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만 감독 대행이 대행 꼬리표를 지울 수 있을까. ⓒ 삼성 라이온즈
▲ 박진만 감독 대행이 대행 꼬리표를 지울 수 있을까. ⓒ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수습은 되고 있다. 승률도 5할을 넘기고 있다. '국민 유격수'는 차기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을 꿰찰 수 있을까.

올해 삼성은 격동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정규 시즌 공동 1위로 kt 위즈와 타이브레이커를 만들었다. 0-1로 져 2위가 됐지만,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2015년 이후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었다. 대구삼성라이온즈 개장 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었다.

박해민 FA(자유 계약 선수) 이적이 있었지만, 올해도 삼성은 5강 후보로 꼽는 전문가가 많았다. 그러나 삼성은 바닥이 어디인 줄 찾지 못하는 듯 추락했다. 9위까지 떨어졌다. 올 시즌까지 계약 기간이 보장된 허삼영 감독은 부진의 책임을 지고 7월 자진해서 사퇴했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진 삼성은 올 시즌 혼란을 수습하고, 미래지향적 요소를 찾기 위한 임무를 박진만 퓨처스리그 감독에게 맡겼다.

박진만 감독 대행은 지휘봉을 잡자마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1군과 퓨처스리그 코치진을 많이 바꿨다. 분위기 쇄신 차원도 있지만, 퓨처스리그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던 코치진을 1군에 불렀다. 라인업에도 변화를 줬다. 부진해도 줄곧 중심 타선을 구자욱과 강민호 타순 배치에 신경을 썼다. 하위 타순으로 망설이지 않고 내렸다. 타격감이 올라와도 상대 투수와 전적에서 나쁜 경우 하위 타순에 배치했다. 라인업 변화가 커졌다.

지난달 1일 박 대행 부임 후부터 삼성 성적은 나아지고 있다. 8월 21경기에서 10승 11패로 승률 0.476를 기록했다. 9월 9경기에서 6승 3패로 달리고 있다. 9월 삼성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팀은 7승 3패로 승률 0.700인 NC 다이노스가 유일하다. 지난달과 9월 9경기 성적을 더하면 16승 14패 승률 0.533다. 혼란 수습을 위해 긴급 투입된 대행 성적표라고 생각하고 보면 좋은 성적이다.

박 대행은 김한수 감독 계약 종료 후부터 꾸준히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됐다. 허 전 감독 등장 전까지 박 대행의 감독 선임이 유력하다는 이야기까지 있었다. 그러나 허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박 대행은 코치를 거쳐 퓨처스리그 감독까지 경험하며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삼성 구단 내부에서는 허 감독의 선수단 장악력에 물음표를 달곤 했다. 선수 경력으로 크게 볼 게 없는 감독이 몸값 높고 콧대 높은 선수단 장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표는 야구계에 전반적으로 있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좋은 성적을 냈지만, 예비 FA들과 구자욱, 원태인 등의 커리어하이 시즌이 겹치면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라 보는 시선도 많았다.

선수단 장악력에서 박 대행이 허 전 감독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 선수단은 지도자의 선수 시절 명성과 경력에 꽤 신경을 쓴다. 박 대행은 별명부터 '국민 유격수'로 불리고 있다. '근성의 내야수'로 KBO 리그 레전드 40인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레전드 유격수다.

단기간에 혼란을 수습하고 실적도 충분히 내고 있다. 삼성 구단은 신임 감독 선임은 '원점 재검토'라고 말한다.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고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박 대행의 실적을 무시하긴 어렵다. 2023년 삼성을 이끌 제16대 감독 경쟁에 박진만 대행이 가장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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