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투수 사관학교가 있다… 1년에 풀타임 선발+필승조 하나씩 졸업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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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kt는 이강철 현 감독이 부임한 2019년 이후 매년 승률 5할 이상을 기록 중이다. 10개 구단 중 막내로 동네북 신세가 꽤 길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성적 향상이다. 그 기세를 몰아 지난해에는 통합우승의 대업까지 달성했다.
야수들도 성장하고, 또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역시 마운드 재정비가 가장 큰 원동력으로 뽑힌다. 그런데 kt가 외부에서 프리에이전트(FA) 투수들을 마구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한 것도 아니었다. 자체 육성을 통해 현재 KBO리그 정상급 마운드를 만든 건 대단한 일이다. 매년 풀타임 선발급 1명, 또 필승조 1명 정도는 꾸준하게 졸업해 튀어나오는 양상이다. 마법의 투수 사관학교라고 할 만하다.
2019년의 히트 상품은 우완 배제성과 주권이었다. 그간 팬들이 그렇게 눈여겨보지 않았던 배제성은 이강철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선발 로테이션을 차지, 28경기(선발 21경기)에서 10승을 거뒀다. 선발과 불펜에서 모두 자기 자리를 잡지 못했던 주권은 그해 불펜으로 완전히 전향, 71경기에 나가 25홀드와 평균자책점 2.99를 기록하며 대히트를 쳤다.
2020년은 소형준이라는 걸출한 신인이 등장했다. 고졸 최대어로 뽑힌 소형준은 캠프부터 치고 나가더니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한 끝에 26경기(선발 24경기)에서 13승을 따냈다. 불펜에서는 기대했던 이대은이 부진했으나 유원상 조현우 이보근 등 시선에서 한걸음 멀어져 있던 선수들이 대분전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의 기반을 놨다.
지난해에는 제대한 고영표가 단연 히트상품이었다. 입대 전에도 좋은 활약을 선보였던 투수지만 지난해 성적은 개인 커리어 하이를 까마득하게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고영표는 11승과 2.92의 평균자책점으로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불펜에서는 박시영 이창재 등 역시 시작부터 필승조가 아니었던 선수들이 쏠쏠하게 활약하며 팀 마운드 전력을 살찌웠다. 불펜은 매년 시즌 전 계획과 틀어지면서도 끝내 대안을 찾아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선발진에는 엄상백(26)이 풀타임 선발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불펜에서는 그간 쓰임새가 애매한 측면이 있었던 우완 김민수(30)의 활약이 돋보인다. 이제 이들이 없는 kt 마운드는 상상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팀 내에서의 가치도 입단 이후 최고다.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사이드암 엄상백은 올해 27경기에 나가 7승2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 중이다. 5명의 선발이 워낙 탄탄하게 돌아가는 kt 마운드지만, 시즌 초 윌리엄 쿠에바스의 부상 등 빈틈을 잘 찾으며 자신의 자리를 만들었다. 준비가 되어 있었기에 잡을 수 있었던 기회였다. 외국인 선수 합류 후에도 최근 배제성과 자리를 바꿔 선발진을 돌고 있다. 올 시즌 16번의 선발 등판을 했고, 최근 10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하며 탄력을 붙이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은 “변화구의 제구가 좋아졌다”고 반색하면서 “시속 141~142㎞ 정도 나오는 공이 커터형 슬라이더다. 그것을 조금 높은 코스에 쓰면서 헛스윙이 많아졌다. 선수는 슬라이더라고 말한다”고 했다. 이 감독은 엄상백을 두고 기본적으로 빠른 공을 가지고 있고 공을 던지는 체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올해 끝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돈다면, kt는 내년에도 풀타임으로 쓸 수 있는 선발감을 하나 더 건지는 셈이 된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항상 궂은 일을 했지만 생각보다 빛이 크게 나지 않았던 김민수는 올해 중간에서 가장 믿을 만한 선수가 됐다. 시즌 57경기에 나가 60⅓이닝을 던지며 2승3패3세이브18홀드 평균자책점 1.94를 기록 중이다. 이닝당출루허용수(WHIP)가 0.98에 머물 정도로 안정감 있는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 탈삼진/볼넷 비율은 5.91개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수치다.
이 감독은 김민수가 여러 보직을 소화하며 힘든 것이 있었다고 말하면서 “올해는 대체 선발로도 안 쓰겠다고 했다. 선수도 힘들었을 것이다. 올해는 딱 자리를 잡고 갔다”고 했다. 구속에서 아쉬움이 있었던 선수지만 올해는 다르다는 게 이 감독의 이야기다. 이 감독은 “메카니즘 자체가 힘을 쓰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잘 됐다고 그러더라. 던지는 모든 게 좋아진 것 같고, 일관성도 많이 생겼다. 변형 체인지업도 잘 쓰고 원래 가지고 있는 커브도 좋고, 직구 스피드도 좋을 때는 147㎞까지 나왔다”고 흐뭇해했다.
먼저 졸업했던 선수들은 지금 kt 마운드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배제성 소형준 고영표는 올해 개막 로테이션 멤버였고, 앞으로도 선발 후보가 될 것이다. 주권 박시영 김민수 또한 이 감독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은 선수들로 역시 불펜의 틀이 될 후보들이다. 이 감독은 이제 이채호나 박영현 등 다른 투수들에게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kt의 승률이 매년 상승곡선을 그리는 건 다 합당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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