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크레이그 킴브럴.
▲ LA 다저스 크레이그 킴브럴.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매일이 시험대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요즘 크레이그 킴브럴(34)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다저스는 구단 역대 최다승 타이인 106승(48패) 시즌에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이미 확정했다. 2020년 이후 2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 타이틀 탈환도 보이는 페이스인데, 마무리투수가 골치다. 

다저스는 지난 4월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외야수 AJ 폴락을 내주고 킴브럴을 받는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켄리 잰슨(35, 애틀랜타)이 FA 이적한 빈자리를 채워야 했고, 다저스는 킴브럴을 적임자로 판단했다. 킴브럴은 다저스 이적 전까지 빅리그 통산 372세이브를 기록한 베테랑 마무리였다. 다저스에서 성적까지 더하면 394세이브에 이른다.  

하지만 시즌 내내 불안한 행보를 이어 갔다. 59경기에 등판해 22세이브 수확에 그쳤다. 5차례 블론세이브를 저지르면서 7패(6승)를 떠안았다. 평균자책점은 4.02에 이른다. 뒷문을 맡기기는 어려운 성적이다. 

로버츠 감독은 그래서 최근 킴브럴에게서 '마무리' 수식어를 떼어냈지만, 연장 승부 등 필요한 상황에서는 킴브럴을 소환할 수밖에 없었다. 2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이 그랬다. 로버츠 감독은 3-3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킴브럴을 마운드에 올렸다. 선발투수 타일러 앤더슨이 6이닝 2실점을 기록하고 에반 필립스, 칼렙 퍼거슨, 크리스 마틴, 토미 칸레 등이 이어 던진 뒤였다. 

킴브럴은 사실상 마무리 임무를 맡은 이날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무사 2루 승부치기 상황에서 첫 타자 김하성의 희생번트로 1사 3루가 되자 후안 소토를 자동고의4구로 내보냈다. 킴브럴은 다음 타자 매니 마차도를 파울팁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브랜든 드루리를 볼넷으로 내보내 2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이어 호르헤 알파로에게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알파로와 볼카운트 2-2 승부에서 2구 연속 빠른공을 던졌는데 우타자 알파로의 바깥쪽으로 다 빠져나갔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뒤 미국 현지 취재진으로부터 킴브럴 관련 질문을 피하지 못했고, "매일이 시험대다. 킴브럴은 계속해서 마운드에 나서야 한다. 적절한 상황에 킴브럴을 계속 내보낼 것이고, 계속해서 우리 방침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킴브럴은 "실망스러운 투구였다. 너무 잘 던지려고 하다가 직구가 잘 채지지 않았다. 공격적이지 않고 쓸모없는 공들을 많이 던졌다"고 자책했다. 

킴브럴에게 '10월에도 공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냐'는 공격적인 질문이 이어졌다. 플레이오프 엔트리 탈락 가능성을 염두에 둔 질문이었는데, 킴브럴은 "여전히 다저스의 플레이오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좋은 투구를 펼쳐서 증명해 보일 것"이라고 했다. 

미국 현지 취재진의 반응은 조금 엇갈렸다. 로스앤젤레스 'LA타임스' 칼럼니스트 엘렌 엘리엇은 자신의 SNS에 "킴브럴은 지난 2개월 동안 볼넷을 단 하나도 얻지 못했던 타자(알파로)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다저스는 연장 10회 샌디에이고에 졌다. 더는 킴브럴을 보고 싶지 않다. 제발"이라고 썼다. 

너무 코너에 몰리는 킴브럴을 동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MLB.com의 후안 토리비오는 "대부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킴브럴을 한편으론 인정해줘야 한다. 킴브럴은 올해 그의 커리어에서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경기 내용이 좋지 않은 날에도 그는 항상 라커룸에서 우리(취재진)를 기다리고 있다. 날 믿어달라. 모든 선수가 그러진 않는다"며 겸허히 최악의 시즌을 받아들이고 있는 킴브럴에게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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