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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현장]핵심 빠져도…김기동식 포항 스틸타카는 '이상 무'

작성일: 2023.02.17 05:45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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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련에 열중하는 포항 스틸러스 선수들을 지켜보는 김기동 감독
▲ 훈련에 열중하는 포항 스틸러스 선수들을 지켜보는 김기동 감독
▲ 스틸타카 완성에 집중하는 포항 스틸러스
▲ 스틸타카 완성에 집중하는 포항 스틸러스

 

[스포티비뉴스=서귀포, 이성필 기자] "생각이 많아서…여기서도 다 보인다."

'캐논 슈터' 이기형(49) 성남FC 감독의 아들인 공격수 이호재(23)가 전방에서 슈팅 타이밍이 늦자 김기동(52) 포항 스틸러스 감독의 잔소리(?)가 자동 발사됐다. 공격수가 주저하는 순간 이미 상대의 압박이 들어와 좋은 기회가 없어진다는 것을 정확하게 지적한 것이다. 전방의 움직임을 중앙선 근처에서 보던 김 감독이 "네가 어떤 마음인지 다 보인다"라며 간단한 해결을 요구했다. 

포항은 제주도 서귀포에서 2차 동계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는 체력 훈련에 열중했고 서귀포에서 몸을 올리면서 연습 경기를 통한 조직력 만들기에 열을 올렸다. 국가대표팀이 훈련하러 오면 1순위로 내주는 서귀포 시민운동장을 전용으로 활용하며 훈련에 집중했다. 

지난해 12월, '역대 최고 대우'라는 홍보 문구와 함께 포항과 3년 더 동행하는 재계약을 체결한 김기동 감독은 선수들에게 "올 시즌 우승해보자"라고 했다고 한다. 울산 현대, 전북 현대의 뻔한 2파전 구도를 제대로 깨보겠다는 의지다. 이미 남기일 제주 감독이 2위 이상의 성적을 공언했기에 포항의 야심에 찬 도전의 결말이 궁금해진다. 

무엇보다 올해는 구단 창단 50주년이다. 의미 있는 해에 성과물을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서 훈련에서도 계층을 확실하게 정해 동기부여 만들기에 애쓰고 있다. 볼을 돌리는 론도를 보면 주전, 교체 자원, 신인 선수들 등 그룹으로 묶었다. 능력만 보여준다면 주전 그룹에 포함해 놓겠다는 메시지다. 

자유 선발로 영입한 미드필더 강현제가 그렇다. 미니 게임이나 공격 전개 훈련이 끝난 뒤 김 감독이 강현제를 붙들고 따로 지시하는 장면이 종종 연출된다. 포항 관계자는 "감독님의 의중을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지만, 강현제에게 훈련마다 무엇인가를 가르치는 모습을 보여준다"라며 선수 육성 대가인 김 감독의 눈에 찍혔음을 전했다. 

물론 김 감독은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기자가 선수단 숫자를 센 뒤 34명(부상 재활자 1명이 빠짐)인 것을 확인 후 "다른 구단보다 조금 적어 보인다"라고 묻자 껄껄 웃은 뒤 "그러게요.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죠?"라며 묘한 답을 내놓았다.  

▲ 김기동 감독은 훈련 무리에 껴서 형처럼 지도하는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 김기동 감독은 훈련 무리에 껴서 형처럼 지도하는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 김기동 감독은 훈련 무리에 껴서 형처럼 지도하는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 김기동 감독은 훈련 무리에 껴서 형처럼 지도하는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다. 임상협이 FC서울로 떠났고 이수빈도 전북으로 향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달라고 소리쳤던 핵심 미드필더 신진호가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각급 연령별 대표팀에도 여러 선수를 내줘야 한다. 특히 순위 싸움이 치열한 9월 하순 예정된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그렇다. 광주FC에서 영입한 김종우와 함께 세트피스 키커로 나설 가능성이 있는 고영준(22)의 23세 이하(U-23) 대표팀 차출이 예상된다. 이호재까지 불려 갈 가능성도 있다. 김 감독은 "(고영준이) 빠지면 큰일이다. 고민스럽다"라며 말을 흐렸다. 

그래서 조직력을 더 키우고 있다. 대구FC에서 뛰었던 제카가 영입됐고 완델손도 건재하다. 제카는 슈팅 마무리 동작이 유연해 탄성과 박수를 동시에 유도했다. 김인성이 측면에서 속도를 내주고 오베르단이 지키는 중앙 미드필드 앞선에서 김승대와 백성동이 볼을 잘 뿌린다면 '김기동식 스틸타카'는 충분히 이어갈 수 있다. 지난해와 다를 것이 없다. 공격 전개 과정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나 중앙 공격수가 볼을 받아 전진해 생기는 공간을 누구든 톱니바퀴처럼 메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물 흐르듯 연계하라는 것이다.    

이적생과 기존 자원이 친해지기 위함은 식사 자리에서 김 감독이 정한 규칙으로 확인된다. 아침 식사는 필수다. 잠이 더 보약이겠지만, 식사 자리에서 대화하며 동료를 이해하기를 바랐다. 세 번의 식사 시간에 휴대전화는 소지 불가다. 음식을 나누며 많은 대화를 나누라는 의도다. 실제 식사 시간에 휴대전화를 보는 선수는 없었다. 모두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떠들고 있었다. 포항 관계자는 "휴대전화가 필수인 지원 스태프를 제외하면 아무도 들고 오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늘 도전 과제를 당당하게 수행했다. 없는 선수를 전술로 극복하는 능력도 보여줬다. 그가 만들어가는 포항이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느냐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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