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현대 허병길 대표이사와 김상식 감독을 성토하는 팬들.
▲ 전북 현대 허병길 대표이사와 김상식 감독을 성토하는 팬들.
▲ 전북 현대 허병길 대표이사와 김상식 감독을 성토하는 팬들.
▲ 전북 현대 허병길 대표이사와 김상식 감독을 성토하는 팬들.

 

 

[스포티비뉴스=전주, 이성필 기자] 사상 초유의 보이콧 아닌 보이콧 응원이 경기장을 수놓았다.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5라운드 전북 현대-포항 스틸러스전에는 기이한(?) 광경이 펼쳐졌다. 

경기 시작 전까지는 통상적인 박수와 격려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선수들이 버스를 타고 내리는 본부석 통로에도 팬들이 모여 응원과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 시작을 위해 선수들이 입장하면서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팬들이 현수막을 펼치며 허병길 전북 대표이사 겸 단장과 김상식 감독을 향한 성토를 쏟아냈다. 

이날 1백 경기 출전 시상을 한 정민기 골키퍼와 기념사진을 찍는 허 대표를 향해 "나가라고"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난해부터 허 대표가 구단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다는 것이 팬들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선수들이 입장한 뒤에는 북쪽과 본부석에 현수막이 대거 펼쳐졌다. '전북다움 없는 무능한 수장들', '세대교체보다 절실한 감독&대표 교체', '허병길 OUT' 등 강렬한 문구가 쏟아졌다. 

응원전도 없었다. 김정훈 골키퍼가 다가와 인사하자 박수를 쳐주거나 결정적인 슈팅 장면에서 탄성은 있었던 것이 전부다. 포항 원정 팬들의 목소리만 공기를 타고 흘러갔을 뿐이다. 

오히려 과거 전북을 이끌었던 최강희, 모라이스 등 전직 사령탑이나 2000년대 중반부터 구단을 반석 위에 올려놓는 경영 능력을 보여줬던 이철근 전 단장, 백승권 전 단장의 이름을 연호하는 응원이 있었다. 전반 16분 류재문의 골이 터져 이정표 장내 아나운서가 골 넣은 선수가 누구냐 물어도 작은 목소리만 있었을 뿐이다. 

전북 팬들은 직접적인 의사 표시에 능한 편이다. 과거 최강희 감독 부임 초기에도 거친 말이 오갔다. 그래도 어느 정도의 존중과 선이 있었고 이를 버틴 최 감독은 숱한 우승을 이끌며 명장으로 떠올랐다. 이 전 단장과는 완벽한 콤비였다. 팬들과의 소통도 능했다. 

그렇지만, 현재 모습은 소통의 부재가 얼마나 큰 것인지 보여주는 비극처럼 인식된다. 승부와 관계 없이 해결이 쉽지 않은 고민의 전주성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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