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 무조건 뽑아야 합니다’ 한화의 그때 그 선택, 내야가 기분 좋게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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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2023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던 한화는 예상대로 파이어볼러 서울고 김서현을 지명한 뒤 그 다음 전략을 가다듬고 있었다. 그리고 한화의 2라운드, 즉 전체 11순위 지명자는 북일고 출신 내야수 문현빈(19)이었다.
중학교 시절부터 야구를 잘하는 선수였다. 고등학교 성적도 아주 좋았다. 2루수, 유격수로 모두 성장할 수 있는 재능을 갖췄다. 다만 2라운드 11순위에서 뽑힐 만한 선수인지에 대해서는 약간의 논란이 있었다. 2라운드 후반, 3라운드 초반이라면 누구나 인정할 텐데 한화는 11순위 픽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화는 망설임이 없었다.
이 상황에 대해 한화 관계자는 “2라운드에서 문현빈을 지명하지 못하면 3라운드에서 뽑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무조건 뽑는다는 분위기였다. 실제 2라운드 중‧후반에서 문현빈 지명을 노리고 있었던 몇몇 팀들이 한화의 예상보다 빠른 지명에 허탈해 했다는 후문이다. 그냥 순번이 돼서 지명한 게 아니라, 한화는 이 내야수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 확신은 프로 경력 시작부터 잘 드러나고 있다. 애리조나와 오키나와 캠프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는 집중적인 시험을 거쳤고, 16타수 5안타(.313)를 기록하며 좋은 콘택트 능력을 선보였다. 오키나와 캠프 막바지가 되자 이 신인 내야수들은 팬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선수 중 하나가 됐다.
시범경기에서도 그 기세가 이어진다. 문현빈은 14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와 시범경기에 선발 2번 2루수로 출전했다. 골드글러브 수상자인 정은원의 타순과 자리를 그대로 대체한 것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의 실험 의지를 확고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활약도 좋았다. 경기 막판까지 그라운드에 남아 2안타 2득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드러냈다.
1회 첫 타석부터 내야안타를 뽑았다. 중견수 방면으로 빠져 나가는 타구를 유격수 김도영이 다이빙으로 건져내긴 했지만 송구까지 이어 가기에는 문현빈이 벌써 1루에 다가가고 있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깨끗한 우전안타를 뽑으며 관중석에 모인 팬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두 안타 모두 외국인 투수인 아도니스 메디나를 상대로 터뜨린 것이라 의미가 깊었다.
6회에는 김선빈의 타구가 좌중간에 떴는데 이를 정확한 타구 판단과 빠른 발로 쫓아가 잡아내는 호수비도 선보였다. 이날 문현빈의 플레이에 대전 팬들은 큰 박수를 아끼지 않으며 신인의 입단을 축하했다.
한화 2루에는 정은원이라는 확실한 주전 선수가 있다. 문현빈이 당장 밀어내기에는 꽤 큰 나무다. 고교 시절 김민준(SSG)이 있어 주로 2루로 뛰었던 만큼 현재 팀의 가장 큰 취약점인 유격수로 이동하는 건 조금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래도 수베로 감독은 외야 기용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등 문현빈을 어떤 식으로든 활용하려는 계획을 세우는 양상이다. 개막 엔트리 진입에도 청신호가 들어왔다.
수베로 감독은 “문현빈에게 캠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웃으면서 “정은원도 굉장히 잘하고 있다”고 했다. 정은원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어리기 때문에 이 선수가 팀의 어떤 부분을 도와줄 수 있는지도 고려하고 있다. 문현빈의 수비적인 것도 계속 끝까지 지켜보겠다”면서 “유격수도 문현빈에게는 낯선 곳이 아니다. 경험이 있었던 포지션이다”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화 내야가 꽤 기분 좋게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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