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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처 홈런→홈스틸→배짱 송구… KIA의 순간을 지배하는 백업 선수

작성일: 2023.05.18 08:15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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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29일 잠실 LG전에서 홈스틸 이후 포효하는 김규성 ⓒKIA타이거즈
▲ 4월 29일 잠실 LG전에서 홈스틸 이후 포효하는 김규성 ⓒKIA타이거즈
▲ 4월 16일 광주 NC전에서 3점 홈런을 터뜨리는 김규성 ⓒKIA타이거즈
▲ 4월 16일 광주 NC전에서 3점 홈런을 터뜨리는 김규성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종국 KIA 감독은 올 시즌 내야 1번 백업 선수로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김규성(26)을 뽑는다. 여러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 수 있어 활용도가 크다는 것이다. 김 감독이 경기 중‧후반을 믿고 맡기는 선수 중 하나다. 신뢰가 컸고, 그래서 항상 1군 엔트리에 있었다. 

다만 김규성은 지난해에도 이 임무를 수행했다. 달리 말하면, 지난해 이맘때보다 앞으로 나아가거나 KIA 내야진의 판도가 근본적으로 바뀐 것은 없다는 점을 의미한다. 김규성은 지난 비시즌 동안 호주 질롱코리아에서 다녀왔고, 이 과정에서 타격과 장타력이 나아지며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주전 구도는 굳건했다. 유격수에는 박찬호, 2루수에는 김선빈이라는 확실한 주전들이 있었다. 3루는 김도영 류지혁의 경합만으로도 빈틈이 작아 보였다. 

하지만 김규성은 개막 엔트리에 승선한 뒤 단 한 번도 2군에 가지 않았고, 나갈 때마다 뭔가 강한 인상을 남긴 플레이를 여럿 해냈다. 김규성은 올 시즌 팀이 치른 33경기 중 25경기 출전에 소화한 타석은 33타석이 전부다. 타율은 0.167로 어디에 자랑할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출전 시간 이상의 강한 임팩트를 남기고 있는 건 분명하다. 

올 시즌 선발로 나선 경기는 거의 없지만, 나간 날 한 건을 했다. 4월 26일 NC와 경기에서 2회 3점 홈런을 치며 팀이 승기를 잡는 데 크게 기여했다. 0-0으로 맞선 2회 KIA는 소크라테스의 안타와 황대인의 몸에 맞는 공으로 기회를 잡았고 주효상이 우전 적시타를 치며 선취점을 뽑았다. 여기서 김규성이 우측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때려 순식간에 4-0으로 달아났다. NC로서는 9번 타자에 맞은 홈런이라 충격이 컸고, KIA는 결국 6-0으로 이겼다.

4월 29일 잠실구장에서는 대주자로 들어가 홈스틸에 성공하며 시리즈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오는 활약을 펼쳤다. 5-3으로 앞서 있지만 승리를 확정하기 위해 1점이 절실했던 9회 2사 만루. 3루 주자 김규성이 점차 보폭을 넓히더니 상대 투수 함덕주의 투구 타이밍을 완전히 뺏어 홈으로 쇄도하기 시작했다. LG 배터리가 뒤늦게 이를 알아차리고 대처했지만 김규성이 먼저 홈을 쓸고 지나갔다. 김규성의 포효는 이날 KIA의 승리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남았다.

17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수비에서 좋은 플레이를 했다. KIA는 3회부터 4점을 뽑았고 이후 추가점도 착실히 나오며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7-3으로 앞선 9회 안타와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하더니 박찬호의 실책 뒤 피렐라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7-6, 1점차까지 쫓겼다.

▲ 김규성은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필요한 중반 이후로는 더 많은 출전 시간이 예상된다 ⓒKIA타이거즈
▲ 김규성은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필요한 중반 이후로는 더 많은 출전 시간이 예상된다 ⓒKIA타이거즈

여기서 구자욱의 강한 타구가 2루수 김규성을 향했다. 잡는 것은 크게 어려움이 없었지만, 이 플레이에서 칭찬할 만한 대목은 그 다음이었다. 2루 주자 피렐라가 스타트를 끊은 상황에서 김규성은 1루가 아닌 3루를 선택해 피렐라를 잡아냈다. 2사 3루가 될 것이 2사 1루가 됐다. 삼성의 추격 분위기가 차갑게 식는 순간이었다.

2사 3루와 2사 1루는 1점차 승부에서 배터리에게 주는 압박감이 다르다. 당장 폭투 하나가 동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까닭이다. 김규성의 판단이 좋았다. 보통 이 상황에서는 송구 거리가 가까운 1루를 선택하는 게 선수들의 본능이다. 3루는 송구 거리가 멀어 1루만큼의 정확도를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김규성은 과감하게 3루에 던졌고, 이날 삼성의 역전 확률을 확 깎았다. 자신이 있기에 가능한 플레이였다.

지금은 백업이고, 경기에서 한 타석을 얻는 게 힘든 위치지만 김규성은 KIA 전력 구상에서 분명히 중요한 임무를 가지고 있는 선수다. 베테랑 김선빈은 체력 관리가 필요하다. 김종국 KIA 감독도 지난해 김선빈의 출전 시간은 안배하는 경향이 있었다. 뛰는 선수라 체력 소모가 많은 박찬호도 그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주전 선수들이 시즌을 조금 더 생생하게 완주하려면 백업 선수들이 그 휴식 시간을 뒷받침하는 게 필요하다. 김규성은 김종국 감독의 말대로 ‘1순위 선수’다. 제한된 출전 시간에서 자신의 입지를 굳히고 확대하는 활약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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