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한겨울에 2만명 팬 앞에서 빅버드 참사…최고 인기구단 수원삼성, 2부리그로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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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조용운 기자] 설마하던 일이 벌어졌다. K리그 4회 우승에 빛나는 수원삼성이 2부리그로 강등됐다. 그것도 축구 수도를 자랑하던 안방에서 강등의 충격을 경험했다.
수원은 2일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강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파이널B 최종전을 펼쳤다. 양팀 모두 패하는 순간 K리그2로 떨어지는 12위가 될 수 있던 절박한 상황. 자동 강등을 피하려는 두 팀의 살얼음판 격돌은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수원과 강원 모두 물러서지 않고 맞붙은 결과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마지막 순간 값진 1점씩 나눠가지면서 강원이 6승 16무 16패 승점 34로 시즌을 마쳤다. 수원도 8승 9무 21패 승점 33을 기록하면서 최하위 탈출을 기대했다.
같은 시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수원FC와 제주유나이티드의 결과에 귀를 기울였다. 수원FC도 11위로 강등권에 묶여있어 이날 결과가 중요했다. 수원과 강원이 비기고 수원FC가 패하면 마지막날 최하위가 달라지는 복잡한 양상이었다.
결국 수원FC가 수원의 운명을 결정했다. 수원FC는 전반 이른 시간에 제주 김건웅에게 골을 허용하며 최하위로 떨어졌다. 수원과 강원이 가장 바랐을 소식이지만 수원FC의 저력은 대단했다. 후반 10분 이영재가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뽑아내면서 1-1로 비겼다.
이는 수원에 사형 선고와 같았다. 강등권에 묶인 세 팀이 모두 승점 1씩 추가하면서 최종 결과 강원이 10위, 수원FC 11위, 수원이 꼴찌를 기록해 내년 2부리그로 내려가는 성적표를 받았다.
두 번의 요행은 없었다. 수원은 지난해 이미 강등 문턱까지 떨어졌었다. 부족한 투자와 그마저도 적재적소에 인재를 쓰지 못하는 문제가 겹치면서 승강 플레이오프를 경험해야 했다. 당시 FC안양과 최후의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는 싸움을 펼쳤고 오현규의 극적인 버저비터 골로 안도했다.
어렵사리 K리그1에 잔류한 수원은 교훈을 얻지 못했다. 올해 여전히 불안정한 선수단 운영과 잦은 감독 교체, 최후의 순간 검증되지 않은 대행 체재까지 안정감과 거리가 먼 한 해를 보냈다. 수원은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을 맴돌았다. 1라운드 6위에 잠깐 올라본 게 전부다. 이후에는 늘 10위 아래에 자리했다.
수원은 최하위를 벗어날 힘이 부족했다. 무려 4월부터 7월까지 꼴찌를 도맡아했다. 이 과정에서 이병근 감독을 경질하고 김병수 감독에게 소방수 임무를 맡겼으나 변화폭은 크지 않았다. 막바지 무더위를 뿜어내던 8월 중순부터 보름간 반짝한 수원은 1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최하위로 떨어졌고 최종전까지 반전을 이루지 못했다.
수원은 1995년 창단 이래 리그 우승 4회, FA컵 우승 5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2회 등 K리그를 대표하는 명가다. 국내 최고의 서포터 규모도 자랑한다. 수원이 최하위를 맴도는 올 시즌에도 홈과 원정 가리지 않고 구름 응원단을 구축했다. 강원과 최종전에서는 2만여명의 홈팬이 찾아 마지막 힘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수원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국내 최고의 기업의 후원을 받으며 국가대표급 진용을 꾸렸던 수원. 김호, 차범근 등 국가대표 감독을 지냈던 지도자를 통해 '레알 수원'이라는 칭호도 받았던 영광스런 시간이 분명 존재했다. 수원의 홈구장인 빅버드를 찾으면 들리는 '우리가 가야 길이 된다'는 구호에 가장 적합했던 구단이었고, 팬들도 축구 수도에 자긍심을 보여줬다.
이제 무게감 있는 수원은 찾아볼 수 없다. 종료 휘슬이 울린 순간 빅버드는 침묵에 빠졌다. 선수들은 믿기지 않는 듯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승강 플레이오프로 향하는 강원 원정팬들의 "필승 강원" 소리만 울려퍼질 뿐이었다. 수원의 2023년 마지막은 날씨만큼 싸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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