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목동, 최민우 기자] “지금보다 더 안정감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충암고는 2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16강전에서 유신고에 2-5로 졌다. 앞서 열린 청룡기 대회 결승전에서도 유신고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는데, 이번에도 상대를 넘지 못했다.
이로써 올 시즌을 일정을 모두 마치게 됐다. 아쉬움이 남는 한해다. 충암고는 복수의 스카우트로부터 전국대회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빈손에 그쳤다.
그러나 충암고의 앞날은 밝다. 1~2학년 선수 중 수준급 기량을 갖춘 투수진이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스 윤영철이 졸업하더라도, 충암은 당분간 탄탄한 마운드를 유지할 전망이다.
그 중심에는 이른바 ‘건우듀오’라 불리는 변건우(2학년)와 박건우(1학년)이 있다. 이들은 매 대회마다 호투를 이어가며 마운드를 지켜냈다. 변건우는 올해 18경기에서 34이닝을 던졌고 1패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했다. 박건우는 올해 17경기에서 39이닝을 소화했고 3승 평균자책점 2.77을 마크했다.
유신고와 경기에 앞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변건우와 박건우는 올 한해를 돌아보며 “계속 성장하고 있는 기분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변건우는 “작년보다 더 많은 경기에 나섰다. 그러면서 경험을 쌓았고, 경기를 어떻게 풀어갈 수 있는지 배웠다”고 했다. 박건우는 “1학년인데도 이영복 감독님께서 믿고 맡겨 주신 덕분에 행복한 1년을 보냈다”고 말했다.
역시 가장 눈에 띄는 건 구속이다. 변건우는 지난해보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6㎞가 늘어 147㎞를 찍었다. 박건우는 10㎞가 늘어 144㎞까지 구속을 향상시켰다. 그냥 얻어진 건 절대 아니다. 과거에는 상체 위주로 운동을 했었는데, 최근에는 하체 근력 향상에 심혈을 기울였다.
변화구도 더 정교하게 다듬었다. 변건우는 “올해 여름 들어 제구가 더 좋아진 기분이다. 주로 슬라이더를 쓰는데 스플리터도 연마 중이다”고 했다. 박건우는 “빠른공과 슬라이더 위주로 투구하고 있다. 여기에 투심도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름이 같은 탓에 불리는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마른 체형의 변건우는 ‘뼈건우’로, 비교적 통통한 몸매인 박건우는 ‘뚱건우’라고 불린다. 중학교 시절부터 그랬다. 한 살 터울인 이들은 충암중 출신이다. 변건우가 3학년 때 전학을 택하면서 박건우와 인연을 맺게 됐다.
이들은 고등학교에서도 함께 마운드를 지킨다. 변건우는 “내년에는 더 안정감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 감독님께서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박건우 역시 “언제든지 몸쪽 승부가 가능한 투수가 되겠다”며 눈을 반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