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리그 데뷔전에서 좋은 구위를 선보인 숀 앤더슨 ⓒKIA타이거즈
▲ KBO리그 데뷔전에서 좋은 구위를 선보인 숀 앤더슨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지난해와 달리 구위형 투수를 찾기 위해 외국인 투수 시장을 부지런히 누빈 KIA는 숀 앤더슨(29)의 강속구에 기대를 걸었다. 위압감이 있는 폼에서 시속 150㎞를 무난히 던질 수 있는 투수였다.

구위는 특별히 의심할 것이 없었다. 스프링캠프부터 몸을 잘 만들었고, 오키나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까지 순조롭게 올라오는 컨디션을 과시했다. 시범경기 3경기에서도 15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20으로 잘 던졌다. KIA가 여러 좋은 투수들을 제쳐두고 앤더슨을 개막전 선발로 낙점한 건 다 이유가 있었다.

앤더슨은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했다. 6⅔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비교적 무난하게 경기를 마쳤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으나 첫 경기와 개막전의 중압감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투구 내용이었다.

이날 앤더슨은 최고 153㎞의 강속구(SSG 전력분석 기준)를 던졌다. 패스트볼 대다수는 140㎞대 후반에서 150㎞대 초반이 찍혔다. 분명 구속 자체는 위력적이었다. 다만 많은 삼진을 잡아내지는 못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헛스윙보다는 콘택트 비율이 높았다. 앤더슨의 컨디션이 100%가 아닌 부분은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타이밍을 잡기에 용이한 구종 분포를 가지고 있었던 점은 주목할 만하다.

앤더슨은 이날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졌다. 커브로 보이는 구종도 있기는 했지만 많지는 않았고 역시 주무기는 슬라이더였다. 그런데 슬라이더의 구속도 140㎞ 정도로 빠른 편이었다. 체인지업 또한 130㎞대 중‧후반에서 형성됐다.

각 구종들의 궤적이 다르기는 하지만, 그래도 비슷한 구속이라 SSG 타자들로서는 빠른 쪽에 포인트를 맞추고 타석에 들어서는 양상이었다. 느리거나 혹은 떨어지는 구종 하나가 있으면 머릿속을 더 복잡하게 할 수 있었겠지만, 앤더슨은 개막전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빠른 공과 개막전임에도 불구하고 7회까지 마운드에 오르는 스태미너, 제구가 되는 수준급의 슬라이더까지는 모두 보여줬다. 1선발의 자격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에이스로 가기 위해서는 한 번의 업그레이드가 더 필요하다. 앤더슨이 진면모를 보여주며 그 모습을 점차 찾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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