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새로운 경쟁 구도다. 같은 자리를 놓고 이번에는 전혀 다른 색깔의 선수들이 맞붙는다. 2022년판 ‘新 후호대전’ 서막이 올랐다.
지난해 KBO리그에선 뜨거운 타격왕 싸움이 펼쳐졌다. 주인공은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24)와 kt 위즈 내야수 강백호(23). 1년 터울로 고등학교 때부터 뛰어난 잠재력을 인정받았던 두 좌타자는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후반기 내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먼저 앞서나간 이는 강백호였다. 전반기부터 타율 단독선두를 유지하면서 생애 첫 타격왕과 가까워졌다.
그러나 강백호의 독주는 9월 21일을 기점으로 멈춰 섰다. 이정후가 무서운 상승세를 앞세워 1위를 빼앗았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으로 이정후와 강백호의 타율은 각각 0.365(351타수 128안타)와 0.364(398타수 145안타). 서로의 이름 끝 글자를 따서 붙여진, 이른바 후호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둘은 타격왕을 놓고 엎치락뒤치락 자존심 싸움을 벌였다. 한 명이 안타를 몰아치면, 다른 한 명이 다음날 맹타를 휘두르며 상대를 위협했다.
한 달 가까이 계속된 타격왕 경쟁은 페넌트레이스 폐막을 눈앞으로 두고서야 우열이 가려졌다. 10월 12일 이정후가 부문 1위로 치고 나선 뒤 끝까지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으면서 생애 첫 타격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반면 강백호는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36)에게도 밀려 타율 3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쳤다.
그런데 해가 바뀐 올 시즌에도 후호대전은 계속되고 있다. 얼굴 한 명만 바뀌었을 뿐이다. 강백호가 발가락 부상으로 오랜 기간 결장한 틈을 타 이번에는 베테랑 타자인 롯데 이대호(40)가 까마득한 후배 이정후와 함께 새로운 후호대전을 열어가고 있다.
올 시즌 KBO리그 부동의 타격 1위는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타자 호세 피렐라(33)였다. 지난해 적응을 마친 피렐라는 5월까지 정확히 타율 0.400을 마크하면서 경쟁자들을 크게 따돌렸다. 그러나 이달 들어 페이스가 떨어지더니 결국 21일 이대호에게 1위를 넘겨줬다.
이 사이 이정후 역시 무섭게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개막 초반만 하더라도 3할 타율 언저리에서 머물렀지만, 6월 맹타를 앞세워 마침내 23일 타율 0.347로 선두를 차지했다.
이렇게 피렐라를 가운데 놓고 타격왕 싸움을 시작한 이정후와 이대호는 24~26일 사직 맞대결에서 만만치 않은 자존심 싸움을 벌였다. 먼저 이정후가 1차전 이대호의 휴식을 틈타 2안타를 때려냈고, 다음날에는 둘이 각각 3안타와 2안타를 기록하면서 경쟁 수위를 높였다.
또, 마지막 3차전에선 이정후가 1안타로 주춤한 사이 이대호가 3안타를 몰아치면서 이정후를 압박했다. 그러면서 둘의 타율은 나란히 0.351가 됐다(이정후는 276타수 97안타로 0.3514, 이대호는 265타수 93안타로 0.3509).
이정후와 이대호의 경쟁은 전혀 다른 스타일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를 끈다. 좌타 외야수인 이정후는 장거리포를 지닌 교타자인 반면, 우타 내야수인 이대호는 날카로움을 겸비한 전형적인 홈런타자다.
커리어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2017년 데뷔한 이정후는 이제 막 KBO리그 최고의 스타 반열로 오르고 있지만, 2001년 입단한 이대호는 그라운드에서 정상의 위치만을 지키다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이정후와는 다른 세대의 선수다.
그러나 승부에는 선후배가 없는 법. 1998년생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단 3명만이 달성했던 2년 연속 타격왕을 꿈꾸고 있다. 1985~1987년 타격왕 3연패를 차지했던 고(故) 장효조와 1991~1992년 타격왕 이정훈, 2010~2011년 타격 1위 이대호의 뒤를 잇겠다는 각오다.
1982년생 이대호 역시 물러설 수 없다. KBO리그 역사에서 마지막 타격왕 2연패의 주인공으로 남아있는 이대호는 현재 감각만 유지한다면 은퇴 시즌 타격왕 등극이라는 전무후무한 업적을 남길 수 있다. 아직 페넌트레이스는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둘의 경쟁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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