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그레이드를 선언한 리그 최고 투수 키움 안우진 ⓒ키움히어로즈
▲ 업그레이드를 선언한 리그 최고 투수 키움 안우진 ⓒ키움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스캇데일(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모두가 인정했다. 직접 공을 치는 타자도, 옆에서 지켜보는 투수도 그랬다. ‘리그 최고의 투수’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붙었다. 아주 신중하게 붙여야 할 수식어지만, 누구도 감히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었다.

그간 미완의 대기 정도로 생각했던 안우진(24‧키움)은 2022년 KBO리그의 꼭대기에 섰다. 정규시즌 30경기에 선발로 나가 196이닝을 던졌다. 압도적인 이닝 소화력이었다. 경기장에서의 이미지는 더 압도적이었다. 15승8패 평균자책점 2.11, 그리고 224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0.95. 상대 팀들은 안우진을 상대로 이닝당 한 명의 주자를 내보내기도 버거웠다.

최고 시속 150㎞대 후반에 꽂히는 강력한 패스트볼, 그리고 거기에 짝을 이루는 변화구까지 날카롭게 완성되며 안우진은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 정규시즌에서 많이 던져 포스트시즌에서는 지칠 법도 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타자들의 집중력이 날카로워지는 가을야구에서도 “뭐 저런 투수가 다 있나”는 상대 팀들의 곡소리가 나왔다. ‘에이스’라는 사전적 정의를 그라운드에서 구현한 투수였다.

지난해 성적이 워낙 좋았다. 사실 더 좋아지기는 쉽지 않다. 선수도 최소한 지난해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을 법하다. 그러나 괴물은 괴물이다. 안우진은 오히려 “작년보다 당연히 더 좋은 시즌을 보내야 한다. 항상 내 커리어 하이를 당연히 넘어서야 한다. 그래야 발전이 되지 않나”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안우진의 업그레이드 선언이 현실화된다면 리그에 끼치는 충격과 공포는 더 강해질 수 있다.

이를 위해 겨울 동안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 쉴 때는 푹 쉬고, 운동을 할 때는 열심히 했다. 안우진은 “시즌이 끝난 뒤 2주 정도는 쉬고 바로 회복 훈련을 했다. 캐치볼을 하고 피칭에 들어가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을 것 같다”고 자신하면서 “작년에 많이 던져 몸이 안 좋다거나 어깨가 아프거나 그런 건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안우진은 10일(한국시간) 애리조나 캠프 첫 불펜피칭에 들어갔다. 이날 25구를 던졌고, 평소 던지던 구종들을 두루 실험했다. 첫 불펜이라 구속을 체크하지는 않았지만 특별한 문제없이 끝난 것만으로도 성공이다. 이제 페이스를 올려가며 시즌 개막전에 대기할 가능성이 크다.

안우진은 지난해 경험을 통해 아주 큰 것을 얻었다. 안우진은 “던지는 게 조금 더 재밌어진 것 같다”고 웃었다. 단순히 포수를 향해 공을 던지는 게 아니라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면서 즐거움을 찾았다. 안우진은 “작년에 던지면서 피칭을 어떻게 하는지, 경기 때 어떻게 던지는지 조금 깨달았다. 신인 때는 강하게만 던지려고 했고 가운데만 들어가거나 공이 잘 가면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지금은 코너에 신경을 쓰고 내가 원하는 곳에 던지려고 집중한다”고 했다.

새롭게 구종을 준비하는 건 없지만, 같은 재료로도 투수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안우진은 지난해 그 과정을 거쳤고 이제 성숙해지고 있다. 안우진은 “더 완벽한 제구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결과가 나왔을 때 좋은 투수가 되고, 그러면 그 다음에 타자를 상대할 때 더 압도할 수 있다. 그런 이미지를 더 만들어가는 것”이라면서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투수가 되겠다, 그렇게만 생각하겠다”고 했다. 아주 단순한 목표이기는 하지만, 상대 팀으로는 아주 무서운 목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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