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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서 뛰는 것"…빗속 혈투에 줄부상, 강행만이 답일까

작성일: 2023.04.07 06:4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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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내리는 잠실야구장 ⓒ 곽혜미 기자
▲ 비 내리는 잠실야구장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수영장에서 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더라고요."

오재원 SPOTV 해설위원은 5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그라운드를 직접 손으로 짚어본 뒤 구단 관계자들에게 우려를 표했다. 4일 저녁부터 5일까지 종일 비가 내린 여파로 그라운드 컨디션이 진흙탕과 다름없었다. 오 위원은 지난해 은퇴 전까지 두산 베어스 소속으로 잠실야구장을 20년 가까이 누볐는데, 내야수 출신인 만큼 잠실야구장 그라운드 컨디션을 누구보다 잘 알고 또 꼼꼼히 살피는 선수로 유명했다.  

한 관계자는 "오재원 위원이 그라운드를 직접 짚어보더니 '수영장에서 뛰는 것과 다름없다'고 하더라. 비가 와서 그라운드 사정도 좋지 않고, 날도 쌀쌀해 선수들 부상 위험이 높아 걱정되더라. 관중들 역시 날씨 탓에 관람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런데도 잠실은 경기를 강행했다. 비가 조금 잦아들었을 뿐, 계속해서 비 예보가 있었는데도 경기를 개시했다. 수원(KIA-kt전)과 인천(롯데-SSG)은 일찍이 우천 취소를 결정한 상태였다. 잠실도 상황이 별반 다르진 않았으나 두산과 NC 선수들은 경기를 준비해야 했다. 

그 결과 부상자가 속출했다. NC 내야수 박민우가 경기 초반 주루 플레이 과정에서 햄스트링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 주루 플레이 도중 부상은 그라운드 사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날씨 영향이 없다고 보기 어려웠다. 외야수 김성욱 역시 이날 경기를 마치고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했다. NC는 결국 6일 잠실 두산전에서 주축 타자인 박민우와 김성욱을 모두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한 채 경기를 치러야 했다. 

강인권 NC 감독은 박민우와 김성욱의 부상 소식을 전하면서 "너무 기온이 떨어져서 조금 염려가 되는 점이 많이 있다. 계속 추웠으면 모르겠는데, 날씨가 좋다가 기온이 떨어져 걱정이 된다"며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고충이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6일 경기 역시 빗속에서 강행됐다. 이틀 내내 내린 비로 그라운드는 여전히 질퍽했고, 저녁 7시를 기점으로는 선수들의 유니폼이 다 젖어 안에 받쳐 입은 옷이 다 비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다. 타석에 선 선수들의 헬멧에서도 빗물이 뚝뚝 떨어졌고, 날이 추운 탓에 선수들의 몸에서 김이 나는 것도 중계방송 화면에 그대로 잡혔다. 같은 기상 상황에 이날도 인천과 수원은 우천 중단 뒤 경기 취소를 결정했지만, 잠실은 중단 없이 경기를 끝까지 진행했다. 

결국 또 부상자가 나왔다. 두산 포수 양의지가 4회 주루 플레이 과정에서 전력 질주를 하다 왼쪽 대퇴부 근육이 당기는 증상을 느껴 교체됐다. 7회에는 투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주는 장면도 나왔다. 두산 투수 최지강이 투구 과정에서 마운드가 질퍽해 밸런스가 흔들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최지강에서 박치국으로 투수가 교체되고 심판진이 그라운드 관리팀에 마운드 정비를 요청했을 정도였다. 

궂은 날씨 탓에 관중들의 발길도 뚝 끊겼다. 두산은 지난 1일과 2일 롯데 자이언츠와 홈 개막시리즈에서 이틀 연속 2만3750석 매진을 기록하는 관중 동원 능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5일은 2170명, 6일은 3724명 동원에 그쳤다. 원래 주말보다는 평일 경기 관중 수가 더 적은 편이지만, 쌀쌀한 날씨에 비까지 맞으며 경기를 관람하려는 관중은 그리 많지 않았다. 

선수들도 선수들이지만, 관중들도 빗속에서 추위와 싸워야 했다. 두산 내야수 양석환이 6일 경기를 마치고 팬들에게 "정말 추운 날 많은 응원을 해 주셔서 감사하다. 집에 가셔서 감기 안 걸리게 관리를 잘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을 정도였다. 

개막부터 우천 취소 결정을 남발하는 것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경기력에 지장을 주고, 선수들이 다칠 정도로 그라운드 사정과 날씨가 좋지 않다면 경기를 강행하는 것만이 답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틀 연속 고개를 갸웃하게 한 잠실의 경기 강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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