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에서 강한데, 만루를 안 보면 안 되겠니… 이의리의 가능성, 분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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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주자가 꽉 들어차 있는 주자 만루 상황은 투수에게나 타자에게나 긴장이 되는 상황임은 분명하다. 기량은 물론 이 긴장감을 지배하는 자가 승리하게 되어 있다. 막으면 수비 팀의 분위기가 살고, 치면 공격 팀의 분위기가 끓어오른다.
이의리(21‧KIA)는 그 만루에서 굉장히 강한 선수다. 긴장감을 못 이기고 와르륵 무너지는 선수도 있는데 이의리는 그 반대다. 24일까지 이의리의 통산 만루시 피안타율은 0.154에 불과하다. 피출루율은 0.200, 피장타율은 0.179로 아주 좋은 편이다. 이의리를 상대로 만루에서 안타를 치고 나가고, 특히 장타를 치며 대량 득점에 성공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와 경기에서도 만루 상황에서 선전했다. 2회에는 도태훈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며 실점하기는 했지만 박세혁을 병살타로 잡아내고 추가 실점하지는 않았다. 4회에도 2사 만루에서 천재환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한숨을 돌렸다.
이날 4이닝 동안 87개의 공을 던지며 허용한 주자는 총 9명. 피안타가 5개, 4사구가 4개였다. 계속해서 아슬아슬한 흐름이 이어졌던 셈이다. 그러나 6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등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준 끝에 실점은 1점으로 막았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여전히 1점대(1.99)다.
그러나 자꾸 만루에 가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이닝 소화가 적다. 이의리는 이날까지 5차례 선발 등판했지만 소화 이닝은 22⅔이닝으로 적다. 경기당 5이닝이 채 안 된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없다. 피안타율이 0.159로 낮은데, 이닝당출루허용수(WHIP)가 1.61에 이르는 건 역시 볼넷 때문이다. 이의리의 고질병이고 아직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장기적인 호흡을 가져야 할 문제로 보인다.
다만 1회에는 이의리가 앞으로 만루 상황을 자주 만들지 않을 가능성이 엿보이기도 했다. ‘1회처럼만 던지면’ 그렇다. 세 타자를 깔끔하게 정리한 결과 때문만은 아니다. 몸쪽 승부다.
이의리는 올 시즌 유독 우타자 상대 몸쪽 승부에 고전하고 있다. 패스트볼이 우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크게 빠지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몸쪽 공의 비율이 낮다. 타자들은 일단 확률이 적은 몸쪽을 버리고, 존을 반으로 잘라 바깥쪽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1회는 그렇지 않았다. 천재환을 상대로 과감하게 몸쪽 패스트볼(149㎞)을 던져 힘 없는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어 박건우를 상대로도 역시 몸쪽 꽉 찬 패스트볼(149㎞)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천재환 박건우 모두 몸쪽 공에 대처가 안 됐다.
이런 모습만 꾸준하게 보여준다면 이의리는 피안타율에서 볼 수 있듯이 리그를 지배하는 선수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지금 문제점은 이의리와 KIA도 잘 알고 있다. 이 숙제를 풀어가는 과정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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