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와 최대 6년 계약에 합의한 FA 투수 최대어 제이콥 디그롬
▲ 텍사스와 최대 6년 계약에 합의한 FA 투수 최대어 제이콥 디그롬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리빌딩 속에 하위권으로 처진 텍사스가 명예회복을 위해 거대한 투자를 이어 가고 있다. 2년 동안 굵직한 투자를 감행했고, 이번에는 리그 최고의 투수를 영입하면서 위험부담을 감수했다.

텍사스는 3일(한국시간) 2023년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 투수 최대어였던 제이콥 디그롬(34)을 영입했다.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는 5년 총액 1억8500만 달러(약 2409억 원)를 보장하고 6년차 옵션까지 총액 2억2000만 달러(약 2890억 원)를 투자했다. 

디그롬은 2023년 3000만 달러의 연봉을 받고, 2024년과 2025년에는 각각 4000만 달러를 받는다. 2026년은 3800만 달러, 2027년은 3700만 달러가 보장되어 있다. 연 평균 금액에서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를 노리는 대신 5년이라는 확실한 계약 기간을 보장받으면서 생애 마지막 FA 대박 기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디그롬이 리그 최고의 투수인 것은 사실이지만, 근래 들어서는 잦은 부상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위험부담이 있었다. 이 때문에 많은 언론에서는 디그롬이 연 평균 금액을 확 끌어올린 3년 정도의 계약을 할 것이라 예상했다. 실제 원 소속팀 뉴욕 메츠도 3년 정도의 계약기간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텍사스는 과감했다. 디그롬에게 최소 5년 계약을 제안했다.

이것이 어떤 결과로 다가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디그롬이 건강하게 3~4년 정도 팀 로테이션을 이끌어갈 수도 있지만, 부상으로 점철된 5년을 보낸다면 텍사스는 어마어마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성적을 끌어올리고, 확실한 에이스급 투수를 확보하기 위해 불가피한 베팅이었다는 시선도 있다. 가뜩이나 텍사스는 새 구장 개장 이후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 모을 만한 확실한 유인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어쨌든 텍사스는 2년 연속 FA 시장의 큰손으로 우뚝 섰다. 리빌딩을 마치고 텍사스는 지난해 FA 시장에서 많은 돈을 썼다. 유격수 코리 시거와 10년 3억2500만 달러에 계약한 것을 비롯, 2루수 마커스 시미언과 7년 1억7500만 달러, 우완 선발인 존 그레이와 4년 56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여기에 디그롬이 추가됐다. 4명에게 쓴 돈만 총액 기준 무려 7억7800만 달러(약 1조130억 원)에 이른다. 구단의 미래를 다 걸었다고 볼 수 있다.

텍사스는 2012~2014년 즈음 공격적인 투자를 벌인 바 있었다. 프린스 필더를 트레이드로 영입하고, 추신수를 FA로 영입했다. 그 외에도 적잖은 선수를 FA 및 트레이드로 영입하며 우승을 노려보겠다는 계획을 숨기지 않았다. 다만 필더의 부진 등 성과는 썩 좋지 않았고, 포스트시즌 진출까지는 갔지만 이 또한 산발적이었다. 결국 실패를 인정하고 2~3년간 리빌딩을 진행해야 했다. 

당시보다 오히려 더 적극적인 투자로 나섰다. 그러나 2022년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 여전히 리그 하위권이었다. 시미언은 시즌 초반 부진했고, 결국 몸값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시거도 33개의 홈런을 치기는 했지만 타율(.245)과 전반적인 공격 생산력 측면에서 3억 달러급 활약을 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레이도 24경기 출전으로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다. 텍사스의 투자가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는 2023년 메이저리그 최대의 화제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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