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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들의 간식차와 폴더 인사… 역사가 시작된 인천, 예우 갖춰 이대호 보냈다

작성일: 2022.08.29 11:04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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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호 첫 타석 전 공손하게 인사를 하는 SSG 김광현 ⓒSSG랜더스
▲ 이대호 첫 타석 전 공손하게 인사를 하는 SSG 김광현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20년의 세월은 ‘레전드’ 이대호(40‧롯데)의 기억력을 실험하고 있었다. 20년 전 자신의 프로 첫 홈런이 터진 인천에서 경기를 마친 이대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잘 안 난다.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멋쩍게 웃었다.

2002년 4월 26일은 KBO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이대호의 전설이 시작된 날이다. 그 무대는 인천이었다. 2년차였던 이대호는 이날 이승호를 상대로 첫 홈런을 때렸다. 이 홈런은 이대호의 경력에서 이어질 400개 이상 홈런의 시발점이었다. 이대호는 “그때는 내가 이런 선수가 될지도 몰랐다. 하루하루, 한 타석에 너무 소중했던 시절이었다”고 떠올리면서 “투수로 입단해 타자로 바꾸면서 조금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 이 자리까지 올 줄은 진짜 나도 몰랐다”고 감상에 젖었다.

첫 홈런의 기운이 남아있어서 그럴까. 이대호는 인천을 “진짜 좋은 도시, 진짜 좋은 야구장”으로 기억한다. 부산을 넘어 자신의 이름을 전국으로 알린 2005년 올스타전 MVP 트로피를 들어 올린 곳도 바로 인천이었다. 어쩌면 인천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마쳤을 수도 있는 이대호는, “너무 감사하고 소중한 시간이다”라며 경기장 곳곳을 눈에 담았다.

전설의 마지막 행차를 앞두고 인천도 많은 준비를 했다. 구단은 조선의 4번 타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이대호의 캐릭터를 반영해 기념 ‘마패’를 증정했다. 신선하고 의미가 깊다는 반응이 많았다. 선수단은 바쁜 일정을 쪼개 이대호 기념 영상 촬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후배들, 그리고 친구들의 영상 편지를 보는 이대호의 눈가는 많은 감정을 대변하고 있었다.

전설을 떠나 보내는, 예비 전설들의 마음씨도 고왔다. 어린 시절 프로선수로서의 꿈을 같이 키운 추신수(40)는 경기 전 롯데 선수단에 간식차를 보냈다. 현재 부상 중이지만 직접 경기장에 나와 친구의 마지막 인천 방문을 환영했다.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김광현(34)은 이대호의 첫 타석 직전 공손하게 허리를 90도 굽혀 인사를 했다. 이대호는 “선배에 대한 예의를 갖춰줘서 너무 고마운 인사였다”고 기억을 머릿속에 다시 담았다.

이제 이 레전드의 경기를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응원가를 합창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3루의 롯데 팬들은 한껏 데시벨을 높였다. 1-2로 뒤진 7회 이대호의 투런포가 터지자 관중석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첫 홈런 이후 20년의 세월이 지났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선수로 발돋움한 지 15년이 지났지만, 이대호가 해결하고 롯데 팬들이 열광하는 그림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듯했다.

▲ 절친인 이대호를 위해 간식차를 보낸 추신수 ⓒSSG랜더스
▲ 절친인 이대호를 위해 간식차를 보낸 추신수 ⓒSSG랜더스

1루 측 SSG 관중들의 반응도 이대호를 울컥하게 했다. 8회 마지막 타석을 마치고 돌아서는 이대호의 등 뒤로 뜨거운 박수와 성원을 보냈다. 그간 팀을 그렇게도 괴롭혔던 눈엣가시 이전에, KBO리그에 큰 획을 긋고 떠나는 레전드를 대우했다. 이대호의 인천 마지막 타석을 카메라로 비추는 팬들의 손길은 굳이 3루 측 팬들에게만 한정되지 않았다. 

이대호는 “다른 팀 팬분들도 이렇게 응원해주시는 게 들리니 타석에서 계속 울컥한다. 어떻게 보답해야 하나 생각이 계속 든다”면서 “너무 감사했다. 경기 중이라 할 수 있는 게 헬멧을 벗고 인사하는 것밖에 없었다”고 인천 팬들에게 마지막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렇게 롯데의 이대호가 아닌, ‘모두의 이대호’가 자신의 전설이 시작됐던 곳에서 하나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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