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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숨은 MVP] '준비된 포수' 두산 박세혁, 가치 증명한 '19G'

작성일: 2016.07.11 06:0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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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지나고 나니까 많은 걸 얻었다. 부족한 점을 많이 발견하면서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운동해야 하는지 깨달았다."

모두가 위기라고 했다. 포수 양의지(29, 두산 베어스)가 지난달 3일 왼쪽 발목 염좌로 이탈하면서 안방이 텅 비었다. 백업 포수 박세혁(26)은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양의지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 선발 출전한 19경기에서 팀이 14승 5패를 기록하는 데 힘을 보탰다. 전반기 숨은 MVP로 꼽을 만한 활약이었다.

욕심 없이 최선을 다했다. 박세혁은 "처음에 (양)의지 형이 다쳤을 때 주변에서 걱정이 많았다. 의지 형 비중이 크니까 그 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부담은 있었다. 방망이는 의지 형처럼 못 쳐도 수비는 어떻게든 만회하자는 생각으로 나섰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지난달 3일부터 열린 SK 와이번스와 3연전에서 싹쓸이 승리를 이끌며 자신감을 얻었다. 박세혁은 "(SK와)첫 3연전이 컸다"며 "'내가 포수로 나서도 3연승을 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첫 경기 선발투수였던 (고)원준이는 상무 동기다. 원준이도 이적하고 첫 경기라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거다. 경기 전에 상무에서 하던 대로 하자고 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서 좋았다"고 했다.

▲ ⓒ 디자이너 김종래
한 경기 한 경기 치르다 보니 19경기가 됐다. 1군에서 선발로 연속해서 많은 경기를 치른 건 처음이었다. 박세혁은 "좋은 결과가 계속 있을 줄 몰랐는데, 기운이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팀의 기운이 좋아서 즐기자는 생각으로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보고 배운 걸 실전에서 발휘했다. 박세혁은 "국가 대표 포수인 만큼 늘 (양)의지 형의 플레이를 많이 봤다. 투수들을 편하게 해 주고 다독이는 걸 많이 배웠다. 최대한 의지 형과 리드를 비슷하게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포수 출신인 김태형 두산 감독과 강인권 배터리 코치는 자신감을 강조했다. 박세혁은 "두 분이 '포수가 앉아서 우물쭈물하면 투수가 못 믿으니까 자신 있게 못 던진다. 네가 자신 있게 미트를 보여 주고 제스처를 보여 줘야 이길 수 있다'고 자신 있게 확실히 하라는 말을 많이 하셨다"며 조언이 도움됐다고 했다.

박세혁은 서울 수유초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하면서 처음 포수 마스크를 썼다. 골육종으로 투병하다 숨을 거둔 이두환(1988년~2012년)의 영향을 받았다. 이두환은 2007년 두산에 입단할 당시 김동주를 이을 차세대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박세혁은 "(이)두환이 형이 그때 저희 팀 포수였다. 전국에서 제일 잘하고 내로라하는 포수였다. 멋있었다. 두환이 형을 보고 포수를 시작한 거나 다름없다"고 고백했다.

▲ 지난 7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데뷔 첫 3루타를 때린 박세혁(오른쪽) ⓒ 곽혜미 기자
프로에서 구단 별로 한 명에게 주어지는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차기란 쉽지 않다. 박세혁은 "대학교 2학년 말에 팔꿈치 수술을 하면서 야수로 뛰었던 걸 제외하면 계속 포수를 했다. 지금은 팀에 최고의 포수가 있어서 어쩔 수 없지만 따라가고 배우면서 꾸준히 제가 할 거만 하면 좋은 날이 올 거라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2012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를 밟았을 때 어떤 그림을 그렸는지 물었다. 박세혁은 "입단했을 때 포수는 (양)의지 형, (용)덕한이 형, (최)재훈이가 있었다. 당장은 자리가 없지만 어느 정도 따라가 보자고 생각했다. 1차 목표는 1군 선수가 되는 거였고, 군대에서 발전하고 보완하려고 노력했다. 제가 당장 주전이 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1군을 목표로 팀에 보탬이 되려고 한다"고 했다.

뒷날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궁금했다. "지금은 유망주라는 말을 많이 듣지만, 사람은 다 큰 목표 하나씩은 있으니까 국가 대표도 해 보고 싶다"고 입을 연 박세혁은 "행동보다 말이 앞서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늘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나라도 대충하지 않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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