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BC 대표팀에 막차로 합류한 SSG 최지훈 ⓒ곽혜미 기자
▲ WBC 대표팀에 막차로 합류한 SSG 최지훈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투손(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오는 3월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할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강철 kt 감독은 최종명단 발표 당시부터 “최지만(32‧피츠버그)이 대표팀에 꼭 합류했으면 좋겠는데…”라고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올해 트레이드로 탬파베이에서 피츠버그로 이적한 최지만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시즌 내내 자신을 괴롭혔던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이적 첫 해라 피츠버그가 차출을 허용할지도 알 수 없었는데, 팔꿈치 수술이라는 변수도 있으니 이래저래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합류해도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라면 한 자리를 낭비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결과적으로 최지만의 WBC 출전은 없다. 피츠버그는 팔꿈치 문제를 들어 최지만의 WBC 출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최지만이 아쉬움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연봉을 주는 구단의 결정인 만큼 이에 따라야 할 상황이다. 대표팀도 최지만의 출전이 어려워지자 곧바로 대체 선수를 선발했다. 바로 최지훈(26‧SSG)이다.

최지만은 1루수, 최지훈은 중견수를 포함해 외야를 보는 선수다. 최지만은 중장거리형 타자인 반면 최지훈은 높은 타율과 주루, 수비를 두루 갖춘 선수다. 장거리 타자는 아니다. 이처럼 포지션과 스타일 모두가 다르다. 그렇다면 이 감독은 왜 최지훈을 선택했을까. 

kt 캠프가 열리는 미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이 감독은 “최지만이 안 될 때를 대비해 2안을 생각한 것이 있었다. 코치들하고 그 전에 논의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1루 자원은 조금 풍부하다고 봤다. 연장에 갔을 때나 승부치기를 할 때 대수비가 필요할 수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최지훈이 낫지 않나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비에서도 (외야) 세 군데를 다 쓸 수 있기 때문에 최지훈을 선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1라운드 첫 경기이자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호주전부터 빡빡한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연장전까지 염두에 둔다. 그런 상황에서 대수비로 쓰거나, 혹은 대주자로 들어가 이닝 교대 후 대수비로 쓰기에는 최지훈만한 적임자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지훈은 충분한 자격을 갖춘 선수다. 지난해 시즌 144경기에 모두 나가 타율 0.304, 10홈런, 61타점, 31도루를 기록했다. 리그 최정상급 수비력을 갖추고 있다. 발도 빠르다. 대표팀에 워낙 쟁쟁한 외야수가 많아서 탈락한 것일 뿐, 최종 명단을 앞두고도 고심이 컸던 선수였다. 선택에는 큰 망설임이 없었다.

여기에 주전 1루수로 거론되는 박병호의 발목 상태가 생각보다 괜찮아 1루 수비를 맡길 수 있다는 판단도 있다. 박병호 또한 “러닝은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 수비가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았는데 짧고 움직이고 턴할 때 동작들에서 큰 문제가 없다. 아주 좋게 재활이 잘 되고 있다”고 자신했다. 최지만과 대표팀의 불운이 훗날 중요한 시점에서 전화위복이 될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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