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팀에서 평점 1위' 김민재의 고군분투…독일 언론 일부는 여전히 트집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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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추락하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 이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이끈 바이에른 뮌헨은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원정 경기에서 라치오에 0-1로 졌다. 이날 패배로 바이에른 뮌헨이 8강에 오르려면 내달 6일 홈에서 열리는 2차전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 무승부를 기록해도 16강에서 탈락한다.
라치오 원정을 앞둔 지난 주말 사실상의 분데스리가 1위 결정전에서 패했다. 2위로 선두 추격에 박차를 가했던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의 복귀로 탄력을 받았지만 바이어 04 레버쿠젠에 0-3으로 대패했다. 이 패배로 분데스리가 선두 탈환에 실패했다. 1위 레버쿠젠과 격차가 5점으로 벌어지면서 11시즌 연속 이어온 분데스리가 우승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지만 레버쿠젠이 지금까지 패배 없이 선두를 달려온 페이스를 고려하면 바이에른 뮌헨은 큰 위기에 봉착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분위기를 바꿨어야 했다. 다행히 챔피언스리그에서는 흐름이 괜찮았다. A조에서 조별리그를 풀어간 바이에른 뮌헨은 5승 1무의 좋은 성적을 냈다. 초반 연승 질주로 일찌감치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김민재를 포함한 주전 일부에게 휴식을 부여한 탓에 코펜하겐전을 비겨 전승 진출에는 실패했어도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준수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휴식기 동안 선수단에 큰 변화가 있었다. 3명의 선수가 새롭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즉시 전력감으로 합류한 에릭 다이어를 비롯해 브라이언 사라고사, 사샤 보에이가 새로 추가됐다. 변화 속에 바이에른 뮌헨은 레버쿠젠에 패한 부분을 이겨내는 게 중요하다. 앞선 패배로 경질 이야기까지 들리는 토마스 투헬 감독도 "이런 압박은 엄청난 특권이다. 우리는 자신감을 유지하며 자기비판도 해야 한다. 압박이 클수록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전술 싸움이 될 가능성이 컸다. 사리 감독과 투헬 감독 모두 전략가로 통한다. 투헬 감독도 "사리 감독의 모든 팀처럼 라치오도 라인 사이에 공간을 거의 두지 않는 스타일이다. 매우 이기기 힘든 팀이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뚜껑을 열어보니 바이에른 뮌헨은 라치오에 또 다시 무기력하게 패했다. 이날 바이에른 뮌헨은 61%의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17대11로 우위의 슈팅수도 자랑했다. 그런데 단 1개의 슈팅도 라치오의 골문 안으로 보내지 못했다. 유효슈팅 0개 굴욕 속에 다요 우파메카노의 다이렉트 퇴장과 페널티킥 헌납으로 1차전을 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김민재만큼은 화려하게 빛났다. 이날 라치오를 상대로 98%의 패스 성공률과 함께 볼 경합 성공 4회, 인터셉트 2회, 소유권 회복 8회 등 공수에 걸쳐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시종일관 라치오의 공격수 치로 임모빌레에게 향하는 패스를 먼저 읽고 차단하는 장면을 자주 연출했다. 우파메카노가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놓인 상황에서도 추가 실점하지 않은 건 김민재가 뒷공간을 단단하게 막아줬기에 가능했다.
이에 따라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도 이날 바이에른 뮌헨 선수 중 김민재에게 7.7점을 부여하면서 최고 평점을 줬다. 퇴장을 당한 우파메카노(6.5점)를 비롯해 마즈라위(6.9점), 게레이루(6.8점) 등 수비진들의 평점을 보더라도 김민재 홀로 수비했다고 바라봤다.
또 다른 통계 업체 '후스코어드닷컴'도 김민재에게 6.9점을 줘 바이에른 선수단에서 무시알라(7.3점), 사네(7.0점)에 이은 순위였다. 수비에 있어서 김민재만 제몫을 했다고 보는 시선은 동일했다. '풋몹' 역시 세 번째로 높은 7.3점으로 고군분투를 인정했다.
김민재에게 날카롭던 독일 언론들은 의견이 갈렸다. '푸스발 트랜스퍼'는 "김민재는 아시안컵에서 돌아온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선발로 뛰었다. 탄탄한 활약을 펼쳤고 빠른 스피드 덕분에 바이에른 뮌헨이 공격할 수 있었다. 경기 막판에는 안데르손의 슈팅을 잘 막아냈다"고 했다.
