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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퍼포먼스] 김연아 없었던 아이스쇼, 韓 피겨의 현실과 미래

작성일: 2016.06.05 06:42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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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올댓스케이트 아이스쇼에서 연기하고 있는 김연아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김연아(26)는 피겨스케이팅 역사에 큰 발자국을 남긴 것은 물론 아이스쇼가 한국에서 자리잡는 데 큰 소임을 했다.

김연아는 2006년 9월 국내에서 열린 아이스쇼(슈퍼 스타즈 온 아이스)에 처음 출연했다. 이후 2008년 2회, 2009년 2회 아이스쇼 무대에 섰고 2010년 2월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그해 4월과 7월 아이스쇼에 출연했다. 2010년 7월 지금의 올댓스케이트가 처음 열렸고 10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서 이 공연이 펼쳐졌다.

이후 김연아는 아이스쇼 무대에 8번(미국, 중국 공연 포함) 나섰다. 김연아의 아이스쇼가 열릴 때 1만 여명에 가까운 관중이 공연장을 찾았고 열기는 뜨거웠다.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을 마친 그는 그해 5월 열린 올댓스케이트2014에서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그가 은퇴하면서 정점에 올랐던 한국의 피겨스케이팅 열기는 점점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올댓스케이트 아이스쇼가 열리지 않았다.

올해 이 공연은 다시 개최됐다. 이번에는 김연아 없이 치러졌다. 장소는 1만여 명이 들어올 수 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 체조경기장 대신 4천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목동 아이스링크였다. 김연아의 빈자리는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미래를 책임질 꿈나무들과 미국 피겨스케이팅의 간판 애슐리 와그너(25) 그리고 소치 동계 올림픽 남자 싱글 동메달리스트인 데니스 텐(23, 카자흐스탄) 등 해외 스케이터가 메웠다.

▲ 2015년 나는 대한민국이다 행사에서 김연아(가운데) 임은수(오른쪽) 안소현 ⓒ 한희재 기자

김연아가 떠난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열기, 적지 않은 시간 필요

사실 이번 공연을 바라보는 주위의 우려는 적지 않았다. 아이스쇼 흥행을 책임질 김연아가 출연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연아가 없는 공연이 국내 팬들에게 얼마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이번 공연은 메인 스폰서 없이 진행됐다. 김연아가 출연했던 공연과 비교해 여러모로 상황과 형편 그리고 관심에서 큰 차이가 났다. 4일 열린 올댓스케이트2016을 찾은 관중은 2800여 명이었다. 김연아가 출연한 아이스쇼가 8천여 명에서 9천 여명의 관중을 모은 점을 생각할 때 차이가 있었다.

김연아가 은퇴하면서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미래를 위한 고민은 많았다. 예상대로 현실은 냉정했고 김연아 이후 국제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은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지난 3월 미국 매사추세츠 보스턴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최다빈(16, 수리고)은 159.92점으로 14위, 박소연(19, 단국대)은 154.24점으로 18위에 올랐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 국가에 두 명의 선수가 출전하면 두 선수의 최종 순위 합계가 '28' 이하면 다음 해 대회 출전권이 2장이 된다. 한국 여자 싱글은 최다빈과 박소연의 최종 순위 합계가 '30'에 그쳤다. 2017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한국 여자 싱글 출전권은 1장이 주어진다. 

▲ 올댓스케이트2016 1회 공연에서 연기하고 있는 유영 ⓒ 올댓스포츠 제공

유영-임은수 유망주들의 가능성 확인할 수 있었던 무대

김연아의 빈자리를 대신한 이는 유영(12, 문원초)과 임은수(13, 한강중) 등 피겨스케이팅 꿈나무들이었다. 두 선수는 1회 공연에서 어린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표현력을 보여 줬다. 유영은 소품으로 들고 나온 의자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임은수도 처음 서는 아이스쇼에서 농익은 표정 연기와 표현력으로 관중들의 갈채를 받았다.

유영은 지난 1월 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만 11세에 한국 챔피언에 오른 그는 지난 3월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린 컵 오브 티롤에서 우승했다.

임은수는 2월 동계체전 여자 초등부 A조에서 경쟁자인 유영과 김예림(13, 도장중)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시즌을 마친 이들은 오는 2016~2017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점프를 비롯한 기술 훈련은 물론 표현력과 스케이팅 스킬에 많은 공을 들인 흔적이 이번 아이스쇼에서 나타났다.

유영은 "한 달 정도 갈라쇼를 준비했다. 아이스쇼는 처음이었는데 어느 정도 적응한 것 같다. (김)연아 언니는 떨지 말고 잘하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와그너는 "유영의 경기를 동영상으로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영은 귀엽고 실력이 대단한 선수"라며 "한국의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을 보니 자극이 된다"며 칭찬했다.

유영과 임은수 그리고 김예림은 가능성을 비쳤지만 아직 수많은 국제 대회를 앞두고 있다. 임은수와 김예림은 올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데뷔를 앞두고 있고 유영은 다음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도전이 가능하다.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려면 인내심이 필요한 시기다.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미래를 위해 어린 선수들의 성장과 발전에 힘을 실어 주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냉정한 현실을 되짚어 보는 점도 필요하다. 김연아가 떠난 뒤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열기는 자연스럽게 떨어졌고 현실의 온도는 빙판만큼 차가웠다. 김연아의 그늘을 벗어나 새로운 활로를 찾아가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다.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미래는 여전히 멀지만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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