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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의 눈물, 그 옆을 지킨 남자…“꾹 참았습니다”[SPO 인터뷰]

작성일: 2022.08.24 18:56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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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두산에서 선수와 통역으로 함께했던 김용환 운영팀 과장(왼쪽)과 더스틴 니퍼트. ⓒ두산 베어스
▲ 2017년 두산에서 선수와 통역으로 함께했던 김용환 운영팀 과장(왼쪽)과 더스틴 니퍼트.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를 거친 더스틴 니퍼트(41·미국)는 KBO리그 역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두산 시절이던 2016년 외국인투수 최다승 타이인 22승을 기록하며 통합우승을 이끌고 생애 첫 번째 MVP를 차지했다. 또, 2018년 kt에서 은퇴할 때까지 통산 102승을 달성해 역대 외국인투수 최다승의 주인공으로 남아있다.

이처럼 투수와 야수를 통틀어 KBO리그 40년 역사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니퍼트는 최근 KBO가 선정한 40인 레전드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고,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두산전에서 홍성흔(46)과 함께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5회말 두산 공격이 끝난 뒤 열린 시상식에서 니퍼트와 홍성흔은 팬들로부터 우렁찬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이어진 수상소감 시간. 먼저 마이크를 잡은 홍성흔이 특유의 넉살로 감사를 전한 뒤 순서를 이어받은 니퍼트는 여기에서 모두가 예상치 못한 뜨거운 눈물을 보였다. 한동안 울먹이는 목소리로 어렵게 수상소감을 이야기하더니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현재까지 진행된 40인 레전드 시상식에선 볼 수 없던 전설의 눈물. 팬들은 다시 한번 힘찬 박수를 보내며 니퍼트를 응원했고, 니퍼트는 연신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진심을 대신했다.

그런데 이날 니퍼트의 곁에서 함께 울먹인 이가 있었다. 바로 니퍼트의 통역을 오랜 기간 담당했던 김용환(40) 두산 운영1팀 과장이다. 니퍼트가 현역으로 뛸 때 친절한 입이 되어줬던 김 과장은 다음날인 24일 잠실 kt전을 앞두고 “어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말하겠다”며 운을 뗐다.

먼저 김 과장은 “사실 니퍼트는 그라운드로 나가기 전부터 울고 있었다. 내게 다가와 ‘계속 눈물이 나서 인터뷰를 못 할 것 같다’고 하더라”면서 “그래서 내가 겨우 달래서 함께 나갈 수 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눈물의 이유를 물어보니 ‘야구장에서 뛰던 시간이 생각나서 그렇다. 행복했던 순간이 떠올라 눈물이 난다’고 답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나도 울 뻔했다”고 덧붙였다.

▲ KBO 40인 레전드로 선정된 더스틴 니퍼트(가운데)가 23일 잠실 kt-두산전을 앞두고 시구를 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KBO 40인 레전드로 선정된 더스틴 니퍼트(가운데)가 23일 잠실 kt-두산전을 앞두고 시구를 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실 김 과장은 현재 통역 업무를 맡고 있지 않다. 지금은 운영팀 매니저로서 선수단의 훈련을 돕고 있다. 그러나 이날 니퍼트의 요청을 받고 모처럼 추억을 되새기며 니퍼트와 함께했다.

김 과장은 “니퍼트가 너무 울어서 집중이 잘되지 않았다. 또, 나 역시 울컥하는 마음이 들어 정신을 다잡느라 혼났다. 그래도 눈물을 참고 마지막까지 실수 없이 통역해 다행이다”고 미소를 지었다.

2012년 두산 통역을 맡기 시작한 김 과장은 직전 시즌 두산으로 건너온 니퍼트와 처음 만났다. 국적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지만 야구라는 매개체로 친해졌다. 특히 니퍼트가 두산에서 매년 활약하면서 통역 업무가 덩달아 많아지면서 둘이 함께하는 시간은 더욱 늘어났다.

김 과장은 “니퍼트는 정말 친형제와도 다름없다. 내가 가장 오래 함께한 선수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통하는 것이 많았다. 니퍼트가 내게 의지를 많이 했겠지만, 나 역시 니퍼트를 잘 따랐다”고 회상했다.

2018년 니퍼트가 kt로 떠나면서 김 통역과의 인연도 잠시 멈춰 섰다. 간간이 잠실구장을 방문할 때 얼굴을 보는 정도. 그러나 언제 봐도 매일 보던 사이처럼 지내는 이들이 니퍼트와 김 과장이다.

끝으로 김 과장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훗날 니퍼트가 은퇴식을 하게 되면 그때만큼은 내가 꼭 통역을 하고 싶다”는 말로 니퍼트를 향한 진심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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