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무브먼트 톱10, 왜 못 믿어?"…코치, 전력분석원 다 덤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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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직구 무브먼트가 리그에서 톱10 안에 드는데, 자기 공을 못 던지니까."
지난달 중순 올스타 브레이크 때 일이다. 두산 베어스 권명철 투수코치, 배영수 불펜코치, 전력분석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오른손 선발투수 곽빈(23) 때문이었다. 자리에 모인 이들은 '아니 왜 저 좋은 공을 못 믿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곽빈은 전반기 16경기에서 3승7패, 81⅓이닝, 평균자책점 4.43에 그쳤다. 9이닝당 볼넷 허용 수는 4.98에 이르렀다. 시속 150㎞를 웃도는 묵직한 직구는 전혀 활용하지 못했고, 직구를 살리지 못하니 볼카운트를 잡으려 던지는 변화구들도 통하지 않았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배 코치는 "올스타전 끝나고 쉬는 기간에 고민을 많이 했다. 권명철 코치님께서 (곽)빈이를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하시다가 빈이 하나를 두고 한번 이야기해보자고 하셨다. 코치들이 본 좋았던 점과 나빴던 점들을 이야기하고, 전력분석팀들이 분석해온 것들을 또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곽빈은 지도자들과 전력분석팀의 이야기를 듣고, 또 함께 영상을 시청하면서 스스로 문제점을 깨닫기 시작했다. 배 코치는 "원래 선수들은 (조언을) 잘 안 받아들인다. 힘들면 그때 받아들인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깨달음을 얻은 곽빈은 후반기부터 180도 달라졌다. 1회부터 시속 152~153㎞짜리 직구를 과감하게 꽂아 넣으면서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잡아 나갔다. 직구가 워낙 위력적이다 보니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른 변화구도 잘 통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후반기 9이닝당 볼넷 허용 수가 1.59까지 떨어졌다. 후반기 5경기 성적은 2승, 28⅓이닝, 평균자책점 2.22로 팀 내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안정적이었다.
두산 전력분석원은 "지금 구위로는 안우진(23, 키움 히어로즈)급이다. 그만큼 곽빈이 자기 공에 자신감이 붙었다. 원래도 직구 무브먼트가 톱10 안에 들었던 선수다. 자신감이 붙고 직구가 통하니까 변화구까지 살아났다"고 이야기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곽빈이 국가대표로도 손색없는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봤다. 김 감독은 "마운드에서 중심이 밑으로 완전히 잡혔다. 쉽게 흔들릴 것 같지 않다. 완전히 자기 페이스를 찾았다. 국가대표라 해도 지금 시속 150㎞ 이상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많지 않다. 공 자체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페이스면 (두산에서는) 차기 에이스가 아니라, 에이스를 맡아도 충분할 정도다. 변화구도 다 갖췄고, 타자들이 치기 쉽지 않은 공을 던진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 코치는 구단 관계자들이 좋은 선수 하나를 살리기 위해 모두 덤벼들어 이룬 성과로 봤다. 물론 곽빈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배 코치는 "빈이는 2군에서 아플 때부터 지금까지 쭉 봤는데,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다. 노력하는 선수는 언젠가 좋아진다. 시간이 조금 걸릴 뿐이다. 이번에는 전력분석 파트, 트랙맨 파트, 영상 파트가 협력을 잘한 결과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빈이가 이제는 누가 봐도 자기 공을 믿는다. 그게 제일 크다. 멘탈 하나로 다 정리됐다. 투수라는 포지션이 원래 그렇다. 그래도 지금 방심하면 끝이다. 자기가 얼마나 꾸준히 계획을 세워서 실천하느냐가 중요하다. 선수가 땀 흘린 만큼 얻는 것이지 아무 준비도 없는 상태에서 좋은 공이 나올 수는 없다"고 덧붙이며 앞으로도 꾸준할 수 있게 노력하길 기대했다.
한편 곽빈은 2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팔꿈치가 약간 불편해 병원에서 MRI 검진한 결과 우측 팔꿈치 미세염증 소견을 들었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올해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른 만큼 한 차례 휴식도 필요하다고 판단해 엔트리에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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