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랙] LG 포수 홈런왕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았다… 도대체 3년간 무슨 훈련을 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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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올 시즌 홈런 부문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름들이 순위표를 주도하고 있다. 그간 KBO리그를 대표했던 거포들이 부진 및 부상으로 잠시 주춤한 가운데 새로운 이름들이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그중 꼭대기에는 박동원(33‧LG)의 이름이 있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올 시즌을 앞두고 LG로 이적한 박동원은 24일까지 시즌 42경기에서 타율 0.269, 10홈런, 2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2의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다. 홈런 부문에서 1위, OPS에서도 리그 선두를 다툰다. 타율은 약간 떨어지지만 36개의 안타 중 절반에 가까운 17개가 장타(홈런 10개‧2루타 7개)인 덕이다.
이전부터 힘은 좋은 포수로 평가받았다. 일발 장타에 한해서는 다른 포수들이 부럽지 않았다. 그래도 포수라는 한계가 있고, 여기에 박동원의 새 보금자리는 국내에서 가장 드넓은 외야를 자랑하는 잠실이다. 그런데 박동원은 시즌 초반 이 제약을 보란듯이 깨뜨리고 있다. 잠실도 박동원의 힘을 막을 수는 없다. 10개의 홈런 중 6개가 잠실, 그리고 2개가 홈런을 치기 까다로운 사직에서 나왔다.
박동원은 올 시즌 전 두 자릿수 홈런을 친 시즌이 7번에 이른 선수다. 홈런을 치는 게 이상한 선수는 아니다. 그런데 갈수록 페이스가 오름세를 그리는 건 특이하다. 박동원은 2020년까지 두 자릿수 홈런을 5회 기록했지만, 한 시즌 최다 홈런은 넥센 소속이었던 2015년과 2016년 14개였다. 거포의 숫자는 아니었다. 그런데 2021년 22개의 홈런을 때리더니, 지난해에도 18개의 홈런을 더했다. 올해는 2021년 개인 기록을 깰 기세다.
홈런은 기본적으로 강한 타구를 전제로 한다. 타구가 약하면 당연히 먼 거리를 날려 보낼 수 없다. 그런데 타구 속도가 그렇게 극적으로 오른 건 아니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전체 타구 중 집계된 타구의 평균 속도는 시속 139.4㎞였다. 2021년은 142.2㎞, 올해는 142.8㎞다.
타구 속도가 오르기는 했지만 갑자기 가팔라진 홈런 페이스를 모두 설명하기는 역부족이다. 궁극적인 비밀은 발사각에 숨겨져 있다. 홈런은 빠른 타구 속도에 적당한 수준의 발사각이 있어야 완성된다. 아무리 잘 맞아도 너무 고각으로 치솟으면 외야로 치솟고, 낮은 각도면 땅볼이 되기 마련이다. 이에 박동원은 꾸준히 발사각을 높이려고 노력했다.
박동원은 훈련의 배경으로 ‘많은 땅볼’에 고민했다고 했다. 타구 속도는 충분히 빠른데, 공을 띄우지 못하니 내야수 정면으로 가거나 수비 범위에 걸린 것이다. 박동원은 “그때는 잘 맞았는데 정면으로 가는 땅볼이 너무 아쉬웠다. 이게 조금만 뜨면 안타가 될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 결국에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많이 치는 게 안타 확률이 가장 높다고 배웠다. 그런 수치에 가기 위해서 생각을 조금 바꿨던 것 같다”고 3년 전을 회상했다.
즉, 박동원의 변화는 홈런을 많이 치려고 했던 게 아니라 땅볼을 줄이려는 노력에서 시작됐다. 박동원은 “발사각을 높이기 위해 연습을 조금 많이 했다. 3년 전부터 훈련 방법을 좀 하고 있던 게 좋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조금 더 구체적인 포인트는 오른손이었다. 박동원은 “손목을 좀 많이 안 쓰려고 한다. 맞을 때 (오른쪽) 손목이 많이 들어가면 갈수록 스윙이 갈 수 있는 길이 짧아지기 때문에 땅볼이 많이 나온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땅볼을 안 칠 수 있을까 연구도 많이 했고, 연습 방법도 많이 배웠다”고 했다.
그 결과 박동원의 발사각은 비약적으로 높아지기 시작했다. 2020년 박동원의 평균 타구 발사각은 7도에 불과했다. 홈런도 있었지만, 많은 땅볼이 이 평균을 크게 깎은 것이다. 그런데 훈련을 한 뒤부터는 발사각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2021년은 7.6도로 소폭 올랐고, 본격적으로 손에 익기 시작한 지난해는 14.1도, 올해는 17.6도까지 높아졌다. 3년 사이에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박동원은 풀히터다. 정확한 타이밍에 걸려 잡아 당기면 총알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을 갖추고 있다. 거기에 공이 뜨기 시작하니 자연히 담장까지 날아가는 공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대신 병살의 확률은 줄어든다. 박동원은 2018년 병살 상황에서의 병살 비율은 21.4%에 이르던 타자였다. 땅볼이 많았고 병살을 막을 만한 걸음도 없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공을 띄우기 위해 노력을 시작한 계기였다.
그러나 꾸준히 공을 띄우기 시작했고, 홈런 타구가 많아지는 만큼 자연스레 병살은 줄었다. 박동원의 병살 상황 병살타 비율은 2021년 11.4%로 낮아진 것에 이어 지난해는 9.2%로 또 감소했다. 올해는 36번의 병살타 가능 상황에서 딱 하나만 쳤다. 2.8%에 불과하다. 박동원이 10개의 홈런보다 만족하고 있는 건 이 수치일 공산도 있다.
박동원은 아직도 발사각을 높이기 위한 훈련을 한다고 했다. 박동원은 “3년 정도 꾸준히 해보니까 이제 조금 변화가 오는 것 같다. 만족한다. 더 잘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을 해야 한다. 계속 연습을 한다”고 미소 지었다. 노력과 고민 없는 결과는 없다는 것을, ‘홈런 1위’ 박동원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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