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섭의 MLB스코프] '투 트랙 전략' 밀워키, 쫓고 쫓기는 올해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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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창섭 칼럼니스트] 밀워키 브루어스에게 내셔널리그 중부지구는 안전지대였다. 기본 전력만 유지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보장됐다. 지난해 'ESPN'은 전문가 39명 중 32명이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 팀으로 밀워키를 예상했다.
ESPN은 밀워키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을 86.5%로 예측했다. LA 다저스(97.3%)와 토론토 블루제이스(90.8%) 휴스턴 애스트로스(87.7%)만이 밀워키보다 더 높았다. 밀워키의 전력을 높게 평가한 게 아니라 그만큼 밀워키가 유리한 지구에 속해 있다는 의미였다.
실제로 밀워키는 7월까지 지구 1위를 사수하면서 무난하게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는 듯 했다. 하지만 8월 이후 남은 60경기에서 29승31패로 주춤했다. 같은 기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39승21패를 질주하며 밀워키를 내리고 지구 1위에 등극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는 리그마다 와일드카드가 세 장이 되면서 포스트시즌 관문이 더 넓어졌다. 그러나 밀워키는 이 혜택도 누리지 못했다. 8월 이후 32승28패로 밀워키보다 좋은 성적을 거둔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한 경기차로 포스트시즌 막차를 탔다. 포스트시즌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여겼던 밀워키의 충격적인 탈락이었다.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도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2018 : 96승67패 .589 <NLCS 패배>
2019 : 89승73패 .549 <NLWC 패배>
2020 : 29승31패 .483 <NLWC 패배>
2021 : 95승67패 .586 <NLDS 패배>
2022 : 86승76패 .531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밀워키는 곧바로 데이빗 스턴스 사장에게 책임을 물었다. 2023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었던 스턴스는 만약 밀워키가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라갔다면 남은 계약을 해지하고 자유의 몸이 될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뉴욕 메츠가 데려갈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스턴스는 뉴욕 출신이다). 하지만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옵트아웃은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오히려 상임 고문 보직으로 물러나 구단 내 역할이 축소됐다. 그리고 스턴스의 좌천으로 공석이 된 사장직은 맷 아놀드 단장이 물려 받았다.
목표 달성에 실패한 팀들은 체질 개선을 이유로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 밀워키도 수뇌부를 교체하면서 칼을 빼들었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곳은 공격적으로 칼을 휘두르지 못했다. 자금력이 약한 팀 사정상 지출에 한계가 있었고, 이번에도 FA 영입은 매우 소극적이었다.
1. 웨이드 마일리 (1년 450만 달러)
2. 브라이언 앤더슨 (1년 350만 달러)
3. 저스틴 윌슨 (1년 100만 달러)
반면 트레이드 시장은 적극적으로 누볐다. 밀워키는 지난해부터 투 트랙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메이저리그 로스터를 보강하는 동시에 마이너리그 팜도 신경 쓰고 있다. 현재와 싸우는 컨텐딩과 미래를 준비하는 리빌딩을 함께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에 밀워키는 헌터 렌프로와 콜튼 웡을 각각 LA 에인절스와 시애틀 매리너스로 보내고, 즉시 전력감 제시 윙커를 비롯해 유망주들을 받아왔다. 또한 3각 트레이드를 통해 포수 윌리엄 콘트레라스를 수혈했다.
1. 제시 윙커 & 에이브라함 토로 (from 시애틀)
2. 윌리엄 콘트레라스 (from 애틀랜타)
3. 오웬 밀러 (from 클리블랜드)
4. 브라이스 윌슨 (from 피츠버그)
마운드보다 타선의 재구성에 더 시간을 투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압감을 주는 타자는 데려오지 못했다. 그나마 눈길을 끄는 타자가 콘트레라스다.
지난해 밀워키는 포수 공격력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빅터 카라티니와 오마 나바에스가 바닥을 쳤다(카라티니 95경기 타율 .199, 나바에스 84경기 타율 .206). 콘트레라스는 답답했던 포수 공격력을 개선할 수 있는 자원(97경기 타율 .278 20홈런). 밀워키 타선의 또 다른 고민인 좌투수 상대 성적도 인상적이다(통산 타율 .308 OPS .934). 풀타임 시즌에 대한 검증과 포수 수비는 물음표지만, 좌타자가 즐비한 밀워키 타선의 균형을 잡아줄 수 있는 우타자다.
