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돌격대장은 최원준인가, 박찬호인가… 그냥 둘 다 맞는 것으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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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리드오프의 사전적 정의를 굳이 따지자면 팀 라인업의 1번 타자를 지칭한다. 그렇게 따지면 현재 KIA의 리드오프는 최원준이다.
지난 6월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최원준은 팀 합류 직후에는 타격에 다소간 부침이 있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2군)를 폭격했던 최원준은 올해는 어깨가 아파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 와중에 시즌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고, 제대 이후에도 계속해서 훈련을 통해 타격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할 판이었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부터 조금씩 살아나는 타구질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근래 들어서는 꾸준히 팀의 리드오프로 나서며 매일 가장 먼저 나가는 KIA 타자가 됐다. 이미 3할을 칠 수 있는 정교함이 증명됐고, 여기에 언제든지 도루로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는 폭발적인 주력을 가진 타자다. 좋은 쪽으로 흘러간다면 이상적인 리드오프가 될 수도 있는 선수다.
그런데 요새 KIA의 타격 흐름을 보면 ‘리드오프의 출루’ 측면에서는 또 하나의 리드오프가 더 있다. 바로 9번 타순에 위치한 박찬호다. KIA의 빅이닝이나 점수가 날 때를 보면 9번 박찬호가 출루해 상위 타선으로 바턴을 넘겨주고, 그 이후 상위 타선의 타자들이 해결을 하는 모습들이 자주 보인다.
리드오프는 경기의 가장 첫 타석을 책임지는 선수지만, 사실 1회가 아닌 그 다음부터는 어떤 타자든 선두타자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최근 중요성을 인정받는 타순이 9번이다. 9번에서 출루가 되면 상위 타선 앞에 주자가 생기니 그만큼 득점 가능성이 커진다. 박찬호는 이 트렌드를 최근 들어 잘 증명하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한때 팀의 리드오프를 맡기도 했던 박찬호는 전반기 한때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큰 스윙보다는 콘택트와 강한 타구 양산에 초점을 맞추고 간결한 스윙을 하고 있다. 그 결과 타율이 급상승하고 있고, 출루율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볼넷도 제법 많이 골라내고 있는 셈이다. 박찬호는 빠른 주자이기도 하니 상대 배터리가 느끼는 압박감도 크다.
4일 광주 한화전(9-3 승)에서도 요새 KIA가 쏠쏠하게 재미를 보는 이 득점 공식이 다시 나왔다. 2-1, 1점을 앞선 4회였다. 선두 타자로 나선 ‘9번’ 박찬호가 볼넷을 골랐다. 먼저 2S를 허용하고도 7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 나갔다.
그러자 최원준이 우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쳤다. 여기서 KIA의 이 위력적인 득점 공식이 다시 나왔다. 타구를 정확하게 판단한 박찬호는 뒤로 돌아보지 않고 3루를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고, 탄력을 받은 뒤 3루를 돌아 그냥 홈까지 내달렸다. 맞는 순간 홈까지 뛰겠다고 작정한 박찬호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박찬호의 대시는 후행 주자인 최원준의 3루행으로 이어졌다. 박찬호가 3루를 돌아 홈까지 넉넉하게 들어간 덕에, 앞선 주자라는 걸림돌이 사라진 최원준 또한 속도를 붙여 3루까지 들어갈 수 있었다. 만약 9번 타자가 느린 주자였다면 무사 2,3루에 머물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같은 타구로도 1점을 내고 무사 3루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KIA가 그렸던 바로 그 이상적인 그림이었다. 최원준은 1사 후 나성범의 중전 안타 때 홈을 밟았다. KIA가 한숨을 돌리는 순간이었다.
두 선수가 후반기 들어 동반 폭발하고 있는 KIA는 나성범이라는 3번 타자까지 뒤를 받치고, 김도영 최형우 김선빈 이우성 등 다른 타자들이 돌아가며 활약하며 리그 최고 타선의 위용을 되찾아가고 있다. 팀의 돌격대장이 꼭 한 명일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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