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투수 FA 시장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SSG 이태양 ⓒSSG랜더스
▲ 올 시즌 투수 FA 시장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SSG 이태양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태양(32‧SSG)는 경력에서 선발투수와 불펜투수를 두루 경험했다. 그래서 양쪽의 고충을 다 안다. 선발로 나섰을 때 불펜 난조로 승리가 날아가도 “나도 그래본 적이 있다.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오히려 동료들을 감쌀 정도다.

그래도 너무 불운하다. 이태양은 올해 17경기(선발 11경기)에 나가 77이닝을 던지며 5승2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 중이다. 선발로 나간 11경기 기록을 따로 보면 66⅓이닝을 소화하며 4승2패 평균자책점 2.85다. 더 많은 승수를 기록할 수 있는 성적이고, 실제 그랬다. 그러나 불펜이 5번이나 승리를 날렸다. 

28일 현재 리그에서 불펜투수가 승리 요건을 4번 이상 날린 선수는 총 4명(이태양, 수아레즈, 오원석, 이의리)인데 5번을 날린 선수는 이태양이 유일하다. 그래도 이태양은 웃는다. 팀에 공헌을 하고 있다는 기분이 좋고, 개인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앞두고 시장에서의 가치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

올해 FA 시장에는 선발을 할 수 있는 몇몇 선수가 풀린다. 선발투수 시장이 굉장히 얇았던 지난해와는 조금 다르다. 이태양은 그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해 FA 자격을 얻는 선발투수 중 가장 뛰어난 성적으로 질주 중이다. 

성적은 갈수록 더 좋아지고, 안정감은 갈수록 더 생긴다. 최근 6경기 중 딱 한 번을 빼놓고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고, 5경기 중 2번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였다.

구속이 특별히 빨라진 건 아니다. 투구 패턴이 크게 달라진 것도 아니다. 그러나 안정된 커맨드를 보여주고 있고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며 실점을 최소화하고 있다. 길게 끄는 투구가 아닌, 잡을 것은 잡고 줄 것을 주는 투구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 또한 눈에 들어온다. 삼진을 잡을 수 있는 확실한 결정구인 스플리터의 커맨드는 절정이다.

나이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닌데다 갈수록 원숙미를 더해가고 있다는 점, 그리고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데뷔 이후부터 지금까지 워크에식에서 한 번도 문제점을 드러낸 점이 없었고, 동료들과 융화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는다. 

이태양의 향후 보직은 아직 알 수 없다. 노경은이 돌아온 것에 이어 새 외국인 투수가 영입될 가능성이 크고, 여기에 박종훈까지 돌아온다. 후반기에는 선발 로테이션이 꽉 찰 SSG다. 그러나 이태양은 스스로 자신이 선발로 뛸 자격이 있음을 완벽하게 증명해냈다. 인천의 하늘에 뜬 태양이 오프시즌이 올 때까지 계속 강렬함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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