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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점' 뽑는데 어떻게 이겨요?…승률 꼴찌 투수, 삭발해도 안 도와주네

작성일: 2023.06.22 05:36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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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최원준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최원준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 최원준(29)이 프로 데뷔 이래 가장 답답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최원준은 21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90구 7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7패(1승)째를 떠안았다. 올 시즌 최원준의 승률은 0.125까지 떨어졌다. 독보적 리그 꼴찌다. 최원준은 2군에서 한 차례 재정비를 하고 복귀했던 지난 1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3이닝 7실점으로 고전했고, 이날 등판을 앞두고 머리를 빡빡 밀고 나타났다. 심기일전의 의미가 커 보였는데 삭발로도 분위기를 바꿀 수 없을 만큼 두산의 방망이가 답답했다.

타선이 조금만 힘을 보태줬어도 승리투수에 도전할 수 있을 만한 투구 내용이었다. 하지만 최원준은 야속하게도 단 한 점도 지원 받지 못했다. 두산은 장단 7안타, 4사구 8개를 얻고도 단 1점밖에 얻지 못해 1-3으로 져 3연패에 빠졌다. 잔루가 무려 14개에 이르렀다. 

최원준은 올해 50이닝 이상 투구한 선발투수 38명 가운데 독보적으로 불운한 투수다. 경기당 득점 지원 0.91로 최하위다. 최원준 다음으로 불운한 장민재(한화)와 박종훈(SSG)도 1.45로 경기당 1점 이상은 득점 지원을 받았는데, 최원준은 38명 가운데 유일하게 경기당 득점 지원 1을 넘기지 못했다.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아야 이길 수 있는 투수라는 뜻이다. 

물론 올 시즌 최원준의 컨디션도 최상은 아니었다. 11경기 가운데 5점 이상 대량 실점한 경기가 5차례나 됐다. 2020년 대체 선발투수로 시작해 올해까지 4년째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쌓인 피로가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시즌 초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할 정도로 페이스가 좋을 때부터 득점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면서 꼬인 것도 사실이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최원준의 올 시즌 부진 원인으로 꾸준히 부족한 득점 지원을 꼽았다. 장기적으로 타선이 득점 지원을 해주지 못하니 투수는 당연히 심리적으로 한 점도 주지 않는 피칭을 하려고 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경기가 꼬이는 일이 반복된다는 뜻이었다. 

이날도 최원준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은 충분히 있었다. 최원준은 1회초 1사 후 최지훈에게 우중간 3루타를 얻어맞았지만, 최정과 에레디아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연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무실점으로 잘 틀어막았다. 두산 타선은 곧바로 1회말 반격에 나섰다. SSG 선발투수 오원석의 제구가 흔들린 덕에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빅이닝을 만들었으면 최원준이 조금 더 편히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는데, 박계범이 오원석과 10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타선이 이후로도 계속 침묵하면서 결국 또 먼저 실점한 건 최원준이었다. 0-0으로 맞선 5회초 2사 1, 2루 위기에서 최지훈에게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적시 2루타를 얻어맞아 0-1이 됐다. 

그래도 최원준은 추가 실점 없이 5이닝을 틀어막았고, 또다시 패전을 떠안지 않으려면 5회말 두산 타선의 도움이 절실했다. 두산은 김재환의 볼넷, 양의지의 안타, 강승호의 볼넷으로 또 한번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선 반드시 동점 이상의 결과를 내야 했는데, 박계범이 2루수 땅볼에 그쳤다. 두산도 최원준도 김이 빠지는 순간이었다. 

최원준은 6회초 에레디아와 박성한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 3루에서 강진성이 3루수 땅볼로 출루할 때 선행주자 에레디아를 잡으면서 1사 1, 2루를 만들고 정철원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정철원이 최준우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해 0-2로 벌어져 최원준의 실점은 2로 늘었다.  

이 감독은 3연패 기간 꾸준히 공수에서 야수들이 분발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특히 김재환, 양의지, 양석환 등 주축 타자들을 중심으로 득점권에서 서로 해결하려는 타격을 해줘야 돌파구를 찾을 수 있으리라 봤다. 

이 감독은 21일 경기 직전에도 "어제(20일)는 우리가 찬스에서 득점하지 못했고, 잔루가 많아 패배했다. 그런 경기는 아쉽다. 선수들을 독려해서 오늘부터 새 마음으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타선에 막힌 혈이 뚫리길 기대했는데, 이날도 잔루 파티는 계속됐다.

최원준은 언제까지 올 시즌 가장 승운이 따르지 않는 투수로 남아 있어야 하는 걸까. 야구는 투수가 아무리 막아도, 타선이 점수를 내야 이기는 경기다. 두산 타자들이 이제는 최원준의 어깨를 가볍게 해 줄 때도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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