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WBC 역대 최악 순위… 10년째 참사 타령, 이제 '변방 야구' 인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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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어쩌면 몇몇 대회의 호성적에 따른 달콤함에서 깨지 못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2006년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호성적, 그리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은 우리로 하여금 ‘이제는 야구 강국’이라는 자부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2013년 WBC에서 네덜란드에 발목이 잡혔을 때까지만 해도 단순히 ‘방심에 따른 패배’라는 인식이 있었다. 2015년 프리미어12에서의 우승으로 2013년 악몽이 잊힌 부분도 있다. 그런데 2017년 WBC, 그것도 안방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1승2패로 탈락했고 2020년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에서는 6개 팀 중 4위에 머물렀다. 한국 야구는 내리막이 확실했다.
그런데도 2023년 WBC를 임하는 대회 분위기는 ‘그래도 한국은 야구 강국’이라는 착각 속에서 시작됐다. 조 최강자이자 라이벌인 일본에는 한 수 접고 들어가면서도, 호주나 체코 등 다른 나라들보다는 우리가 ‘우위’라는 약간의 자만도 분명히 있었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못해도 8강은 갈 것, 8강에서 상대를 잘하면 4강전이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로 갈 수 있다는 희망 섞인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2023 WBC는 우리에게 ‘한국은 더 이상 야구 강국이 아니다’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회였다. 일본에는 참패했다. 사실상 게임이 안 됐다. 여기에 호주에도 7-8로 역전패하며 결국은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야구 변방으로 생각했던 체코와 경기에서도 확실한 압도는 없었다. 이미 탈락이 확정된 이후 치른 중국과 경기에서 대승은 빛을 발했다.
한국은 가장 대회 수준이 높다는 WBC에서 10년째 실패하고 있다. 참사가 세 번인데, 이 정도면 이제는 불운이 아닌 실력이라고 받아 들여야 한다. 한국은 2013년 WBC에서 16개 팀 중 9위, 2017년 WBC에서 16개 팀 중 11위를 기록했다. 아직 대회가 다 끝나지는 않았지만 이번 20개 팀 중에서 11위 이하를 기록할 확률도 높다. WBC 역사상 최악의 대회로 기억될 전망이다.
가장 약한 상대들이 모였다는 B조에서 그랬다. 미국에서 치르는, 메이저리거들이 득실대는 C‧D조까지 가지 않더라도 A조도 B조보다는 수준이 높았다. 대회 준비에서의 불운은 우리가 자초한 측면도 있다. 변명의 여지도 없었다.
발전은 인정에서 시작한다. 이제 한국은 더 이상 ‘야구 강국’이 아니다. WBC에서의 순위만 놓고 보면 이제 변방에 더 가깝다. 강국들과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더 벌어지고 있고, 호주와 체코의 사례에서 보듯이 우리보다 한참 뒤에 있었던 나라들이 매섭게 추격하고 있음을 실감했다. ‘그래도 우리가 WBC 4강도 갔는데, 올림픽 금메달도 땄는데’라는 안일한 인식이 남아있다면 이들에게도 추월 당하는 건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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