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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o D-27] '급성장' 한국 펜싱, '런던 영광' 리우까지

작성일: 2016.07.09 06:0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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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포효하는 김지연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메달 2개가 목표다. 메달 색을 떠나서 런던만큼은 못해도 국민과 함께 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

국민이 펜싱과 친숙해진 건 4년 전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여자 에페 신아람(30, 계룡시청)이 '1초 오심'으로 피스트 위에 홀로 남아 눈물을 흘릴 때 같이 울었고, 여자 사브르 김지연(28, 익산시청)과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 나선 김정환(33) 구본길(27, 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원우영(34) 오은석(33)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는 함께 환호했다.

한국 펜싱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런던의 영광'을 이어 갈 계획이다. 조종형 펜싱 대표팀 총감독은 "런던 대회에 나섰던 선수들을 거의 그대로 내보낸다. 그 선수들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치르고, 해마다 있는 10개 국제 대회에 나서면서 부상이 많았다"고 걱정하면서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펜싱은 사브르, 플뢰레, 에페 3종목으로 나뉘어 있고, 종목별로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을 치른다.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 대회에서는 모두 12개 금메달이 걸려 있지만, 올림픽은 금메달을 10개로 제한했다. 메달 수를 맞추기 위해 대회마다 남녀 단체전 한 종목씩 제외하는데, 리우에서는 남자 사브르 단체전과 여자 플뢰레 단체전이 빠진다.

◆ '급성장' 한국 펜싱, 견제와 오심 주의

펜싱은 종주국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선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종목이다. 한국은 빠른 발을 앞세워 유럽 선수들과 체격 차이를 극복했고, 런던에서 금메달 2개와 은 1개, 동 3개를 따면서 단숨에 올림픽 기대 종목으로 떠올랐다.

성장한 기량만큼 상대 선수들의 견제도 심해졌다. 조종형 총감독은 "런던 올림픽 이후 4년 동안 여러 국제 대회를 치르면서 견제를 많이 받아 왔다. 남자 플뢰레 단체전의 경우는 한국이 못 나가게끔 견제하는 바람에 리우 올림픽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주심의 견제도 심하다"고 토로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은 받아들이고 성숙하게 대처할 생각이다. 조 총감독은 "경기 일부라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 주심이 순간의 실수로 오심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지혜롭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심리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남자 사브르 구본길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 사브르 남매, 2개 대회 연속 금메달 도전

사브르는 한국의 메달 기대 종목이다. 남자 세계 랭킹 2위 김정환과 4위 구본길, 여자 7위 김지연 모두 지난 대회 금메달리스트다. 세 선수 가운데 '맏형' 김정환의 상승세가 무섭다. 김정환은 올해 중국 우시에서 열린 아시아펜싱선수권대회와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그랑프리대회 개인전에서 정상에 오르며 마지막 올림픽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이효근 남자 사브르 코치는 "(김)정환이는 늘 후보 선수였는데, 지금은 대표팀을 이끄는 리더다. 경기력이 향상되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나이가 있고, 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최선을 다하더라"고 설명했다. 김정환은 "국가 대표 펜싱 인생의 마침표로 생각하고, 유종의 미를 거둘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구본길은 최근 국제 대회에서 상대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으며 주춤한 사이 세계 랭킹 1위에서 3계단 내려왔다. 이 코치는 "(구)본길이는 어릴 때부터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나이가 들면 체력이 떨어지는 속도가 빠른데, 체력 운동을 소홀히 하니까 중요할 때 지치더라"며 올림픽까지 체력을 끌어올려 자신감을 되찾길 바랐다.

김지연은 골반과 허리 통증에 시달리면서 올림픽을 준비했다. 지난 1월만 해도 살짝 절뚝거릴 정도였는데 김지연은 "요새는 많이 괜찮아졌고, 몸 상태도 많이 올라왔다"며 올림픽까지 부상 관리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다 같이 웃을 수 있는 단체전에서 메달을 따길 바랐다. 김지연은 "제가 맏언니인데 저 혼자 동생들을 이끄는 게 아니라 동생들도 저를 이끌어 줘서 단합이 잘된다"며 "런던에서는 개인전밖에 없었지만 이번에는 단체전에서 성적을 내는 걸 우선 순위로 두고 싶다"고 강조했다.

▲ 2012년 런던 올림픽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1초 오심' 이후 눈물을 보인 신아람
◆ 부상과 시련도 막지 못한 꿈의 무대 '올림픽'

여자 플뢰레 남현희(35, 성남시청)와 전희숙(32, 서울시청)은 한계를 극복하고 올림픽에 나선다. 남현희는 2004년 아테네부터 4개 대회 연속 올림픽 출전에 성공했다. 2013년 4월 예쁜 딸을 낳고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몸을 만들기까지 2년 가까이 걸렸다. 그리고 지난 3월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국제펜싱연맹(FIE) 플뢰레 그랑프리에서 3위에 오르면서 극적으로 올림픽 티켓을 땄다. 

남현희는 "올림픽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고 4위도 해 봤는데, 금메달이 숙제로 남았다. 올림픽에 3번 나서면서 '깡'으로 최선을 다해서 연습했지만 1위를 못한 아쉬움이 컸다"며 최선을 다해서 딸의 목에 메달을 걸어 주고 싶다고 했다.

전희숙은 지난 3월 무릎을 크게 다쳤다. 조 총감독은 부상 당시 "무릎 안쪽에 구멍이 생겼다. 멍들고 상해서 올림픽까지 일단 재활하면서 버티려 한다"고 했다. 조 총감독은 고통을 참으면서 버티는 제자가 안쓰러웠지만, 전희숙은 4개월 만에 컨디션을 80%까지 끌어올리면서 꿈의 무대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을 그리고 있다.

▲ 한국 펜싱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대표. 정진선 박상영 허준 박경두 정승화(위 왼쪽부터) 윤지수 김지연 황선아 서지연 남현희 전희숙 신아람(아래 왼쪽부터)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단체전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한 남자 플뢰레에서 홀로 개인전에 나서는 허준(28, 광주시청)은 "부담감과 책임감이 있다. 제가 남자 플뢰레의 자존심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올 생각"이라고 했다. 지난해 왼쪽 반월상 연골 부상으로 수술한 이후 여전히 무릎에 통증을 느끼고 있다. 허준은 "부상 여파로 제 스타일을 잘 못 살리고 있지만, 첫 올림픽이고 많이 기다려 온 만큼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다"며 각오를 다졌다.

런던에서 오심으로 눈물 흘렸던 여자 에페 신아람은 "4년이 금방 지나간 거 같다. 시간이 짧게 느껴졌다"고 했다. 이어 "런던 때보다 마음이 편하다. 기술이나 전술에서 4년 전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욕심은 금메달을 따고 싶지만 집착하면 스스로 힘들 거 같다"며 메달을 따는 데만 집중하겠다고 했다.

남자 에페는 십자인대 부상으로 이탈했던 정진선(32, 화성시청)과 박상영(21, 한체대)이 복귀하면서 힘을 얻었다. 정진선은 런던 올림픽 개인전 동메달리스트고, 박상영은 펜싱 코치진이 꼽은 최고 유망주다. 박경두(32, 해남군청)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올해 중국 우시 아시아펜싱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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