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댄 스트레일리(왼쪽)와 잭 렉스. ⓒ곽혜미 기자
▲ 롯데 댄 스트레일리(왼쪽)와 잭 렉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고봉준 기자] 모처럼 나온 대승이었다. 그러나 늦은 감이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 특히 새로 수혈한 외국인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볼수록 이러한 미련은 더욱 커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가 3연패 사슬을 통쾌하게 끊어냈다. 롯데는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서 7회초 터진 이대호의 만루홈런 등 대포 5방을 앞세워 16-2로 이겼다. 이로써 최근 3연패를 끊고 6위(53승4무63패) 자리를 지켰다.

이날 경기의 흐름을 잡은 주역은 역시 이대호와 한동희였다. 3번 지명타자로 나온 이대호는 5타수 3안타 1홈런 5타점으로 활약했고, 6번 3루수 한동희 역시 5회 좌월 솔로포 포함 5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그러나 빼놓을 수 없는 주인공도 있었다. 바로 선발투수 댄 스트레일리와 2번 좌익수를 맡은 잭 렉스다.

먼저 스트레일리는 6이닝 동안 94구를 던지면서 5피안타 1피홈런 3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올 시즌 4승(무패)째를 챙겼다. 2회 양석환에게 내준 좌월 2점홈런이 유일한 흠이었을 뿐, 나머지 이닝은 모두 실점 없이 막아내면서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렉스의 맹타도 대단했다. 이날 렉스는 3타수 3안타 2홈런 3볼넷 5득점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냈다. 6번의 타석 중 그냥 물러선 법이 없었고, 5차례나 홈을 밟으면서 롯데의 공격을 주도했다. 또, 1회와 8회에는 담장까지 넘기면서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어버렸다.

사실 스트레일리와 렉스는 올 시즌 개막부터 롯데와 함께한 선수들은 아니다. 둘 모두 후반기와 발맞춰 급히 영입된 자원이다.

먼저 우투좌타 외야수 렉스는 기존 외국인타자 DJ 피터스를 대신해 KBO리그로 진출했다. 타격이 정교한 편은 아니지만, 출루율이 높고 수비력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7월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그런데 롯데의 외국인선수 교체는 렉스에서 그치지 않았다. 우완투수 글렌 스파크맨이 계속해 부진하자 결국 8월 초 스트레일리를 데려오기로 했다. 앞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롯데의 마운드를 지켰던 에이스의 귀환이었다.

롯데가 외국인선수 교체 카드를 모두 소진한 이유는 하나다. 바로 포스트시즌 진출. 전반기까지 6위로 처진 롯데는 5년 연속 가을야구 탈락이라는 아픔만은 피하고자 렉스와 스트레일리를 차례로 영입했다.

일단 롯데의 선택은 맞아떨어지고 있다. 렉스는 33경기 타율 0.333 6홈런 16타점 23득점 맹타를 휘두르고 있고, 스트레일리 역시 5경기에서 패배 없이 4승 평균자책점 1.50으로 연일 호투하면서 찰리 반즈와 함께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새 외국인선수들의 계속되는 활약으로 롯데는 일단 전체적인 선수단 분위기는 바꿔놓았다. 그러나 여전히 미련은 지울 수 없는 눈치다. 전체적인 순위 판도를 바꾸기에는 늦은 감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페넌트레이스 폐막까지는 이제 24경기만이 남았지만, 여전히 5위 KIA 타이거즈와 격차는 5.5경기나 된다. 산술적으로는 뒤집기가 가능해도 롯데의 장기 연승과 KIA의 장기 연패가 이어지지 않는 이상 역전은 쉽지 않은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KBO리그 적응을 완벽하게 마친 렉스와 갈수록 위력을 떨치는 스트레일리를 바라보는 롯데의 속내는 더욱 복잡미묘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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