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유나이티드의 주민규와 남기일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 제주유나이티드의 주민규와 남기일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 김천상무의 조규성 ⓒ한국프로축구연맹
▲ 김천상무의 조규성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제주, 허윤수 기자] 현재 국내 축구를 대표하는 골잡이가 한판 승부를 벌였다. 이번 대결의 승자는 노련미를 갖춘 주민규(32, 제주 유나이티드)였다.

제주는 지난 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11라운드 김천상무와의 안방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주민규를 앞세워 3-1로 이겼다. 

2연승을 달린 제주(승점 19점)는 3경기 무패 행진(2승 1무)과 함께 3위로 올라섰다. 반면 연승에 실패한 김천(15점)은 6위로 밀려났다.

경기 전 최대 관전 포인트는 단연 양 팀 킬러의 충돌이었다. 제주에는 지난 시즌 22골로 득점왕에 오른 주민규가 버텼다. 김천은 올 시즌 리그 득점 1위이자 5경기 연속 골을 기록 중인 조규성(24)이 최전방을 지켰다.

맞대결을 더 흥미롭게 만든 건 태극 마크의 유무였다. 주민규는 지난 시즌 펄펄 날았지만, 대표팀에 입성하지 못했다. "벤투 감독님. 저 밉죠?"라며 하소연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반면 조규성은 가능성을 본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의 선택 속에 크게 성장했다.

두 선수의 스타일은 상반됐다. 주민규가 동료와의 연계를 통해 확실한 때를 기다렸다면, 조규성은 홀로 거침없는 돌파를 선보이며 빈틈이 포착될 때마다 골문을 겨냥했다.

이날 결정력은 주민규가 한 수 위였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비프로 일레븐’에 따르면 3번의 슈팅이 모두 골문 안으로 향했고 득점으로 이어졌다. 머리, 왼발, 오른발을 골고루 사용했다.

조규성은 5차례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로 연결되진 않았다. 유효 슈팅은 한 차례에 불과했다. 페널티지역 안에서만 슈팅을 가져간 주민규와 달리 밖에서만 4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평소 위아래로 움직였던 주민규는 좌우로도 움직이며 86.7%의 패스 성공률과 키패스 1회를 기록했다. 미드필더 출신답게 공격 지역 패스(8회 성공/8회 시도)에 모두 성공했고 중거리(4/5), 단거리(9/10) 패스도 좋았다. 탈압박도 2회 해냈다.

조규성도 활발한 2선 미드필더들과 연계하며 73.1%의 패스 성공률과 키패스 1회를 기록했고 공격 지역 패스(8/13), 단거리(15/20) 패스 등은 다소 떨어졌다.

최전방 공격수답게 경합에도 몸을 아끼지 않았다. 주민규는 공중볼 경합 6차례 중 2차례 이겼고 지상 경합에선 5회 중 3회를 따냈다. 조규성은 5차례의 공중볼 경합 중 2회를 선점했고 한 차례 지상 경합을 가져갔다.

주민규와 조규성을 모두 지도해봤던 김태완 김천 감독은 “(주)민규는 볼 컨트롤과 위치 선정, 슈팅이 좋다. 최근엔 도움까지 하며 축구에 눈을 뜬 모습이다. (조)규성이는 A대표팀에 다녀오고 활동량과 경기 운영이 늘었다”라고 비교했다.

그러면서 “규성이는 뜨고 있는 선수고 민규는 이미 완성된 선수다. 민규는 득점과 도움 모두 할 수 있는 위협적인 선수다”라며 제자들의 성장을 바라봤다.

남기일 제주 감독은 두 선수의 차이점에 대해 “민규는 대표팀에 못 갔고 조규성은 갔다. 그게 차이다”라며 벤투 감독을 향한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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