다. 컨디션과 구위 모두가 아니었다.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쓸쓸히 제주를 떠났다.

조성훈은 작년 캠프 당시 몸이 좋지 않았다고 떠올린다. 제대로 준비가 안 된 상황이었고, 그러다보니 마음만 조급해져 체계적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이는 1년 전체를 망가뜨리는 원인이 된다. 조성훈은 이후 어깨가 좋지 않아 출전과 재활을 반복했고, 결국 9월부터는 완전히 재활군 신세가 됐다.

스스로에게도 기대가 컸던 만큼 스스로도 힘들었다. 조성훈은 “많이 힘들었다”고 입을 열더니 “하지만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했던 것도 있었던 것 같고, 캠프 때 뭔가 보여주고 싶었던 욕심이 너무 컸다. ‘준비를 더 철저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재활도 의욕적으로 임했다. 당시에는 던질 때마다 통증이 있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상태가 말끔하다. 공에 조금씩 더 힘을 주는 이유다.

“캠프 막바지라 조금 피곤하기는 한데, 몸 상태는 굉장히 좋다”고 생긋 웃는 조성훈은 차분하게 기초부터 다져나가고 있다. 현재 50개 정도의 불펜투구를 소화했고, 최고 구속은 146㎞ 정도다. 다만 구속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밸런스부터 완벽하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조성훈은 “일정한 밸런스와 내 폼을 찾고 싶었다. 작년에는 아파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밸런스가 많이 무너지더라. 여기서 밸런스를 찾고 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서 “구속보다는 일정하게 힘 있는 볼을 던지고 싶다”고 주안점을 찾았다. 

작년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오버페이스는 생각하지 않는다. 조성훈은 개막 엔트리에 대해 “운이 좋아야 한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나 올해는 1군에서 제대로 활약하겠다는 의지까지 숨긴 건 아니었다. 그는 “개막 엔트리에 못 들어도 4월 말에서 5월쯤에는 페이스를 올려 1군에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공이 빠른 선수다. 여기에 슬라이더성 커터를 계속 연습하고 있다. 커브 또한 새로운 구종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낙폭은 정통 커브보다 조금 줄더라도, 더 빠른 커브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게끔 준비 중이다. 많이 던져보고, 많이 느끼고 많이 연구하고 있다. 여기에 체인지업도 섞을 예정이다. 일단 몸이 아프지 않으니 여러 가지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조성훈은 올해 목표에 대해 “야구를 잘한다기보다는…”이라고 잠시 흐름을 끊더니, “야구를 할 수 있는 게 먼저”라고 했다. 조성훈은 “1년을 완주해보고 싶다. 제대로 해본 게 작년이었는데 아파서 힘들었다”면서 “글러브 낀 손의 높낮이와 모양에도 변화를 줬다. 오른팔의 부담도 적어지면서 릴리스포인트가 앞으로 나오게 되더라”며 미세한 변신까지 예고했다. 그런 조성훈의 모습을 보는 김 감독은 “조성훈 같은 선수들이 이제는 잘해줘야 한다”고 여전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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