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는 올해 홈에서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SSG랜더스
▲ SSG는 올해 홈에서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어느 프로스포츠에나 ‘홈 어드밴티지’는 기록적으로 존재한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절대적인 차이가 나는 건 아니지만, 그간 메이저리그나 KBO리그나 홈 승률이 조금은 더 나은 경향들이 발견되곤 했다.

그런 측면에서 2022년 KBO리그는 뭔가 이상하다.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홈 승률이 낮기 때문이다. 올해 5할 이상의 홈 승률을 기록 중인 팀은 SSG‧키움‧LG까지 세 팀뿐이다. 그런데 키움(.550)과 LG(.524)조차 자신들의 시즌 승률보다 훨씬 더 낮은 홈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반대로 SSG는 홈 승률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미스터리다.

SSG는 4일 현재 홈에서 29승9패(.763)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물론 리그 전체 1위 팀이라는 점에서 높은 홈 승률은 당연하지만, 그래도 시즌 승률(.667)보다 한참 높다는 건 주목할 만하다. 나머지 9개 구단이 홈에서 크게 고전하고 있다는 점을 더 그렇다.

홈 승률이 높은 것을 하나의 요인으로 재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선수단과 관계자들은 “투자의 효과가 분명 빛을 발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올 시즌을 앞두고 클럽하우스 시설을 대대적으로 뜯어 고친 SSG의 한 수가 빛을 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SSG는 지난겨울 인천SSG랜더스필드의 홈팀 클럽하우스를 메이저리그식으로 뜯어 고쳤다. 단순히 라커룸만 근사하게 바꾼 게 아니라 부대시설 또한 싹 바꿨다. 말 그대로 벽을 다 뚫고 제로베이스에서 클럽하우스를 재설계 및 재시공했다. 그간 상상도 못했던 시설들이 1루측 클럽하우스 곳곳에 생겨났다. 선수들이 클럽하우스에 발을 내딛으면 그 안에서 모든 것들이 해결할 수 있을 정도다.

당초 이렇게까지 대대적으로 공사할 생각은 없었다. 애초 예정된 공사비는 10억 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경기장을 직접 시찰한 정용진 구단주는 “이왕 하는 것, 최고로 하고 원정팀까지 배려하라”고 구단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그 과정에서 홈 클럽하우스와 전체적인 시설 개선에만 약 40억 원이 들어갔다. 정 구단주의 결단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투자였다.

선수들은 대만족이다. 출근 시간만 봐도 알 수 있다. 한참 빨라졌다. 클럽하우스가 불편하다면 집에 있는 시간을 최대한 늘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집보다 클럽하우스가 더 편하니 선수들이 출근을 빨리해 경기를 대비한다. 한 베테랑 선수는 “혼자 사는 미혼 선수보다 결혼을 한 선수들은 더 빨리 출근하는 것 같다. 분명 선수들이 더 빨리 경기장에 도착한다”고 농담을 섞어 웃었다. 

일찍 출근해 훈련을 빨리 마침은 물론, 휴식도 편하게 한다. 리클라이너 의자가 배치된 수면실이 인기다. 부족한 수면 시간을 언제든지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빨리 출근한 선수들이 주로 이용한다. 

▲ 새롭게 생긴 사우나는 여름철 선수들에게 절대적 인기를 모으고 있다 ⓒSSG랜더스
▲ 새롭게 생긴 사우나는 여름철 선수들에게 절대적 인기를 모으고 있다 ⓒSSG랜더스

요즘 같은 여름에는 사우나가 최고 효자다. 훈련을 한 뒤 땀에 흠뻑 젖기 마련인데, 선수들은 훈련 후 언제든지 냉탕에 들어가거나 사우나를 할 수 있다. 그냥 샤워를 하는 것과는 기분부터가 다르다.

박성한은 “훈련을 한 뒤 사우나를 하는 선수들이 많다. 깔끔한 기분으로 경기를 준비할 수 있다”면서 “클럽하우스 시설 개선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이제는 원정에 가면 조금 불편할 정도다. 그렇다고 볼 때 높은 홈 승률과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팬들은 이기는 경기를 원한다. 홈 승률이 높다는 건, 팬들에게 이기는 경험을 많이 선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유쾌한 경험을 한 팬들은 다시 티켓을 산다. 선순환이다. 실제 SSG는 올해 평균관중(1만3628명)에서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관중 동원력이 떨어지는 팀은 아니었지만, 1위를 달리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FA로 산 선수들은 언젠가는 사라지고 경기력이 떨어지지만, 클럽하우스는 간단한 유지 보수만 하면 효과는 계속 이어진다. 이런 게 투자고, 이런 게 디테일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