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인범(FC서울) ⓒ대한축구협회
▲ 황인범(FC서울)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허윤수 기자] 지난 대회 최우수선수(MVP)다웠다. 황인범(FC서울)이 한 수 위의 기량으로 벤투호를 승리로 안내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20일 오후 7시 일본 나고야의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동아시아 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중국에 3-0 완승을 거뒀다.

대회 첫 승을 거둔 한국(승점 3)은 일본(승점 3)과 함께 선두권을 형성했다.

한국은 동아시안컵에서 독보적인 성적을 기록 중이다. 2003년 초대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지난 8번의 대회에서 5차례 정상에 올랐다. 2015년부터는 대회 3연패를 기록 중이다.

특히 부산에서 열렸던 2019년 대회에서는 벤투호의 출범 첫 우승을 만끽하기도 했다. 당시 대회 MVP는 황인범이었다.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꾸준한 활약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다시 동아시안컵 무대에 선 황인범. 대부분의 해외파가 빠진 상황에서 벤투호를 지휘해야 하는 특명을 맡았다.

황인범은 확실히 돋보였다. 모든 공격 전개 작업에는 그가 있었다.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공을 뿌려줬고 연계 플레이의 중심이 됐다. 전반 중반부터는 직접 슈팅까지 시도하며 답답한 흐름을 깨고자 했다.

한국의 결정적인 장면에는 항상 황인범이 있었다. 후반전에도 활약을 이어갔고 성과까지 봤다.

1-0으로 앞선 후반 10분 공을 잡은 황인범이 힐끗 문전을 살폈다. 이어 정확한 크로스를 전달했고 김진수(전북현대)의 머리를 거쳐 권창훈(김천상무)의 추가골로 이어졌다.

황인범의 진짜 진가를 알 수 있는 장면은 공격 균형에 있었다. 이날 한국은 왼쪽에 나상호(서울)-김진수, 오른쪽에는 엄원상(울산현대)-윤종규(서울)를 내세웠다. 대표팀 발탁 빈도나 출전 횟수 등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조합이었다.

한국은 전반전에 익숙한 조합인 왼쪽 공격에 무게가 쏠렸다. 오른쪽을 활용한 공격은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후반전 시작과 함께 달라졌다. 오른쪽을 활용한 공격 시도가 부쩍 늘었다. 황인범이 중원에서도 약간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물꼬를 터준 영향이 컸다.

시종일관 여유 있는 경기를 펼친 황인범은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데도 힘을 보탰다. 후반 35분 황인범부터 시작한 패스가 고영준(포항스틸러스)을 거쳐 조규성(김천)이 세 번째 골로 이어졌다.

황인범은 이 장면을 끝으로 첫 경기 임무를 마쳤다. 지난해 10월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내가 왜 중용 받는지 매 경기 증명하겠다”라는 당찬 포부가 충분히 이해되는 경기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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