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인범이 중국 수비진을 상대로 볼 경합에 집중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 황인범이 중국 수비진을 상대로 볼 경합에 집중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FC서울과 임대 연장에 성공하며 안정감을 찾았기 때문일까. 황인범(FC서울)이 '벤투호 황태자'라는 것을 실력으로 재증명했다. 

황인범은 20일 오후 일본 도요타시의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1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루빈 카잔(러시아)에서 뛰었던 황인범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한시적으로 팀을 이적하는 제도를 국제축구연맹(FIFA)이 도입해 올 초 FC서울로 왔다. '사실상의 유럽파'였다. 

그렇지만,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으면서 황인범이 카잔으로 돌아가기에는 어려움이 생겼다. 카잔이 2부리그로 강등, 이적이나 임대 무엇이든 필요했다. 

서울과 임대 연장을 한 뒤 E-1 챔피언십에 홀가분하게 나선 황인범은 백승호(전북 현대)와 권창훈(김천 상무) 사이에서 연계 역할을 했다. 동료들의 공격 창출을 도우면서 때로는 자신이 마무리도 시도했다. 

중국은 다섯 명의 수비를 두고 한국을 상대했다. 상대적으로 중앙에 밀집하면서 공간 창출이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황인범이 과감한 직선 패스로 수비를 허물기 위해 노력했다. 전반 21분 오른발 땅볼 슈팅으로 수비에 균열을 가했다. 

25분에는 오른발 발리 슈팅 기회를 얻었다. 한 명이라도 공격에 더 가담해야 밀집 수비를 푸는 것이 가능했다. 발리 슈팅 정확도가 떨어진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그대로 의도는 나쁘지 않았다. 

주천제의 자책골로 1-0으로 앞선 후반 실타래도 황인범이 풀었다. 8분 황인범이 오른발로 왼쪽 페널티지역을 향해 크로스를 시도했다. 이를 김진수(전북 현대)가 머리로 받아 떨어트렸고 권창훈이 뒤에서 뛰어와 왼발로 골망을 갈랐다. 지능적인 황인범의 선택이었다. 

교체 직전인 35분 조규성(김천 상무)의 추가골도 시발점은 황인범이었다. 전방을 향하는 고영준(포항 스틸러스)에게 패스했고 이를 조규성이 수비 두 명 사이로 들어가 슈팅해 골을 터뜨렸다. 

황인범은 사실상 주전급에 가까운 자원이다. 잔부상으로 컨디션 찾기가 쉽지 않았지만, 오히려 밀집 수비 중국을 상대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톡톡하게 해냈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다른 내용의 경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후방에서 공격을 풀어주는 윤활유 역할을 하기에는 적격이었다. 

동시에 홍콩, 일본전에서도 같은 역할을 수행하며 동료 공격진과의 호흡도 무르익기에 무리가 없음을 보여줬다. 3-0으로 승리하며 시원한 출발과 동시에 4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에는 황인범이 분명 그라운드 위의 리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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