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택은 오직 LG 한 팀을 위해 2504안타를 바쳤다 ⓒ곽혜미 기자
▲ 박용택은 오직 LG 한 팀을 위해 2504안타를 바쳤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3일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만원관중과 함께 성대한 은퇴식을 가진 LG의 레전드 박용택(43)은 KBO리그 역대 최다 안타 기록을 가지고 있다. 2002년 LG에서 1군 무대에 데뷔한 박용택은 2020년 은퇴까지 프로 19년 동안 총 2504개의 안타를 쳤다.

KBO리그 역사상 2500안타 이상을 기록한 유일한 선수다. 그가 리그 최고의 선수였던 적은 없지만, 적어도 리그에서 가장 꾸준하게 안타를 생산한 선수였음은 통산 기록이 말해주고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희소성은 여전하지만,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박용택과 같이 20년 가까운 오랜 시간을 한 팀에서 뛰는 사례는 줄어들었다. 박용택 또한 첫 FA 계약 당시 총액 20억 원을 더 부른 타 팀이 있었다고 훗날 회고했다. 다만 LG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던 박용택이었고, 결국 LG에 남아 현역 전부를 바쳤다. 

만약 당시 이적했다면 영구결번이나 성대한 은퇴식은 없었을 수도 있다. 20억 원으로 영구결번과 명예를 샀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은 아닌 셈이다. 그런데 박용택이 20억 원으로 산 건 단순히 이뿐만이 아니다. 특이한 기록도 샀다. 2504개의 안타 전부를, 오직 LG 한 팀을 위해 바친 것이다.

사실 박용택의 2504안타 기록은 언젠가는 깨질 것이다. 지금도 도전자들이 제법 있다. 아직 팔팔한 현역인 손아섭(NC)이 2168안타를 기록 중이다. 특별한 이변이 없다면 손아섭이 꼭대기에 올라가는 건 시간 문제로 보는 시각이 많다. 메이저리그 2년 진출로 기록을 까먹기는 했으나 김현수(LG) 역시 2000안타를 넘어섰다. 두 선수는 아직 뛸 날과 계약 기간이 많이 남았다는 점에서 언젠가는 박용택을 추월할 것이다.

다만 손아섭은 올해 NC로 이적해 한 팀을 위해 2500안타 이상을 바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으로 돌아올 때 친정팀 두산이 아닌 LG 유니폼을 입은 김현수도 마찬가지다. 박용택의 기록이 언젠가는 깨질지언정, 하나의 상징적인 의미로는 계속 남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최단거리 주자는 최다안타 부문 17위에 랭크되어 있는 최정(35‧SSG)이다. 최정은 2005년 SK에서 데뷔해 지금까지 인천을 홈으로 쓰며 1948안타를 쳤다. 올해 2000안타 달성은 유력하다. 4년 정도 더 뛴다면 박용택의 기록을 넘어서거나 혹은 눈앞에 둘 가능성이 있다.

그 뒤로는 후보자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최정이 박용택의 ‘원클럽 2500안타’ 계보를 이을 유일한 선수가 될지 모른다. 박용택의 은퇴식이 더 감동적이었던 건, 이런 상징적인 기록이 그 뒤에 숨어있어서일지도 모른다. 이 레전드가 생각하는 가장 빛나는 업적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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