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잊고 있었던 42억 현금의 맛… SSG 2루수 역사가 다시 쓰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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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계속된 내부 육성에도 불구하고 2루의 떨어지는 공격력에 고민하던 SSG는 2021년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지갑을 열었다. 2루수로서 정상급 장타력을 갖춘 최주환(35)에 4년 총액 42억 원을 썼다.
2루 고민이 단번에 사라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수비에서는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공격, 특히 일발 장타 생산에서는 이미 검증이 된 선수였다. 두산 소속으로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도 2018년 26개의 홈런을 쳤던 경력이 반짝반짝 빛났다. 이적 직전 시즌이었던 2020년에도 140경기에서 타율 0.306, 16홈런, 88타점을 기록했다. 적어도 공격 걱정은 더 없을 것 같았다.
첫해 활약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2021년 부상 탓에 116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18개의 홈런을 쳤다. 와이번스-랜더스 프랜차이즈 역사상 단일 시즌 2루수 최다 홈런이었다. 건강하게만 뛰면 더 많은 홈런이 나올 것도 같았다. 하지만 지난해는 시즌 직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며 준비를 망쳤고, 이 여파가 시즌 중반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성적은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시즌 막판과 한국시리즈에서 나름대로 공헌했다. 팀도 최주환의 부진을 메우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나쁜 기억은 어느 정도 떨쳐낸 채 새 시즌에 임할 수 있었던 건 다행이었다. 비시즌 동안에는 누구보다 열심히 땀을 흘렸다. 기본적인 기술 훈련은 물론 혹독한 육상 훈련까지 병행하며 하체를 탄탄하게 하고 체중을 감량했다.
그런 최주환은 시즌 초반 “올해 성적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몸 상태는 정말 좋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SSG가 최주환을 쇼핑할 때 가장 기대했던, 그리고 2021년 팬들이 ‘이맛현’을 외치며 가장 즐거워했던 그 장타가 다시 터져 나오고 있다.
최주환은 1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경기에 1회 시작부터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NC 선발 신민혁의 8구째 바깥쪽 체인지업을 툭 받아쳤는데 이게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맞는 순간에는 뜬공처럼 보였던 타구가 생각보다 더 뻗어 홈런이 됐다는 것은, 최주환의 단단한 하체와 좋은 중심 이동을 상징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최주환은 5회에는 특유의 호쾌한 스윙으로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추가하는 등 이날 3안타 맹활약을 펼쳤다.
확실히 타구의 질이 좋아졌다. 지난해는 잘 맞은 타구는 우측 파울 라인을 벗어나는 ‘대형 파울 홈런’이 되기 일쑤였다.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오는 타구는 힘없이 뜨거나 땅볼이 됐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제대로 잡아당긴 타구가 파울이 아닌 홈런으로 이어지고 있고, 그 결과 장타율이 급증했다.
최주환은 16일까지 34경기에 나가 타율 0.278, 6홈런, 1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34를 기록 중이다. 경력에서 순출루율이 높은 선수가 아님을 고려할 때, 결국 OPS의 상승은 장타율이 이끌고 있다. 최주환의 장타율(.508)은 2021년(.429)은 물론 2020년(.473)보다도 높고, 자신의 최고 시즌이었던 2018년(.582)에 이어 경력에서 가장 좋은 수치다. 2018년은 타고투저가 극대화됐던 시즌, 반대로 올해는 투고타저 양상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더 긍정적이다.
건강하게만 뛴다면 2021년 아쉽게 달성하지 못한 구단 첫 ‘2루수 20홈런’도 가능해 보인다. 현재 최주환의 홈런 페이스는 23개가 넘는다. 한 번 장타가 나오면 그 감이 폭발하는 유형인 선수인 만큼 몰아칠 때 바짝 몰아치면 20홈런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어느 때보다 건강한 몸과 다부진 의지를 가지고 있는 최주환이기에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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