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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잘잘’ 명제, 올해 인천에서 증명되나… 복귀하자마자 장타쇼, 세포들이 살아있다

작성일: 2023.06.02 15:15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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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재훈은 부상 복귀 후 장타쇼를 선보이며 관계자들을 안도케 하고 있다 ⓒSSG랜더스
▲ 하재훈은 부상 복귀 후 장타쇼를 선보이며 관계자들을 안도케 하고 있다 ⓒSSG랜더스
▲ 혹독한 비시즌을 보낸 하재훈은 부상 기간 동안 잠자던 세포를 다시 깨우는 과정에 있다 ⓒSSG랜더스
▲ 혹독한 비시즌을 보낸 하재훈은 부상 기간 동안 잠자던 세포를 다시 깨우는 과정에 있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하재훈(33‧SSG)은 평생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피부병을 심하게 앓았다. 멀쩡했던 피부가 갑자기 말썽을 일으킨 이유는 단순했다. 너무 피로한 나머지 면역력이 심하게 떨어져 있었다. 

그럴 만도 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부터 자청해 ‘혹사 코스’를 밟은 탓이다. 하재훈은 지난해 한국시리즈가 끝난 직후 호주 질롱코리아에 합류했다. 질롱코리아에서 계속 경기에 나가며 훈련을 병행했다. 귀국 직후에는 얼마 쉬지도 못하고 팀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 플로리다로 갔다. 그곳에서도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다보니 몸에 탈이 안 날 수가 없었다. 

그래도 버틸 수 있었던 건 뚜렷하게 향상되는 자신의 실력을 확인해서다. 2019년 36세이브를 거두며 리그 구원왕에 오른 하재훈은 2020년부터 어깨 통증에 고전했다. 결국 2021년 시즌을 끝으로 투수를 포기하고 타자로 전향했다. 외야수는 하재훈을 메이저리그로 데려갔던 그 포지션이다. 나름대로 자신도 있었고 방망이를 다시 잡게 된 기분도 좋았다.

하지만 너무 오래간만에 입은 야수 유니폼이라 한계도 있었다. 지난해 60경기에서 6개의 홈런을 쳤지만 타율은 0.215로 높은 편이 아니었다. 조금 더 방망이 감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다. 지난해 1군에서 훈련은 많이 했지만 아무래도 경기에 나갈 기회는 적었다. 그래서 찾은 곳이 일정 수준의 경기 출전이 보장되는 질롱코리아였다. 하재훈은 질롱코리아에서 맹활약하며 큰 기대를 모았다.

스프링캠프에서도 그 기세를 이어 갔으나 오키나와 연습경기 도중 다이빙 캐치를 시도하다 왼 어깨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해 한창 재활을 했다. 단순히 몇 개월 빠지는 게 문제가 아니었다. 그 강행군을 하며 쌓은 감각을 한순간에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게 더 심각했다. 고생이 헛수고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재훈도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항상 위기에서 불굴의 의지로 일어나곤 했던 이 의지의 사나이는 이번에도 세간의 예상보다 빠르게 적응하기 시작했다.

하재훈은 1일 인천SSG랜더스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 선발로 나서지는 않았으나 경기 중반 투입돼 8회 우월 솔로홈런을 쳤다. 시즌 5번째 경기에서 나온 2번째 홈런이다. 타이밍이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특유의 힘으로 타구를 끝까지 밀어냈고, 홈런으로 이어졌다.

▲ 하재훈은 공수주를 모두 갖춘 만능 외야수로 거듭날 큰 잠재력을 가졌다 ⓒSSG랜더스
▲ 하재훈은 공수주를 모두 갖춘 만능 외야수로 거듭날 큰 잠재력을 가졌다 ⓒSSG랜더스

1군에 합류한 지 얼마 안 되는 상황이지만, 지금까지의 성적은 모두의 기대치를 뛰어 넘는다. 5경기에서 14타석에 들어서 타율 0.500, 출루율 0.571을 기록 중이다. 놀라운 건 장타율이다. 6개의 안타 중 홈런이 2개, 2루타가 2개로 장타율이 1.167에 이른다. 표본이 작기는 하지만 OPS 1.738이라는 숫자에 즐거워하지 않을 이는 없다. 

하재훈 스스로는 아직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 하재훈은 “질롱코리아에서는 훈련하고 연습하면서 감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캠프 때는 그것을 바탕으로 좋아지는 단계였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거기서 다쳤다”고 돌아보면서 “지금은 (캠프 때보다는) 질롱코리아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다. 조금 더 디테일한 감각들을 살려가는 중이다”고 했다.

부상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재활 기간 중 푹 쉬며 몸을 재정비한 게 어쩌면 장기적으로는 득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애써 긍정적인 면을 짚었다. 하재훈은 “뛰는 것은 (피곤했던 봄에 비해) 훨씬 낫다. 면역력이 약해져서 피부병도 생겼는데 지금은 싹 나았다”면서 “퓨처스리그에서 그래도 경기를 좀 하고 올라와서 괜찮다. 앞으로 계속 감각을 살려 나갈 생각”이라고 만족하지 않고 더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022년 캠프 당시 팀의 주전 좌익수 경쟁이 치열할 때, “지금 실력은 조금 부족하지만, 가능성의 크기가 가장 큰 선수는 하재훈”이라는 의견이 제법 많았다. 잘 뛰고, 멀리 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만큼 타자로서의 예전 그 감만 찾으면 충분히 주전 선수로 도약할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하재훈의 올 시즌 첫 5경기는 그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다행히 그 혹독한 노력을 몸의 세포들이 잊지는 않은 것 같다. “몸이 기억하고 있겠죠”라고 위안을 삼은 하재훈이 그 세포들을 완전히 깨우기 위한 다음 단계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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