그러나 '아벤트 자이퉁'은 김민재가 부족했는지 평점 4점을 줬다. 'SPOX'도 "수비에서 많은 경합을 이겨냈다. 그러나 임팩트가 없었고 위험한 패스도 했다"고 트집을 잡으려 했다. 직전 레버쿠젠전에서 불안함을 노출한 에릭 다이어를 바이에른 뮌헨 최고의 수비수라 칭했던 '키커'는 이날 김민재를 팀내 2번째로 높은 평점자로 평가했다. 그러나 점수는 4점에 불과했다. 키커는 1~5점 중 낮을수록 호평이다. 4점은 김민재의 분전을 객관적으로 반영하지 못한 수치다.
김민재의 활약은 둘째치고 바이에른 뮌헨이 두 경기 연속 최악의 졸전을 펼치면서 행보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갈수록 무관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다. 독일축구리그(DFL) 슈퍼컵으로 시작한 올 시즌 RB 라이프치히에 예상 밖 대패로 트로피 획득에 실패했던 바이에른 뮌헨은 포칼에서도 조기 탈락했다. 심지어 포칼에서는 3부리그 팀인 자르브뤼켄에 발목이 잡혀 놀라움을 안겼다.
1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분데스리가에서도 직전 레버쿠젠에 패하면서 역전이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 어쩌면 챔피언스리그가 이번 시즌 들어올릴 수 있는 유일한 트로피가 될 수도 있는데 그마저도 16강에서 벼랑 끝에 몰렸다.
경기가 끝나고 투헬 감독은 "당연히 우린 패배에 좌절하고 분노한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린 하프타임에 줄거리를 잃었다. 우리가 경기에서 진 것이지 라치오가 이긴 게 아니었다. 전반전은 좋았다. 한 차례 좋은 득점 기회와 두 차례 괜찮은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우린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는 득점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휴식기 이후엔 좀 더 용기를 내고 싶었다. 하지만 그 반대다. 뒤처질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 우린 휴식 이후 2연패했고 우리 리듬을 완전히 잃었다. 우린 득점 기회를 만들고 활용하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아직 2차전이 남았다. 우린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이어 골키퍼는 "지금은 걱정 없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전반은 괜찮았다. 스스로 기회를 잡았다. 후반전에 그렇게 시작한 것은 우리 잘못이다. 우린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긴장감이 느껴졌는데 왜 그랬는지 알아야 한다. 우린 똘똘 뭉쳐 보훔에서 다음 경기를 치러야 한다. 우리에겐 성취감, 긍정적인 감정, 승리가 필요하다. 적절한 단어를 찾기가 어렵다"고 했다.
투헬 감독은 "우리는 초반엔 위협받지 않고 경기를 지배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실수 때문에 추진력과 에너지를 흘려보냈다. 두 번째 골도 너무 쉽게 내줬다. 우리는 승리를 거두기 위해 파이널 서드에서 침투가 부족했다"며 "레버쿠젠이 그들의 리듬을 타는 것을 막기 위해 매우 공격적으로 수비하고 싶었다. 우리는 공을 빼앗은 뒤에도 매우 형편없는 결정을 내렸다. 소유권을 얻은 직후 다시 공을 잃는 일이 너무 자주 발생했다. 수건을 던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레버쿠젠은 틈을 만들었다. 우리의 접근 방식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계속 나아가야 하고 더 나아져야 한다"고 했다.
뮐러는 "전반전엔 레버쿠젠전에 대한 반응이 확실히 있었다. 우리가 앞장섰어야 했다. 세 차례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살리지 못했다. 라치오와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선 그런 기회가 오면 잡아야 했다. 후반전은 우유부단함 그 자체였다. 우리가 연이어 실수를 저지른 방식은 거의 슬랩스틱이었다. 우리 의도와 달랐다. 우린 현재 모든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우린 계속 나아갈 것이다. 2차전까지 3주가 남았다. 우린 분데스리가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행복하지 않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대회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자연스럽게 투헬 감독의 경질설도 더욱 바람을 탈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바이에른 뮌헨에 어울리지 않는 감독으로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시즌 중반 경질된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의 후임으로 바이에른 뮌헨에 안착한 투헬 감독은 이번 패배로 압박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심지어 독일 매체 '빌트'는 "바이에른 뮌헨 팬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투헬 감독은 몇 주 안으로 해임될 수도 있다"고 거론했다.
