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선수 세 명이 모두 이탈한 KIA는 선수층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곽혜미 기자
▲ 외국인 선수 세 명이 모두 이탈한 KIA는 선수층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종국 KIA 감독은 취임식 당시 선수단의 ‘경쟁’을 강조했다. 현실적으로 자리가 정해져 있는 몇몇 포지션을 빼고는 무한 경쟁을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신임 감독이 부임할 때 기대할 수 있는 효과 중 하나가 선수단 내 경쟁 촉진이다. 어떤 체제든 시간이 갈수록 관성이 세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모든 것을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분위기를 바꿔놓을 수 있는 기대효과는 분명하다. KIA가 맷 윌리엄스라는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 것, 그리고 2년 만에 새 감독을 앉힌 것 모두 그런 기대감의 측면을 엿볼 수 있다.

경쟁은 팀 선수층을 강하게 한다. 경기에 주전으로 나갈 수 있는 선수의 수는 한정되어 있지만, 144경기를 모두 같은 선수로 치를 수는 없다. 위기 상황에 잘 대처하는 팀이 강팀이고, 그 힘은 선수층에서 나온다.

이제 KIA는 그 선수층의 힘이 절실하다. 어쩌다보니 팀 전력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가 다 사라진 까닭이다. 션 놀린은 종아리 부상으로 한 달 이상 개점휴업이다. 부진했던 로니 윌리엄스는 퇴출됐다. 새 외국인 선수 토마스 파노니의 합류가 예정되어 있으나 정상적으로 가세하는 시점은 후반기로 봐야 한다. 여기에 리그 최고의 타자였던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불의의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졌다.

5월 리그 MVP를 차지하는 등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하나로 활약했던 소크라테스는 2일 인천 SSG전에서 얼굴에 공을 맞아 이탈했다. 코뼈가 골절됐고, 부기가 빠지는대로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아무리 못해도 최소 3주는 결장이 불가피해 전반기는 아웃됐다. 8월 복귀를 바라보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올스타 브레이크가 있기는 하지만, 한 달 정도는 외국인 타자 없이 일정을 치러야 한다.

소크라테스의 공백은 어떤 선수 하나가 오롯이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선발 선수층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KIA지만, 놀린과 로니의 동반 이탈 및 부진 속에 선발 평균자책점은 6월 이후 최하위권으로 추락했던 경험이 있다. 이처럼 외국인 선수 이탈은 웬만한 선수층으로는 메우기 어렵다. 어쩌면 KIA의 기초 체력을 제대로 실험할 수 있는 시기다.

KIA의 전반기 운영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었다. 새 얼굴보다는 일단 기존 선수들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방향에 가까웠다. 4월 다소 불운했던 시작을 만회하려다보니 여유가 없었던 부분도 있었고, 특히 타선의 경우는 특별한 장기 결장자가 없었던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됐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뭔가 과감한 실험이 필요한 시점이 됐고, 그 성과는 지금까지 진행됐던 무한경쟁의 효과에서 비롯될 것이다. 성과가 없다면 그간의 구호는 의미가 크지 않았던 것이 되고, 반대로 새로운 선수들이 가능성을 선보인다면 수면 아래서 뭔가가 꿈틀거렸다는 의미가 된다. 앞으로의 한 달은 KIA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시기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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