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의 악몽이 떠오르고 있지만, 2022년 SSG는 그때와 다른 것들이 있다 ⓒSSG랜더스
▲ 2019년의 악몽이 떠오르고 있지만, 2022년 SSG는 그때와 다른 것들이 있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전반기 막판 키움과 LG의 1위 도전을 기어이 막아낸 SSG는 무난하게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는 분위기였다. 벌어둔 게 워낙 많았고, 후반기 초반까지만 해도 그 기세가 이어지고 있었다. 때려도, 때려도 넘어지지 않는 대단한 팀이었다.

7월 말까지 0.692의 승률을 기록했던 SSG다. 3연전 기준 위닝시리즈를 해도 승률이 깎이는 기이한 팀이었다. 이런 기세는 8월 중순까지도 잘 이어졌다. 8월 24일 SSG의 승률은 0.694로 오히려 7월 말보다 더 높았다. 8월 24일까지 2위 LG와 경기차는 9경기에 이르렀다. SSG가 이미 111경기를 치른 시점이었다.

그러나 당시에도 팀에 내재되어 있던 잠재적 문제가 있었고, SSG는 2019년의 전철을 되풀이하면 안 된다며 잔뜩 긴장 중이었다. SSG는 SK 시절이었던 2019년 2위 두산에 9경기 정도까지 앞섰다가 시즌 막판 부진으로 추락하더니 최종전에서 두산에 정규시즌 우승을 내준 뼈아픈 전력이 있다.

공교롭게도 당시와 흐름은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 같은 흐름이 많이 보인다. SSG는 8월 25일부터 9월 18일까지 20경기에서 7승12패1무(.368)에 그치고 LG의 추격을 허용했다. 같은 기간 19경기에서 12승6패1무를 기록한 LG는 SSG와 경기차를 3.5경기까지 좁히는 데 성공했다. 아직 경기가 남아있어 SSG로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흐름 자체가 당시와 비슷하다. 당시와 올해 모두 8월부터 경기력이 떨어지며 성적이 추락했다는 건 같다. 당시는 두산이, 올해는 LG가 가파른 페이스를 올리고 있다는 것도 동일하다. 특정 선수와 홈런에 의존했던 타선이 그 힘을 잃어가면서 부진이 시작되고, 또 그 부진이 전반적인 악순환의 고리로 연결되며 팀 경기력이 떨어진 것 또한 놀랍도록 흡사하다. 당연히 그때도, 지금도 선수단 분위기는 쫓기고 있다. 

2019년은 워낙 ‘역대급’ 1위 상실이었다. 그래서 그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다. 하지만 마운드는 계속해서 선전하고 있었다. 성적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2019년 8월 이후 43경기에서 SK는 21승22패를 기록했고, 마지막 30경기에서도 14승16패로 5할과 그리 멀지는 않았다. 그런데 올해는 최근 30경기에서 5할이 안 됨은 물론(14승15패1무), 평균자책점은 당시보다 못하다. 그렇다고 기동력이 당시보다 좋은 것도 아니고, 타선이 더 좋다고 보기도 체감적으로는 어렵다. 분명 경기력에 빨간 불이 들어온 것은 사실이다.

다만 당시와 사뭇 다른 점도 있다.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몇몇 보인다. 이는 SSG에 잔여경기에서 1위를 지킬 가능성을 제시한다.

▲ 코칭스태프는 남은 경기에서의 전략을 세밀하게 수립할 필요가 있다 ⓒSSG랜더스
▲ 코칭스태프는 남은 경기에서의 전략을 세밀하게 수립할 필요가 있다 ⓒSSG랜더스

우선 당시는 타격이 계속 침묵이었다. 2019년 SK가 마지막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던 건 8월 1일이었다. 이후 42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하지만 올해는 최근 7경기에서 세 번이나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득점력에 기복이 있기는 하지만, 그 당시처럼 어쩔 줄 모르고 땅을 파는 흐름은 아니다. 중요한 순간에 터지기도 했다. 11일 대전 한화전, 16일 창원 NC전, 그리고 18일 인천 두산전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는데 SSG는 그 전날 경기에서 모두 졌다. 

마운드는 당시보다 약하지만, 그런 흐름 속에 연패를 최소화하고 있다는 것도 그때와 다르다. 2019년은 8월 이후 3연패가 한 차례, 4연패가 한 차례, 그리고 심지어도 6연패도 한 차례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2연전에서 최소 1승1패씩은 주고받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8월 이후 최다 연패는 3연패로 두 차례밖에 없었다. 어려웠던 지난 주 일정에서도 일단 5할은 하며 한숨을 돌렸다. 연패가 길지 않다는 건 수치는 물론 분위기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여기에 격차를 단번에 줄일 수 있는 맞대결에서 호조를 보인 건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당시 두산이 시즌 막판 맹렬하게 기세를 올릴 수 있었던 건 SK와 맞대결에서 거의 대부분 이기며 경기차를 급격하게 줄였기 때문이다. 두산은 당시 8월 이후 가진 SK와 맞대결 5경기에서 4경기를 잡았다. 9월 19일 운명의 더블헤더를 싹쓸이한 건 지금도 SSG 관계자들이 땅을 치며 회자하는 일이다.

하지만 올해는 결정적인 시리즈로 평가됐던 9월 6일~7일 잠실 LG 2연전에서 1승1무를 기록했고, 이제 LG와 맞대결은 딱 한 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LG가 5경기를 덜 치른 점은 있지만 이는 잔여경기 일정을 빡빡하게 하는 부작용도 있어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알 수 없다. 반대로 SSG는 잔여경기 일정에 선발 4명으로도 운영할 수 있는 시기가 온다. 지친 불펜으로서는 희소식이다.

2019년과 올해는 흡사한 점도 많지만, 이처럼 다른 포인트도 있다. 팀 분위기는 당시보다 훨씬 낫다는 게 중론이기도 하다. SSG는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분명히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 SSG가 남은 13경기에서 7승만 해도 LG는 잔여경기 18경기에서 14승4패 이상이 필요하다. 칼은 여전히 자신들이 쥐고 있다는 사실을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이 까먹고 있으면 안 된다. 평정심을 유지하며, 하던 대로 하면 1위는 곧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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