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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려면, 어쨌든 살려야 한다… 챔피언의 아픈 손가락, 김원형은 인내를 말했다

작성일: 2023.05.25 12:0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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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진과 부상 등 여러 악재가 겹치고 있는 추신수 ⓒ곽혜미 기자
▲ 부진과 부상 등 여러 악재가 겹치고 있는 추신수 ⓒ곽혜미 기자
▲ 특유의 장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한유섬 ⓒSSG 랜더스
▲ 특유의 장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한유섬 ⓒSSG 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김원형 SSG 감독은 5월 2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짜는 데 고민을 거듭했다. 이날 롯데 선발은 좌타자에게 강력한 면모를 가지고 있는 외국인 좌완 찰리 반즈였다.

기록은 우타자를 넣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 ‘강력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반즈는 지난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226,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가 0.571이었던 반면 우타자를 상대로는 피안타율 0.262, 피OPS 0.686을 기록했다. 올해도 우타자 상대 피OPS가 0.857에 이르는 등 우타자에게 고전 중이었다. 김 감독도 그 데이터에 따랐다. 동원할 수 있는 우타자를 모두 넣었다.

김 감독은 어떻게 보면 실험적일 수도 있는 라인업에 대해 묻자 “사실 나는 좌우놀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기록을 보면) 아직 좌우놀이가 유효하다. 미국도 좌우놀이를 하고 있다. 정말로 타격 능력이 뛰어난 선수한테는 큰 의미가 없겠지만, 야구라는 종목에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다만 투수의 심리를 흔드는 건 좌우놀이가 아닌, 타석에 서 있는 타자들의 밸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은 정규시즌 한 경기일 뿐이고, 고명준 등 어린 선수들을 실험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이 경기가 한국시리즈였다면 라인업이 달랐을 것이라 공언했다. 김 감독은 “당장 오늘이 한국시리즈였다면 (좌타자인 것과 관계없이) 한유섬을 넣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진급 선수인 고명준보다는, 보여준 게 많은 한유섬이 들어가는 게 투수를 더 압박할 수 있다는 확신이었다.

상대 투수의 던지는 손과 관계없이 라인업에 고정되는 타자가 많을수록 안정감이 더해질 수 있다. SSG도 최정 에레디아 최지훈 박성한 등이 그런 선수들이다. 그런데 이 대열에 끼어야 할 두 선수가 올 시즌 타격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외야수 추신수(41)와 한유섬(34)이다. 시즌 개막 후 두 달이 다 되어 가는데도 자기 성적을 찾기는커녕 오히려 성적이 더 떨어지고 있다.

두 선수는 올해 타격폼을 바꾸며 의욕적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지난해 햄스트링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겪은 한유섬은 하체에 부담을 덜 주는 폼으로 바꿨다. 체력 소모가 많은 폼이 결국 하체에 부담을 많이 줬고, 이것이 후반기 내내 햄스트링을 괴롭혔던 기억이 있었다. 추신수는 뒷다리를 펴는 쪽으로 타격폼을 수정했다. 몸을 최대한 덜 움직이기 위해서다. 몸이 많이 움직이는 폼은 자연히 슬럼프가 오면 회복하는 데 시간이 길어진다. 추신수는 이 기간을 줄이고 싶었다.

▲ 팀 리드오프인 추신수는 높은 출루율로 중심타선에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 ⓒ곽혜미 기자
▲ 팀 리드오프인 추신수는 높은 출루율로 중심타선에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 ⓒ곽혜미 기자

현실에 안주했다면 그냥 원래 폼으로 쳐도 됐다. 그래도 어느 정도의 성과는 보장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더 꾸준하게 치고 싶은 마음에 모험을 걸었다. 다만 시즌 초반 그 성과는 잘 나오지 않는다. 한유섬은 원래 타격폼으로 돌아갔다. 추신수는 타격폼이 올라올 때쯤 주루 플레이 도중 베이스를 잘못 밟아 꽤 오래 쉬었다. 두 선수 모두 근래 안타를 보기가 쉽지 않다.

한유섬은 시즌 38경기에서 타율 0.195, OPS 0.534에 머물고 있다. 1군 주전이 된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추신수도 36경기에서 타율 0.205, OPS 0.640으로 기대에 못 미친다. 시즌 초반에는 떨어지는 타율과 별개로 출루율은 리그 정상급이었다. 그러나 역시 저타율로 고출루율을 계속 유지하기는 무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은 24일 인천 LG전에 두 선수를 선발 명단에 넣었다. 김 감독도 두 선수의 타격감이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살려야 할 선수’라고 정의한다. 두 선수가 살아났을 때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더 크기에, 당장의 손해는 감수할 생각이다. 추신수는 부동의 리드오프다. 한유섬은 장타로 주자를 정리해야 할 선수다. 현재 비판하는 이들도 정상적인 두 선수를 나무랄 이는 없다. 대신 김 감독은 그 시간을 짧게 해주길 바라고 있을 뿐이다.

김 감독은 “조금 인내해야 할 것 같다. 오늘도 (한유섬이) 타격 코치와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하더라. 유섬이가 심적인 부담이 클 것이다”면서 “그런데 어쨌든 자기 스스로 뭔가를 자꾸 하려고는 한다. 그래도 경기를 나가면서 해야 하고, 그 선수들이 살아나야지 팀 타선이 조금 더 활발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를 거두지 않았다. 이들이 6월부터는 정상적으로 달려야 팀도 산다.

▲ 한유섬은 장타로 베이스의 주자들을 정리해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 ⓒSSG 랜더스
▲ 한유섬은 장타로 베이스의 주자들을 정리해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 ⓒSSG 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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