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프시즌 당면한 과제가 많은 LG ⓒ곽혜미 기자
▲ 오프시즌 당면한 과제가 많은 LG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정규시즌 87승을 했다면 보통의 시즌에서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도전자들의 경기를 느긋하게 지켜보고 있어야 할 시기다. 그러나 LG에 그런 여유는 허락되지 않았다. 오히려 2년 연속 업셋의 악몽을 경험했고, 슬퍼하고 있을 시간도 없다.

LG는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4로 지며 올 시즌 모든 일정이 끝났다.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탈락의 비운을 맛봤다. 1차전에서 이기며 기분 좋게 가을야구를 시작했지만, 2차전부터 키움의 기세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더니 내리 세 판을 내주고 탈락했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업셋을 당한 뒤 2년 연속 고개를 숙이며 가을무대에서 퇴장했다.

팀이 가지고 있는 전력을 100% 활용도 못하고 탈락한 느낌을 주는 가운데, LG는 이제 복잡한 오프시즌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몇몇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2년 계약이 끝난 류지현 감독의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류 감독은 부임 이후 팀을 계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고, 특히 올해는 정규시즌 87승이라는 무시하지 못할 성과를 거뒀다. 장기 레이스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했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무리하지 않는 투수 운영, 점진적으로 진행된 야수 리빌딩 등 분명 공이 있었다.

그러나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업셋을 당한 건 감독으로서 치명적인 오점으로 남았다. 정규시즌 자신들보다 잘했던 팀에게 지는 건 이해할 수 있어도, 지난 2년은 그렇지 않았다. 특히 올해는 정규시즌에서 7경기 앞선 키움에 뒤집어졌고, 여기에 류 감독 개인적으로도 투수 운영 등 여러 부분에서 뒷말을 남긴 시리즈가 됐다.

LG는 내년에도, 그 다음 해에도 야구를 해야 한다. 일단 류 감독의 공과를 파악하고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게 가장 당면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그 판단 이후에 다른 것도 손을 댈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감독 물색 및 계약이 당면과제라고 볼 수 있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열릴 프리에이전트(FA) 시장 전략도 수립해야 한다. LG는 이번 오프시즌 몇몇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는다. 대표적인 선수로는 팀의 4번 타자 몫을 한 채은성, 팀의 주전 포수인 유강남이 있다. 이들은 전력의 핵심적인 선수들이다. 올해 선발 로테이션에서 활약한 임찬규도 덩치가 아주 작은 선수는 아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유강남이다. 아직 유강남을 대신할 만한 포수가 내부에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치에 대해 몇몇 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만한 나이에 이만한 포수를 찾아보기 어려운 건 분명한 사실이다. LG로서는 반드시 잔류를 시켜야 할 선수다. 타 구단들로부터도 관심을 모을 수 있어 LG의 첫 베팅액이 주목을 끌고 있다. 

구자욱(삼성)과 한유섬(SSG)이 지난겨울 일찌감치 비FA 다년 계약을 하고 원 소속팀에 잔류한 가운데 시장에 남아 FA 자격을 취득한 채은성은 타격 능력만 놓고 보면 최대어 중 하나로 뽑힌다. 올해 126경기에서 타율 0.296, 12홈런, 8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1을 기록했다. LG가 채은성의 가치를 어느 정도에서 책정할지도 관심사다. 

임찬규의 경우는 올해 23경기에서 6승11패 평균자책점 5.04에 머물렀다. 전반적으로 기대에는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국내 선발진이 전반적으로 약한 LG로서는 또 없으면 뎁스가 약해질 수도 있다. LG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또 하나의 관심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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