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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토르’의 팔각도가 수상하다… 아프지는 않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였나

작성일: 2023.05.25 09:3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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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3경기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숀 앤더슨 ⓒKIA타이거즈
▲ 최근 3경기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숀 앤더슨 ⓒKIA타이거즈
▲ 5월 23일 한화전에서 최악의 투구를 한 앤더슨 ⓒKIA타이거즈
▲ 5월 23일 한화전에서 최악의 투구를 한 앤더슨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 새 외국인 투수 숀 앤더슨(29)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모두 좋은 컨디션을 보인 가운데 팀의 개막전 선발로 낙점됐다. 그만한 자격을 보여줬다는 게 김종국 KIA 감독의 설명이었다.

강력한 구위파 투수로 기대를 모은 그대로였다. 구종이 다양하지는 않았지만 최고 시속 150㎞에 이르는 빠른 공과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의 콤보로 승승장구했다. 첫 출발은 근래 들어 KIA 외국인 투수 중 가장 성공한 사례로 뽑히는 헥터 노에시나 애런 브룩스 못지않았다. 이들보다 이닝을 더 많이 소화하면서도 평균자책점은 낮았다. 많은 이들이 KIA가 새 외국인 에이스를 찾았다고 했다.

기록에서도 이런 양상이 잘 드러났다. 앤더슨은 4월 29일 잠실 LG전까지 첫 6경기에서 38⅓이닝을 던지며 3승2패 평균자책점 2.58을 기록했다. 리그 정상급 성적이었다. 그런데 그 이후 이상 징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후 3경기에서는 13⅓이닝을 던지며 2패 평균자책점 7.43의 성적에 머물렀다. 첫 6경기와 그 다음 3경기의 성적 차이가 너무 난다.

급기야 23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4⅓이닝 동안 10개의 소나기 안타를 맞는 동시에 5개의 볼넷을 내주는 최악의 피칭을 한 끝에 9실점(6자책점)으로 무너졌다. 물론 동료들의 실책도 있었고, 빗맞은 안타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핑계를 대기 어려울 정도로 앤더슨의 구위와 제구 자체가 흔들렸다. 육안으로도 뭔가 이상한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공을 강하게 채지 못하고 밀어 던진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렇다면 몸에 특별히 뭔가의 문제가 있는 것일까. 대다수 현장 관계자들은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몸에 문제가 있다면 KIA 코칭스태프가 간파했을 것이고, 더 큰 부상으로 번진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정상 로테이션을 돌릴 이유가 없다. 또한 앤더슨은 외국인 선수다. “외국인 선수가 자기 부상을 숨겨가면서까지 던지지는 않는다”는 게 대다수의 이야기다. 결국 투구 밸런스가 흔들렸다는 쪽으로 일단 의심해볼 수 있다.

투구 밸런스가 흔들리면 자신의 리듬대로 일정한 포인트가 공을 놓기가 어려워지고, 그러면 어쨌든 공을 던져야 하는 투수로서는 공을 강하게 채지 못할 수도 있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를 보면 4월 29일 잠실 LG전(6이닝 무실점)의 앤더슨과 5월 23일 대전 한화전(4⅓이닝 9실점)의 앤더슨은 같으면서도 다른 투수였다.

▲ 앤더슨은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하게 나오지 않으며 제구를 잡지 못했다 ⓒKIA타이거즈
▲ 앤더슨은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하게 나오지 않으며 제구를 잡지 못했다 ⓒKIA타이거즈

구종의 회전 수나 회전축, 그리고 익스텐션 자체는 그렇게 큰 차이는 없었다. 그런데 릴리스포인트가 꽤 달랐다. 4월 29일에 비해 5월 23일은 릴리스포인트가 5㎝ 가량 떨어졌다. 3루 측에서 바라본 공을 놓는 지점도 차이가 났다. 4월 29일은 이 분포가 위 아래로 퍼져 있었다. 릴리스 지점에서 포수까지의 거리 자체는 비교적 일정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5월 23일은 상대적으로 길게 늘어졌다. 공을 앞에서 놓는 경우도, 뒤에서 놓는 경우가 뒤죽박죽 섞여 있었다. 팔의 각도가 일정치 못했다.

밸런스 문제를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투구시 공이 넘어오는 동작이 흔들리고, 이에 공을 놓는 지점이 매번 달라지며 제구가 흔들렸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그 결과 포심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4월 29일 147.1㎞에서 145.9㎞로 크게 떨어졌고, 포심의 수직무브먼트 또한 줄었다. 슬라이더는 수평무브먼트가 큰 차이로 줄어든 반면 공이 덜 떨어졌다. 실제 당시 경기에서 슬라이더는 밋밋하면서도 제구도 안 됐다.

결과론적인 문제는 숫자에서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어떤 문제가 이런 밸런스의 혼란을 가져왔는지는 선수 자신만 알 수도, 혹은 선수도 모를 수도 있다. 다만 4월 29일 던진 뒤, 앤더슨은 몇 차례 우천으로 등판이 취소되며 5월 10일에나 다음 등판을 할 수 있었다. 중간에 비로 팀의 경기가 대거 취소됐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서는 이 대목을 의심할 수 있다. 

5월 10일 SSG전에서 경기 중반부터 밸런스가 흔들렸다. 김종국 KIA 감독은 당시 경기 후 “앤더슨은 루틴으로 돌려줘야 할 것 같다. 솔직히 5일 동안 게임을 못할 줄은 몰랐다. 올스타 브레이크가 아니면 이런 적이 내 경험으로도 처음이다”면서 “슬라이더도 마찬가지고 포심도 두 가지 다 본인이 던지고자 하는 방향으로 못 갔던 것 같다”고 문제를 짚었다. KIA 코칭스태프는 앤더슨의 부진을 비로 경기가 취소되는 와중에서 선수의 리듬이 깨진 쪽으로 해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몸이 아프지 않다면 사실 이 밸런스는 훈련으로 다시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앤더슨은 곧 정상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다음 등판이나, 그 다음 등판까지도 정상적인 밸런스를 찾지 못한다면 의구심은 더 짙어질 수밖에 없다. 앤더슨은 구종이 다양한 선수는 아니다. 힘으로 눌러야 한다. 그런데 본인의 몸에 힘이 100% 들어가지 않는데 상대 타자를 힘으로 누른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광주 토르’는 원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첫 갈림길이 시작됐다.

▲ 몸에 문제만 없다면 앤더슨은 정상적인 구위를 차츰 찾아갈 가능성이 있다 ⓒKIA타이거즈
▲ 몸에 문제만 없다면 앤더슨은 정상적인 구위를 차츰 찾아갈 가능성이 있다 ⓒ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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