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 제공| 빅히트 뮤직
▲ 방탄소년단. 제공| 빅히트 뮤직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그래미 어워드'는 음악 시장의 중심이라 불리는 미국에서도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이라 불린다. 1959년 시작된 '그래미 어워드'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와 함께 미국 3대 시상식으로 불린다. 

특히 '그래미 어워드'는 차트 성적, 대중적 인기 등 상업적 결과보다는 음악적 성취에 더욱 집중하는 시상식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후보, 수상자는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의 후보 선정위원회의 결정으로 선정돼 왔으나, 올해부터는 레코딩 아카데미 전체 회원의 투표에 더 큰 비중을 두기로 했다. 

폐쇄적인 '그래미 프로세스'를 바꾸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래미 어워드'는 보수적이다. 이런 '그들만의 리그'에 방탄소년단은 조금씩 균열을 내면서 '그래미 어워드'의 역사를 바꿔가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제64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퍼포머로 무대에 오른다. 2020년, 2021년에 이어 3년 연속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심각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서울 여의도에서 촬영한 영상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그래미 어워드' 현장을 찾는 것은 2년 만의 일이다. 

방탄소년단은 올해 '그래미'에서 브러더스 오스본, 브랜디 칼라일, 빌리 아일리시, 올리비아 로드리고, 릴 나스 엑스X잭 할로우 등 현재 주류 음악 시장이 주목하는 최고의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특히 릴 나스 엑스와 함께했던 합동 무대 이후 2년 연속 단독 퍼포머로 '그래미'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지난해의 경우 '그래미 어워드'는 '올해의 앨범' 등 주요 부문을 시상한 후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 공연을 편성했다. 시상식의 최고 하이라이트 시간에 방탄소년단을 '모시면서' 그들이 가진 가치를 '그래미 어워드'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 셈이다. 

반면 정작 '그래미 어워드'는 수상 유력 후보였던 방탄소년단에게 트로피를 허락하지 않으면서, "방탄소년단을 뻔뻔하게 시청률 인질로 삼았다"는 미국 포브스 등 외신의 질타를 받아야만 했다. 

'그래미 어워드' 속 방탄소년단의 발자취는 곧 최초의 역사이자, 한국 대중음악사에 길이 남을 기적이다. 2019년 한국 가수 최초로 시상자로 무대에 올라 '베스트 알앤비 앨범'을 시상한 방탄소년단은 "한국에서 자라오면서 '그래미 어워드' 무대에 서는 것을 꿈꿔 왔었다"며 "다시 돌아오겠다"라고 했다.

이 말처럼 이들은 2020년 릴 나스 엑스, 빌리 레이 사이러스, 디플로, 메이슨 램지 등과 함께 '올드 타운 로드 올-스타즈'로 합동 무대를 꾸미며 한국 가수 최초로 '그래미 어워드' 퍼포머가 됐다. 

2021년에는 한국 대중가수 최초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고, 이와 동시에 '다이너마이트'로 단독 공연을 펼쳤다. 비록 수상은 불발됐지만, 방탄소년단은 "여러분과 우리가 지금 걷고 있는 길이 세계에서 제일 권위 있는 시상식 '그래미'에 닿는다는 건 엄청나게 기쁜 일"이라며 "내년에도 '그래미'에 올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라고 했다. 

2021년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차트에서 각종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글로벌 메가히트송이 된 '버터'를 비롯해 전 세계를 치유한 '퍼미션 투 댄스', 콜드플레이와 함께한 특급 컬래버레이션곡 '마이 유니버스'로 전 세계를 또 한 번 뒤흔들었다. '글로벌 톱 보이그룹'으로 매해 위상이 달라지는 방탄소년단을 올해 '그래미 어워드'가 얼마나 융숭하게 대접할지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올해도 '그래미 어워드'를 위해 최고의 무대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상에 대한 기대도 어느 때보다 높다. 물론, 수상만이 긍정적인 의미, 혹은 성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방탄소년단을 둘러싼 분위기가 여느 시기보다 뜨거운 것은 사실이다. 

▲ 방탄소년단. 제공| 빅히트 뮤직
▲ 방탄소년단. 제공| 빅히트 뮤직

콜드플레이 역시 방탄소년단의 수상을 낙관적으로 봤다. 심지어 콜드플레이는 방탄소년단과 함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함께 올라 있다. 어떻게 보면 경쟁자일 수도 있지만, 콜드플레이의 프론트맨 크리스 마틴은 "방탄소년단의 첫 그래미 수상을 응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빌보드에 따르면 크리스 마틴은 도미니카 공화국 라디오 'Exa 96.9'에 출연해 "전 방탄소년단이 너무 좋다. 멤버들 모두를 너무 사랑하고, 그들에게 항상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방탄소년단과 콜드플레이는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에서 각각 '버터'와 '하이어 파워'로 수상을 두고 경쟁한다. 같은 부문 후보로 맞붙었음에도 크리스 마틴은 방탄소년단의 첫 그래미 수상 가능성에 대해 "전 방탄소년단을 응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미 어워드'는 지금껏 비영어권 가수들에게는 결코 들여다 볼 수조차 없을 철옹성 같은 벽을 세워왔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은 이런 철옹성에 조금씩 균열을 내고 진격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을 향한 편견과 선입견을 넘고, 물은 건너고, 벽을 부수고 넘어, 마침내 위기에서 늘 기회를 찾았다. 세상이 정해둔 룰을 따르는 대신, '룰 브레이커'로 늘 누구도 생각지 못한 새로운 길로 역사를 창조해냈다. 이번에는 '그래미 어워드'다. 방탄소년단은 '끝판왕'과 비슷한 '그래미 어워드' 정복을 새로운 동력으로 삼아 힘차게 돌진하는 중이다. 

방탄소년단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약 2년 만에 팬들을 직접 만나는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LA' 공연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2년 연속으로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지명이 돼서 한편으로 설레기도 하고 한편으로 기대도 된다. 당연히 쉽지 않은 일이고, 수상 여부도 쉽지 않다. 아직 뭔가 뛰어넘을 장벽이 있다는 것, 도전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뛰어넘을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방탄소년단은 지치지 않았고, 이들을 굳건히 지키는 '아미(공식 팬클럽)'의 사랑 역시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과연 올해 '그래미 어워드'가 방탄소년단에게 '뛰어넘을 장벽'에서 '뛰어넘은 장벽'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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