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토마스 파노니 ⓒ KIA 타이거즈
▲ KIA 타이거즈 토마스 파노니 ⓒ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커맨드와 운영 능력이 좋은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이 10일 잠실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토마스 파노니(28)를 이야기했다. 외국인 에이스급 투수가 등장했다는 말에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가장 유력한 선수라는 점은 부정하지 않았다. 

파노니는 지난 6월 28일 KIA와 연봉 30만 달러에 계약했다. 로니 윌리엄스의 대체 외국인선수였다. 직구 평균 구속은 약 142㎞로 빠르지 않지만,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분명한 장점이 있었다. 공을 마지막까지 숨기고 있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인상을 줘 시속 145㎞짜리 공도 시속 150㎞짜리처럼 보이는 효과가 있다는 게 현장의 평가다. 왼손 투수라 특히 왼손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기 까다롭다고 한다.

꾸준한 성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10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2패, 59⅓이닝,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했다. 6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9이닝당 삼진은 8.19개인데, 9이닝당 볼넷은 2.43개에 불과하다. 그만큼 제구력이 좋고 마운드에서 안정적이라는 뜻이다. 

김 감독은 "커맨드가 안정적이고 구종이 다양하다. 중요한 순간에는 커브를 잘 활용한다. 무엇보다 볼넷이 거의 없다. 공격적이다. 그러면 야수들의 집중력도 높아진다. 투구 템포도 빠르다. 큰 한 방은 맞아도 연타는 안 맞는 스타일이다. 구속은 빠르지 않아도 커맨드와 경기 운영 능력이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헥터 노에시(2016~2018년), 애런 브룩스(2020~2021년) 이후 끊긴 외국인 에이스 계보를 이을 유력 후보다. 헥터는 2016년 206⅔이닝, 2017년 201⅔이닝을 책임질 정도로 엄청난 스태미나를 자랑했다. 2017년에는 20승을 책임지며 앙현종과 함께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브룩스는 헥터가 떠난 뒤 그나마 에이스급 성적을 낸 외국인 투수였다. 그만큼 최근 3~4년 동안 KIA는 외국인 에이스 수집에 애를 먹었다. 브룩스는 2020년 23경기, 11승, 151⅓이닝, 평균자책점 2.50으로 활약하며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지난 시즌 도중 대마초 성분을 반입하려다 적발돼 불명예스럽게 팀을 떠났다. 

파노니가 지금과 같은 투구를 계속 펼쳐준다면 KIA로선 재계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퇴출 위기였던 션 놀린이 부상에서 돌아와 후반기부터 8경기 3승3패, 46⅔이닝, 평균자책점 2.89로 호투하는 것도 고무적이지만, 파노니가 없었다면 KIA가 지금처럼 안정적으로 5강을 굳히기는 어려웠다. 

김 감독은 파노니가 이제는 에이스라는 말에 "성적은 에이스가 맞지만, 아직 모든 구단을 다 상대하진 않았다. 이달 말까지 다른 팀들을 다 상대해보고 에이스인지 아닌지 확인해보겠다"면서도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파노니가 지금처럼만 계속 마운드를 이끌어주면 KIA는 재계약을 제안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성적까지 내는 투수를 찾기가 쉽지 않은 요즘이다. 파노니는 헥터와 브룩스 이후 사라진 KIA 외국인 에이스 타이틀을 되돌려놓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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