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자에 많은 반성 글귀를 써놓은 한화 김서현 ⓒ김태우 기자
▲ 모자에 많은 반성 글귀를 써놓은 한화 김서현 ⓒ김태우 기자

[스포티비뉴스=메사(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이미 한 차례 눈물을 흘린 듯한 얼굴이었다. 한화 구단 관계자가 “선수단 미팅 때 한 번 눈물을 보였다”고 설명하자 이해가 됐다. 첫 불펜피칭 당시와는 완전히 다른 선수 하나가 취재진 앞에 서 있는 것 같았다.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의 영예를 안았다. 계약금도 5억 원을 받았다. 당차게 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한화 팬들은 그 패기에 박수를 쳤다. 첫 불펜피칭에서도 최고 시속 151㎞의 강속구를 던지며 기대가 과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추락은 한순간이었다. 비공개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공개되며 전혀 다른 시나리오가 전개됐다.

코치의 방식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고, 팬들에게도 불만을 드러냈다. 아무리 비공개 계정이라고 해도 성숙하지 않았다. 결국 한화는 고심 끝에 한화에 3일간 훈련 제외, 그리고 벌금 500만 원 징계를 내렸다. 이 유망주는 첫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만신창이가 됐다. 자신이 잘못했으니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

3일 훈련 제외, 그리고 휴식일까지 나흘의 근신 기간을 가진 김서현은 일일이 방을 찾아다니며 선배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그 과정에서 혼도 나고, 조언도 들었다. 김서현은 이것을 요약해 모자에 새겼다. 유니폼을 입을 때, 모자를 쓸 때 매번 보고 마음을 다잡겠다는 의지가 드러났다.

모자에 새겨진 내용은 근래 작성된 것이 분명했다. 최근 사태에서 느낀 교훈이 적혀져 있었다. “성숙해지자”, “반성하자”, “나를 도와주는 사람들을 챙길 것!”이라고 적혔다. 결정적으로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이는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김서현에게 징계를 내릴 당시 했던 말이었다.

김서현은 이번 사태에 대해 자신의 잘못한 통감하고, 반성한다고 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했고, 스스로를 두고 “철이 없었다”라고도 했다. 징계 기간 중 구단 SNS에 ‘좋아요’를 누른 것에 대해서는 “실수였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김서현은 “야구 선수 이전에 기본이 되어 있고 지금보다 더 성숙한 사람이 되도록 하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어쩌면 수베로 감독의 말에 해답이 있을지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러나 그 실수를 통해 배우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그 사람의 인생을 가른다. 김서현은 잘못을 했고, 이제 그 잘못을 되풀이하는 사람이 되느냐 아니면 그 잘못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더 이상 같은 잘못을 하지 않는 사람이 되느냐에 많은 것이 달렸다. 

적어도 모자에 쓰인 글귀를 매일 확인하고 그렇게만 행동한다면 큰 문제없는 ‘사람’이자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화가 난 팬들도 마음을 열어줄지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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