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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투수들은 제구가 괜찮다며… 그런데 ‘볼넷왕’, ‘폭투왕’ ‘사구왕’ 다 그들이라니

작성일: 2023.06.24 20:2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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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가는 올 시즌 규정이닝을 채운 선수 중 9이닝당 볼넷 개수가 가장 많다
▲ 센가는 올 시즌 규정이닝을 채운 선수 중 9이닝당 볼넷 개수가 가장 많다
▲ 후지나미 신타로의 커맨드 및 제구 문제는 이제 현지에서도 소생 불가 판단을 받고 있다
▲ 후지나미 신타로의 커맨드 및 제구 문제는 이제 현지에서도 소생 불가 판단을 받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노모 히데오 이후 일본인 투수들은 메이저리그에서 뚜렷한 입지를 형성해왔다. 항상 야구 내외적으로 관리가 철저하고, 확실한 자기 강점을 가진 일본인 투수들은 예나 지금이나 메이저리그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한때 일본인 투수들은 제구가 괜찮다는 인식이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보다 공이 빠르지는 않아도, 제구력은 기본을 한다는 평가가 많았던 까닭이다. 다만 공이 빠른 일본인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이 명제는 꼭 그렇지 않은 사실이 됐다. 당장 올해만 해도 볼넷왕, 그리고 폭투왕이 모두 일본인 투수들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뉴욕 메츠와 5년 총액 7500만 달러에 계약한 센가 코다이(30)는 좋은 구위와 별개로 잦은 볼넷에 울고 있다. 1990년대, 그리고 2000년대 초반 활약한 일본인 투수들과는 완전히 다른 성적표다. 삼진은 잘 잡는데, 볼넷이 많다. 더 좋은 성적으로 가려고 하면 꼭 이 볼넷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센가는 시속 90마일대 후반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 평균 구속은 96마일 수준으로 메이저리그 평균을 웃돈다. 선발임을 고려하면 최상위권이다. 여기에 일본 시절부터 유명세를 탔던 ‘유령 포크볼’이 타자들의 방망이를 홀린다. 올해 센가의 포크볼은 무려 58.1%의 헛스윙 비율을 자랑하고 있다. 아예 흘려 보낸다면 모를까, 방망이가 나오면 절반 이상이 헛스윙이라는 것이다.

센가는 이 포크볼을 앞세워 올해 9이닝당 10.92개의 삼진을 잡아내고 있다. 탈삼진 비율은 28.3%로 리그에서도 상위 19% 수준이다. 그런데 볼넷이 문제다. 센가는 커맨드가 들쭉날쭉하다는 단점이 지적되고 있고, 볼넷이 실점의 빌미가 되는 경우가 잦다. 물론 일본에서부터 면도날 제구로 유명했던 선수는 아니나, 이 정도까지 커맨드가 안 되는 투수는 아니었다.

센가는 올해 9이닝당 5.17개의 볼넷을 기록 중이다. 24일(한국시간) 현재 규정이닝을 소화한 투수 중 9이닝당 볼넷이 5개를 넘어가는 선수는 센가가 유일하다. 2위 잭 플래허티(세인트루이스‧4.95개)도 5개가 안 된다. 4개를 넘어가는 선수도 리그에서 7명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센가의 볼넷 문제를 실감할 수 있다.

▲ 오타니 쇼헤이는 올해 폭투 및 몸에 맞는 공 1위를 기록 중이다
▲ 오타니 쇼헤이는 올해 폭투 및 몸에 맞는 공 1위를 기록 중이다
▲ 센가는 볼넷 문제만 해결되면 더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다
▲ 센가는 볼넷 문제만 해결되면 더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다

센가는 24일까지 올 시즌 14번의 선발 등판에서 볼넷이 없었던 경기가 딱 한 번이었다. 반대로 3개 이상의 볼넷을 내준 경기는 11차례에 이른다. 계속해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선수도 이를 주지하고 있으나 해결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이런 볼넷 문제를 가지고도 14경기에서 6승5패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한 건 좋은 성과지만, 이는 언젠가는 대량 실점으로 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한폭탄과 같은 일이다.

규정이닝 밖으로 나가면 후지나미 신타로(29‧오클랜드)가 볼넷에 고전하고 있다. 후지나미의 9이닝당 볼넷 개수는 7.17개에 이른다. 이는 180타자 이상을 상대한 선수 중 브래드 켈러(캔자스시티‧8.31개)에 이어 리그에서 가장 많은 수치다. 이마저도 불펜으로 전향하면서 볼넷 수치가 줄어든 결과다. 후지나미의 볼넷 비율은 16.1%로, 리그 하위 2%다. 이미 제구 문제는 현지에서도 포기한 지 오래다.

폭투가 가장 많은 선수도 일본인 투수인데,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라는 의외의(?) 이름이 올라있다. 오타니는 올해 11개의 폭투를 기록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폭투는 주자가 최소 한 베이스를 더 진루하는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또 타자에게는 볼 하나를 더 던질 개연성이 매우 높다. 투수로서는 성가신 일이다. 그리고 2위가 센가로 8개다. 

오타니의 폭투가 많은 건 올해 스위퍼의 비중이 커졌다는 점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스위퍼는 횡으로 크게 움직이지만, 움직임이 크기에 제구가 잘 안 되면 포수가 잡기도 어렵다. 오타니는 9개의 몸에 맞는 공(사구)도 기록 중인데, 이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다. 스위퍼가 좌타자 몸쪽으로 붙어 몸에 맞는 경우가 제법 있었다. 오타니는 이 문제를 인식한 탓인지 최근에는 스위퍼를 줄이고 대신 포심과 슬라이더의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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