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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랗게 질려 울컥한 막내, 따뜻하게 감싼 형들… 이겨내면, 이것도 추억이 된다

작성일: 2022.08.27 10:0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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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는 전의산의 심리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합뉴스
▲ SSG는 전의산의 심리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실책을 저지른 뒤 SSG 거포 루키 전의산(22)의 표정은 말 그대로 질려 있었다. 잘하겠다고 다짐을 하고 경기장에 들어갔지만, 또 실책성 플레이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미 멘탈이 흔들린 이 선수의 발은 더 이상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SSG는 26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2-0으로 앞선 3회 3실점하며 경기가 뒤집힌 끝에 3-12라는 참패를 당했다. 근래 들어 SSG의 경기력 중 가장 좋지 않았다. 마운드가 무너졌고, 타선은 침묵했고, 수비는 허둥지둥했다. 그중 가장 안정적인 곡선을 그려야 하는 수비가 흔들린 건 가장 못 마땅할 대목이었을 것이다. 전의산도 비판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2-0으로 앞선 3회 2사 2루에서 조용호의 타구가 1‧2루간으로 흘렀다. 전의산이 이를 잡으려고 했지만 바운드 된 공은 글러브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튀었다. 결국 여기서 이닝을 끝내지 못했고, 이어진 상황에서 연속 적시타를 맞고 3실점했다. 경기 분위기가 kt로 넘어갔고, SSG는 또 수비가 흔들린 4회 4실점하며 주도권을 상실했다.

전의산은 4회 수비 과정에서 비슷한 1‧2루간 타구에 발이 움직이지 않는 듯 1루로 그냥 돌아가 버렸다. 이날 전의산에 실책이 기록된 플레이는 없었으나 실책성 플레이가 많았다. 25일 수원 kt전에서도 송구 실책으로 실점 빌미를 제공했고, 그것이 결국 끝내기 역전패로 이어진 전의산이었다. 이제 1군 통산 54번째 경기를 뛰는 신인이 크게 흔들리는 건 어쩌면 당연했을지 모른다.

중계 화면에는 가뿐 호흡을 간신히 가라앉히려는 전의산의 표정이 잡혔다. 신체적 움직임에서 비롯된 호흡도 있겠지만, 울컥하는 심정에 의한 비중도 없지는 않아보였다. 더 안 되겠다고 판단한 SSG 벤치도 5회 시작과 함께 전의산을 교체했다. 

사실 경기 전에도 전의산의 수비 이야기가 나왔다. 올해 타격에서 걸출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수비에서는 아직 덜 다듬어진 모습들이 종종 나오기 때문이다. 바운드 된 공에 대한 포구, 그리고 연계 플레이 등에서 실책이 조금 있었다. 이런 실책 하나가 엄청나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큰 경기’에서 믿고 전의산에게 1루를 맡길 수 있느냐는 논란도 서서히 고개를 든다.

그러나 김원형 SSG 감독은 전의산을 감쌌다. 김 감독은 “코치들도 괜찮다고 이야기를 해주고, 스스로 극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옆에서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주니 이제 이겨내야 한다. 기본 자질을 보면 나는 의산이가 수비를 잘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직 경험이 많지 않다”면서 “이제 본인도 마음을 조금 단단하게 먹고 해야 한다. 수비도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라고 본다”고 했다.

실책은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 게다가 면죄부가 있는 어린 선수다. 2위에 8경기 앞서 있는 지금이 차라리 빨리 ‘세금’을 내기 적합한 시기라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너무 흔들려서는 곤란하다. 실책이 정신을 지나치게 지배하면 몸이 굳고, 더 나쁜 플레이가 나온다. 이런 악순환은 선수의 성장을 1년 이상 미뤄버리는 경우도 흔하다. 전의산의 26일이 딱 그랬다. 어쨌든 빨리 이 고리를 끊어내는 게 중요한 이유다.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려는 ‘형’들의 노력도 눈물겹다. 26일 경기 전 박성한은 자신의 예전을 이야기를 하면서 용기를 불어넣었다. 김 감독은 “성한이가 자기에 비하면 의산이가 한 건 아무 것도 아니라고 이야기를 해주더라”고 미소 지었다. 박성한도 지난해 초반까지는 실책이 많아 2군행 위기까지 있었지만, 결국 그 고비를 이겨내고 단기간에 KBO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 중 하나로 발돋움한 경험이 있다.

전의산이 교체된 후에도 선배들이 돌아가며 좋은 말을 해주려고 애를 썼다. 최정부터 옆에 다가가 이야기를 건넸고, 한유섬은 아예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플레이에 어쩌면 가장 손해를 봤던 박종훈 또한 전의산에게 “다 내 잘못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들도 다 실수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최정 한유섬 박종훈은 모두 그 시기를 이겨내고 지금 위치에 올랐다. 이겨내면, 전의산에게도 이 시기는 다 추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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