투헬 감독의 문제점이 커지고 있다. 전술에 있어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던 투헬 감독인데 이번 시즌에는 선수 기용과 상대 대응에 있어 의구심을 안기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중원 장악력 문제가 대두하는데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레버쿠젠전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던 스리백을 꺼내들었지만 승부수가 통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에릭 다이어에게 수비 조율을 맡겨 이해 못할 선택을 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레전드 디트마어 하만은 이번 시즌 투헬 감독이 보여주는 행보에 대해 "바이에른 뮌헨과 어울리지 않는다. 영감이 없는 축구를 하고 있다. 최근 세 차례 홈경기는 아주 실망스러웠다"며 "투헬 감독은 키미히, 고레츠카, 콘라드 라이머 등이 있는데도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는 듯이 전술을 구성한다"라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하만은 "투헬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이후 바이에른 뮌헨의 최악의 선임"이라고까지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패배 의식에 잠기는 흐름이라는 점이다.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바이에른 뮌헨 스포츠 디렉터는 "우리는 거의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결국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씁쓸한 일이다. 설명하기 어렵다. 우리는 너무 많은 실수를 저질렀고 레버쿠젠에게 지배당하는 허용했다. 너무 쉽게 골을 내줬다. 큰 경기에서 항상 도전해왔던 이 팀의 전형적인 모습은 아니다. 이제 우리는 경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 (우승이) 더 이상 우리 손에 있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디애슬래틱은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11년 동안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모든 사람이 그들이 12번째 우승을 추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11년 동안 그들은 독일 컵에서 5차례 우승과 2013년과 2020년 챔피언스리그 우승, 2012년 준우승, 그리고 네 차례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하지만 현재 바이에른 뮌헨은 시즌 초반 낙관주의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자르브뤼켄을 상대로 당한 컵 대회 초반 탈락은, 그들이 큰 대회에 남아 있다면 일회성으로 기록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바이어 레버쿠젠이 0-3으로 패하는 등 리그에서 부진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13경기를 남겨두고 선두에 5점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점차 후임 이야기도 들린다. 투헬 감독을 경질할 경우 2019-2020시즌 감독대행을 맡아 트레블을 달성했던 한지 플릭 감독을 다시 데려올 수 있다는 전망이 돈다. 플릭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보여준 지도력으로 독일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으면서 동행을 마쳤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독일 대표팀 사령탑에서 경질돼 현재 적이 없다.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궁합이 좋았기에 플릭 감독을 다시 찾을 수 있다.
심지어 조제 무리뉴 감독도 후보라는 보도도 있다. 무리뉴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의 지휘봉을 열망해 독일어 공부에 한창이라고까지 알려지면서 투헬 감독의 입지를 더욱 흔들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달 AS로마 사령탑에서 내려왔다. 2021년 5월 로마의 지휘봉을 잡았던 무리뉴 감독은 첫 시즌에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초대 우승을 일궈냈다. 2년차에도 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 진출시키면서 변함없는 지도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번 시즌 3년차에 돌입하자 어김없이 흔들렸다. 시즌 내내 극도로 부진하던 로마는 코파 이탈리아에서 지역 라이벌 라치오에 패해 탈락하고, 세리에A에서도 AC밀란에 지면서 무기력한 행보를 계속 이어갔다. 결국 로마는 무리뉴 감독에게 성적 부진 책임을 물어 경질했다.
이런 잡음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승리였다. 그런데 투헬 감독은 레버쿠젠전 패배에 이어 라치오전에서도 나쁜 결과를 냈다. 그것도 바이에른 뮌헨에 있어 낯선 2경기 연속 무득점은 구단 고위층이 의외로 빠른 결정을 내릴 빌미를 제공했을 수 있다.
투헬 감독도 다른 길을 살피는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스페인 매체 '문도 데포르티보'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는 투헬 감독이 바르셀로나 감독직에 역제안을 했다. 바르셀로나에 욕심을 낸다"며 "투헬 감독 측근은 바르셀로나에서 새로운 도전을 가질 기회를 얻고 싶어한다"라고 했다.
여러모로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행보를 마칠 수도 있는 위기에 봉착하면서 바이에른 뮌헨과 투헬 감독의 거리는 한발짝 더 멀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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