밀워키 타선의 강점은 홈런, 약점은 정확성이었다. 팀 219홈런은 리그 2위, 전체 3위였다(뉴욕 양키스 254홈런, 애틀랜타 243홈런). 그러나 팀 타율 .235는 극심한 투고타저 현상을 감안해도 낙제점이었다(리그 평균 타율 .243). 3할 타자는 고사하고, 2할대 후반 타율을 기록한 타자도 없었다. 250타석을 넘긴 타자 12명 중 타율 1위가 렌프로였다(.255).
문제는 여기에 있다. 렌프로는 팀 내 홈런 3위 타자이기도 했다(29홈런). 강점은 강하게, 약점은 덜 약하게 만들어준 타자였다. 렌프로의 공백은 반드시 누군가 메워야 하는데, 지금으로선 마땅한 적임자가 보이질 않는다. 지난해 각성한 윌리 아다메스가 더 든든한 기둥이 되어줘야 하며, 잠재력이 있는 유망주들의 성장도 동반되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웡이 떠난 2루 자리를 노리는 브라이스 투랑이 주목된다. 지난해 트리플A 131경기 타율 .286 13홈런 34도루를 기록한 투랑은 뛰는 야구가 활성화되면 비장의 카드가 될 수 있다.
물론 의무적으로 해줘야 하는 선수는 따로 있다. 팀 내 유일한 고액 연봉자 크리스찬 옐리치다. 지난해 건강한 시즌을 보냈지만, 건강해서 성적은 더 당혹스러웠다(154경기 타율 .252 14홈런 19도루). 장타율 .383는 아무리 양보해도 납득하기 어려운 수치. 겨울 동안 야구를 떠나서 머리를 식혔다고 밝혔는데, 팬들의 화는 식혀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수비 시프트가 느슨해진 빈틈마저 공략하지 못한다면 옐리치의 반등은 기대를 접어야 한다.
밀워키의 자랑은 선발진이다. 2021년 사이영상 수상자 코빈 번스를 필두로 브랜든 우드러프와 프레디 페랄타, 에릭 라우어로 이어지는 상하위 선발이 탄탄하다. 올해도 선발진을 이끌어야 할 번스는 완전히 리그 에이스로 올라선 모습(12승8패 ERA 2.94, 202이닝). 하지만 번스를 제외한 나머지 선발투수들이 지난 시즌 부상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번스, 우드러프와 삼각편대를 구축해야 할 페랄타가 78이닝밖에 던지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플랜B도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 기존 선발진 의존도가 워낙 높다보니 다른 투수가 대체됐을 때 경기력 차이가 컸다. 임시 선발투수가 나왔던 35경기에서 팀 성적이 13승22패에 불과했다. 162경기 대장정에서 5선발 체제가 차질 없이 운영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올해는 부상 사태에 대비해 충격을 최소화하는 위기 관리 능력을 키워야 한다.
불펜은 재정비가 필요하다. 2년 전 혜성처럼 등장한 데빈 윌리엄스는 '두 얼굴의 사나이'가 됐다. 제구가 불안하다보니 기복이 심했다. 조시 헤이더 이적 후 22경기 9세이브 평균자책점 2.57로 준수했지만, 21이닝 동안 볼넷을 11개나 내줬다(9이닝 당 4.71볼넷). 마무리의 살얼음 피칭이 잦다보면 팀원들은 긴장감에 의한 피로도가 극심해진다.
윌리엄스에 앞서 투입될 중간투수들은 보직이 불분명하다. 밀워키에 와서 흔들린 맷 부시(25경기 ERA 4.30) 중책을 짊어지기엔 시기상조인 피터 스트젤레키(30경기 ERA 2.83)는 모두 애매한 부분이 있다. 게다가 당장 좌완 불펜이 호비 밀너뿐인 점도 걱정이다. FA 계약한 저스틴 윌슨은 작년 6월에 받은 토미존 수술에서 회복 중이며, 전천후 투수였던 애런 애시비도 어깨 부상으로 5월 중순에 돌아올 수 있다. 결국 크렉 카운셀 감독이 힘든 여건 속에서 기지를 발휘해 새로운 버팀목을 발굴해야만 한다.
크게 나아졌다고 말하기 힘든 겨울. 밀워키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세인트루이스와 시카고 컵스는 굵직한 영입들이 있었다. 세인트루이스를 쫓아가야 하지만, 컵스의 추격을 뿌리치는 것이 우선으로 보인다. 무작정 앞만 보고 달렸다가 뒤통수를 맞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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